
여러 애니메이션에서 원화, 감독, 연출등을 담당했던 사카이 카즈오.
8년전, 러브라이브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인 러브라이브 선샤인을 담당하게 되었고...

첫작품인 러브라이브는 도쿄 아키하바라가 메인인 작품이였기 때문에,
그와 대비되도록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삼자고 이야기가 나옴.


최초 기획에서 나온 이야기는 전교생 9명의 섬마을 학교라는 설정으로 풀어내보자는 것.
근데 너무 막나간 설정이라 그밖에 적당한 지역을 찾아보기위해 일본 전국을 돌다가

이즈반도에 있는 시즈오카현 누마즈시에 들리게 되었는데,

경치도 상당히 좋고, 수도권에서 적당히 떨어져 있는데다,
시골 느낌도 상장히 강한 도시란 점이 작품의 모티브를 끌어낸 점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이 다정하고 친절했던게 인상 깊어서 여길 배경으로 삼게됨
그저 들렸다고 귤을 나눠주거나 정답게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인상깊었다고.

이후 작품이 실제로 공개되고 러브라이브 선샤인에 나오게된 누마즈.







작품 내에서 생동감있게 누마즈의 모습을 그려내어 현지사람들은 여기가 TV에 나왔다며 신기하게 봤고,
별개로 덕후들은 작품에 나온곳을 가보겠다며 성지순례를 시작함.


하지만 럽샤인 초창기의 누마즈는 다른 애니들의 성지순례와 다를게 없었는데,
딱히 오타쿠가 즐길거리가 전혀 없는 도시였기에 가봤다, 신기하다 정도의 반응이 전부.
가서 사진이나 찍고 오는 그저 흔한 일본도시 중 하나였을 뿐.



그런데 여기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팬들을 맞이해주자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변화가 생김.
그저 사람이 많이 들린다는 이유로 시작되어, 관광하기 좋은 곳을 알려주거나 선물을 주는 등의 사소한 배려부터
성지라고 왔는데 별거 없는 가게라 미안하다면서 럽라 굿즈를 가져와 한두개씩 두기 시작함.
대부분 주민들이 5~60대인 곳에서, 인형이나 그림을 들고 사진을 찍는 이상한 외부사람들을 보고서 그런 반응을 보인것.



이후 교류노트라며 팬을 위한 방명록을 놓기도 하고, 입덕해서 캐릭터를 응원해주는 주민들도 등장.
덕후들을 환영하는 전단지를 붙이고, 럽샤인에 나온 성지를 정리한 책자를 나눠주기도 하면서
누마즈의 성지문화는 외부의 개입없이 자발적으로 규모를 키워가기 시작.




그렇게 교류가 깊어지자 아예 주민들과 팬들이 뭉쳐서 크고 작은 행사들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르러
덕후들이 오고, 주민들이 맞이하고, 거기에 호감을 갖고 다시 오는 선순환이 돌기 시작함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자 이걸 캐치한 럽라 운영에서도 본격적으로 누마즈란 지역 자체와 콜라보를 시작.
버스, 철도회사와 콜라보해서 랩핑차량을 만들거나 누마즈와 관련된 공식 이벤트, 굿즈를 기획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지역상점들이 자체적으로 하고있던 럽라 콜라보도 공식적인 관계를 맺어서 홍보해줌.


이후 경제효과를 크게 보기 시작하자 공공기관까지 움직이기 시작.
시청에서도 럽샤인 공식과 협력해서 누마즈를 알리자고 나섰음.


보통은 덕후들 노는데 공공기관이 껴서 이것저것하면 논란이 되기 쉽상이지만
누마즈는 영리하게도 지역활성화에만 집중해서 함께하는 덕질, 농산물 판매, 축제홍보, 거리구경 등등에만 집중한 덕분에
원작의 방향에 부합하는 콜라보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냄.

행사장에 시장이 나타나서 인사하는데 성우들 나올때처럼 환호해주고
덕후들이 줄서서 시장이랑 사진을 찍으려드는 기묘한 곳은 여기뿐






그런 분위기 속에서 시간이 흐른 결과 현재의 누마즈는 어딜가도 럽라로 도배되어 있는 모습이 되었음

그리고 그런 누마즈를 만들고 컨텐츠를 채워나간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주민들.



애니 오타쿠라고 무시하지 않고 맞이해주고, 자발적으로 팬들을 맞이할 방법을 모색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통해 누마즈를 계속 오고싶은 마을로 바꿔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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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고령화가 진행되어 대부분이 중년~노년층임을 생각하면 더욱 대단한 부분.
아무리 일본이라도 애니 덕질이나 성지순례는 중노년층에겐 생소한 문화일 수 밖에 없는데
나이 5~60에도 생소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배려하는 포옹력을 가진 곳을 감독이 캐치해낸 것.
덕분에 이곳의 성지순례붐은 한철장사가 아니라 평생가는 물건이 될 수 있었음.







한편 이런 곳이다보니 덕후들이 누마즈에서 겪었다는 썰들도 대단한 수준인데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나 인형따위를 들고다녀도 그러려니 지나가는 분위기에
먼저 애니 주제로 대화를 시도하거나 굿즈나눔까지 벌이는 덕후들의 천국같은 이미지가 되었음.
보통은 지나가던 할머니가 애니로 말걸었다는것 자체가 주작썰급인데 누마즈라니까 납득하는...


이런 덕분에 누마즈에 찾아간 덕후들이 마을을 좋은곳으로 여기고 다시 오게되어
재방문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팬들이 나서서 돈을 쓰고싶어하고, 아예 고향처럼 여기거나
럽라를 통해 '누마즈의 팬'이 되어서 이주까지 하는 특수계층을 만들어냄.






사소한 행동들이 쌓이면 문화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