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보고 댓글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새로 글 써봤어
나는 다쳤을때 우울증 무기력증 와서 밥도 안먹고 잠만자거나 3일 내내 누워만 있고 1달동안 집밖에 안나가고 그래본적있어서
그때 생각하면서 썼어. 걷는 사람 뛰게해주는거 아니고 누워있는 사람 일어나 걷는 정도만.
보통 사람들은 저게 뭐야 라고 이해가 안갈 수도 있지만 써볼게. 1번만 병원 얘기야.
1. 약먹기.. 이건 사람 상황에 따라 달라서 무슨 약을 먹어라 어떤 선생님을 만나라 라고 못하겠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근데 나는 예민해지면 48시간도 못자고 반대로 48시간씩 자기도해서. 불규칙한 생활을 잡기 위해서라도 약이 필요했어. 그 뿐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로 필요했어.
선생님이 안맞고 약이 안맞으면 바꿔. 그치만 내가 너무 심각하다면, 이런 글이나 책, 상담 만으로는 안되고 약이 디폴트로 있어야해 그건 필수인 것 같아 심각한 경우에. 그리고 꾸준히 먹어야 하더라. 약이 효과가 생기는데에 몇주에서 한 달이 걸리고. 마찬가지로 끊어도 효과가 끊기는 데에 시간이 걸려서 지금도 잘 못지키고 있지만 제대로 안먹으면 제대로 안먹었다고 쌤한테 꼭 말하고 약 조정하기. 나 뭔가 좀 이상한데 싶으면 까먹고 & 내맘대로 약 안먹고 있었더라고
2. 아침에 바로 먹을 수 있고 씹을 수 있는거 먹기. 천천히 씹으면 내가 살아있는거 느끼기.
난 딱딱하거나 질긴걸 싫어하는 편이어서 그래놀라 + 일반 씨리얼 달달한거 반 섞고 우유 넣어서 한그릇. 씹혀야하는게 입안 한 알 한알 씹으면 뇌가 자극되면서 늘어져있다가 뇌가 깨어나. 혀 하나 치아 하나가 느껴지면서 살아있는 몸이 느껴져. 중요한건 이때 티비같은거 뭐 보지말고 그냥 멍 때리면서 먹는거에만 집중하는거.
그리고 간편해야하는게 준비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면, 무기력증이 있는 상태에서는 시작도 하기전에 지쳐서 아예 안먹게되서 이 뭔가를 먹기 자체를 안해버려. 씹히지 않으면 너무 많이먹어서 당스파이크가 오거나 소화불량이 오거나 맛이 없으면 안먹게 되더라고. 과자든 뭉쳐진 씨리얼바든 초코바든 과일이든 약과든 본인에게 맞는 걸로. 빠르고. 설거지거리 적고. 씹히는걸로. 티비나 폰보지 말고. 맛이 있는걸로.
3. 아주 쉬운 미션 획득하기. 듀토리얼 처럼,
처음에는 매일 한번은 나가기... 가 안되서 3일 연속 집에 있지는 말기. 그러다 이틀에 한번은 무조건 집에서 나가기. 이런식으로 근데 할게 없거든. 배민 시키지 말고 포장해오기 같은걸 하거나 근데 무겁단 말야. 이건 무기력증이 있는 사람을 위한 글이야 게으른 사람을 위한 글이 아니라. 너무 힘들거든 그러니까 더 쉬운거. 콜라 하나 사오기. 아주 쉬운 미션. 빵 하나 사오기 그치만 빵 사올때 봉투 달라고 해서 더 큰걸 사온 것 처럼 느끼기. 그렇게 듀토리얼 쌓기. 환경 이런얘기 하려는거 아니야 종량제봉투로 받아오던지 종이봉투 받던지 이부분은 태클말기. 이건 무기력증을 벗어나기 위한 사람을 위한 글이니까.
4. 아주 쉬운 미션이지만 조금 더 긴거 해보기 안하던거.
나는 레고를 샀어. 갑자기. 레고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어. 누워만 있던 애가 난생 처음 아이처럼 레고를 만드는걸 보고, 내 우울증 무기력증에도 고리타분한 옛날 사람 처럼 의지 어쩌고 하는 말만 하던 엄마도 놀라서 아무말 않더라. 쉽지만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미션. 나는 레고였지만 누군가에게는 동화책 읽기가 될 수도 있고 다이소에 가서 화분 사오기(이거 힘들어 화분 사와서 물도 주고 자리도 잡아야해) 같이 시간이 좀 더 들지만 쉬운 미션을 하기. 그럼, 뿌듯해져. 해놓은걸 보고있는것 만으로도 환기가 되더라.
아 전에는 3D 펜도 사봤고 선풍기 닦는다고 선풍기 뚜껑 분해도 해봤어. 쉬운데 시간이 걸리는 것들.
아 꽃도 사봤어 이것도 꽃가게까지 일단 나갔다왔지. 꽃을 골랐지. 많이 말고 장미두송이 카네이션 세송이 프리지아 한다발 이런거. 그거 가지고 와서 잘라야되지. 쓰레기 버려야되지. 꽃병 찾아야되지. 없으면 다이소 갔다와야되지. 물에 넣어야되지. 무기력증에게는 일이지만 단순하고 쉽고 실패하기 어려운 일이야 그리고 결과물이 예뻐.
5. 눈동자로 햇빛보기. 이거는 의사쌤이 말해준거야 눈으로 봐야한다고 하더라구 요즘 까먹고 있는데 여름에는 괜찮더라 이제 추워지면 다시 일부러 쳐다봐야지
그렇다고 해를 직접 쳐다보란 말은 아니고 그냥 은은하게 해가 드는 쪽을 쳐다봐
6. 이불 사기. 이불 빨래하기. 잠옷 사기. 잘때 새 이불을 덮고자면 기분 좋은건 당연한데 무기력증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은 불면증있는 경우가 많고 밤에 스스로를 갉아먹는 경우도 많아서 밤에 스스로에게 잘해주는 방법. 좋은 침구에서 자고 좋은 잠옷 입기.
원랜 나도 집에서는 목늘어진 티셔츠랑 반바지 입고 잤는데. 어느순간부터 잠옷을 샀어. 잠옷용 잠옷을. 그러다가 충동구매한적도 있긴 하지만 잠옷이 따로 있으면 잠에대한 기분 전환도 되고 자기전에 뭔가 챙김 받는 기분이 들어
7. 샤워하기. 안씻고 씻고의 문제보다 일단 씻으면 씻는것 만으로도 환기가되고 활력이 생겨. 심각할땐 씻으러 가는것 조차 안하고 먹지도 않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땐 샤워하고 말리고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돌봐줄 수 있더라. 꼭 예뻐하지 않아도.
나는 물을 좋아해서 씻고 말리는 과정을 좋아하는데도 물구하고 무기력증 심했을땐 안씻고 안먹고.. 우울증은 수용성이란 말이 있듯이, 무기력도 씻어지더라고 조금은.
8. 초록 보기. 산책이 어렵다면 지나가다가 나무라도 멍하니 쳐다보기 겨울엔 나무 자연 나오는 예능이라도.... 생각나는건 이정도네
9. 아 청소하기 정리하기. 근데 이거는 내 생각에 한발짝이 아니야 두세발짝 정도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한테 정리하기는 엄청 에너지가 들어가는 일이라서.
근데 어떤 사람에게는 에너지가 덜 드는 일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써봤어.
나는 설거지 하고 빨래하기가 한발짝 정도의 일이었거든?
그냥 한번에 돌리면 되는 빨래인데 흰거 꺼먼거 부드러운거 속옷 다 따로 따로 세탁기를 여러번 돌리는거야. 이것도 사실 작은 미션 주기의 일종이야. 한번에 하면 힘든걸 작은일로 쪼개는거 그리고 보상을 여러번 작게 주는거야. 그렇게 해야 해낼 수 있고. 그렇게 아주 천천히 계단을 올라갈 수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