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수길을 아시나요?"…밀리고 밀리다 '골목'까지
텅텅 빈 가로수길 메인 상권
카페·맛집 등 밀리고 밀려 '뒤로수길', '뒤뒤로수길'까지 형성
"2030여성 모인다" 골목 유동인구 10% 증가
"새로운 상권으로 부상"…임대료 또 올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한 상가에서 폐업정리를 하고 있다. 사진=이현주 기자
서울 상권에서 '뒷골목'이 주목받고 있다.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작은 가게들이 하나둘씩 대로변을 떠나기 시작하더니, 골목에 자리잡고 있다. 일부 대기업 매장도 골목상권을 찾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상권에서는 메인 대로에서 뒤로 들어간 길인 '세로수길' 그리고 사이사이 골목인 '뒤로수길', '뒤뒤로수길'까지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다. 젊은 층들은 소셜미디어(SNS)나 입소문을 듣고 골목의 숨은 맛집을 찾아 몰려들고 있다.
26일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의 유동 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세로수길 유동 인구는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이는 동기간 서울시 전체 유동 인구가 0.2%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상대적으로 세로수길 상권의 활기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레트로한 분위기에 트랜디한 상점…골목으로 가는 2030
세로수길과 뒤로수길은 서울 지하철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대로변을 따라 있는 가로수길 양옆에 위치한 골목길이다. 세로수길이 등장한 뒤, 가로수길과 압구정역 사이에 있는 뒤로수길까지 형성됐다. 여기서 골목으로 한번 더 들어가면 뒤뒤로수길이 된다.
세로수길과 뒤로수길 일대의 음식점과 카페에는 2030세대들부터 직장인까지 고른 수요들이 찾고 있다. 주택을 개조한 '뉴트로(new+레트로) 상권'도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로수길 주택들은 상가로 바뀌었고, 트렌디한 상점과 음식점, 와인바 등이 입점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세로수길'과 '뒤로수길'에 관련된 게시물은 8만개가 넘는다.
인스타그램에 '세로수길'을 검색하면 8만여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골목이나 개발이 덜 된 동네 분위기 좋아하는 유행에 따라 일부러 찾는 젊은층들이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을지로나 성수동 일대 등 레트로한 분위기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가로수길 일대도 이에 맞는 분위기로 상권이 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로수길같은 메인 상권에서 높은 임대료 때문에 밀려났지만, 이제는 2030세대의 새로운 성지가 된 셈이다. 높은 임대료를 피해 처음부터 골목을 찾는 임대인도 생겼다. 세로수길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모씨는 "가로수길은 애초에 임대료가 비싸서 들어갈 엄두도 안 났고 가게 면적도 큰 편이다"라며 "코로나19 이후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려는 상인들은 없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신사동 A 공인중개 관계자는 "세로수길은 지하철역과도 인접해 사람들이 방문하기 편리한 위치"라며 "세로수길은 외국인보다는 2030세대 내국인, 그중 여성들이 많이 찾는 상권이라 코로나 시기에도 꾸준했다"고 말했다.
잘 나갔던 가로수길, 이젠 공실 상권의 대명사로
이처럼 뒷골목이 주목받게 된 배경에는 메인 상권의 높은 임대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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