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출혈 막은 손이 덜덜덜”…서현역 ‘소년 의인’들에게 길었던 시간 [따만사]
2,859 31
2023.08.25 14:24
2,859 31

 

서현역 흉기 난동 피해자 지혈한 윤도일·음준 군
“살면서 지금까지 본 모습 중에 가장 끔찍”
“119 도착하기까지 길게만 느껴져”


그날 서현역에서 두 소년이 마주한 장면은 이제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본 가장 끔찍한 모습이었다.

지난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프라자에서 일어난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 때 가장 먼저 피해자 응급조치를 했던 ‘소년 의인’ 윤도일 군(17)과 음준 군(18)을 최근 서현역 인근에서 만났다.

“도일아 지혈해! 난 범인 오나 살필게”

(사진=독자제공. 뉴스1)

(사진=독자제공. 뉴스1)


그날 두 소년은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윤 군과 음 군, 그리고 여학생 친구 한 명이 더 있었다. 셋이 프라자 1층을 걷고 있는데 돌연 뒤에서 비명이 나며 사람들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돌아보니 젊은 여성 1명과 남성 1명이 쓰러져 있고 피가 흘러 아수라장이었다.

두 학생은 여성 친구에게 “빨리 도망가!”라고 소리친 후 정작 본인들은 피신하지 않고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로 향했다. 피해 여성은 이미 의식이 희미해져 지혈하던 손을 놓아버렸다. 복부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도일아 지혈해 난 범인 오나 살필게.” 음 군이 망을 보는 사이 윤 군은 최대한 피가 나오지 않도록 여성의 자상 부위를 손으로 틀어막았다. 또 다른 피해 남성은 백화점 보안직원들이 도왔다.

윤 군은 두려웠다. “출혈 부위를 막은 양손이 덜덜덜 떨렸어요. 범인이 돌아올까 봐 떨렸기 보다는 그냥 그 상황 자체가 너무 무서웠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방관이 “이제 손떼도 돼” 말할 때까지 그 자리에…


두 학생은 119대원들이 도착해 “이제 손을 떼도 된다”고 말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쓰러진 여성 곁을 지켰다. ‘정확히 몇 분 동안 이었냐?’고 묻자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라고 답했다.

윤 군은 “지혈하고 있는 동안에 범인이 다시 돌아왔는지 경찰들이 쫓아가는 모습이 보였어요.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있었는데 달리기가 엄청 빨랐어요”라고 떠올렸다.

여성의 부상 정도에 대해선 “내가 살면서 지금까지 본 상처 중에 가장 끔찍한 상태였어요”라며 눈을 질끈 감았다. 피해 여성은 크게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날 밤 엄마에게 크게 혼나”


그날 윤 군은 집에 돌아가 어머니에게 크게 혼났다. 어머니는 “그러다 큰일 나면 어쩌려고 그랬냐”며 꾸중했다. 가슴 철렁 했던 어머니의 당연한 반응이다. 이에 윤 군은 “엄마 나 안 다쳤으니 그냥 잘했다고 칭찬 한번 해주면 안 돼?”라고 응석 부렸다고 한다.

윤 군은 평소 잠이 많고 조용한 편이지만 누군가 행패 부리는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했다. 호기심 많은 성격도 이런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년 전 길거리에서 취객이 소주병을 들고 시민들을 위협하는 상황을 목격했다. 그때 고작 중 3이었던 윤 군이 나서서 소주병을 빼앗고 경찰에 신고해 상황을 정리했다.

음 군 역시 아는 동생들의 시비 현장을 진화한 경험이 있다. 1년 전쯤에 길을 가는데 술 취한 노인이 일행에게 시비를 걸어왔다. 다른 아이들은 노인과 싸우려 들었지만 음 군이 나서서 “나이 드신 할아버지에게 그러지 말아라”라며 동생들을 말려 사건이 커지지 않도록 진화했다.

 

https://v.daum.net/v/20230825140011090

목록 스크랩 (0)
댓글 3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이지투웨니스×더쿠💜] 에이지투웨니스 더쿠에 첫인사드립니다🙌 글래스 스킨 에센스 팩트 2종 체험 이벤트 442 06.06 23,357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196,873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923,7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379,747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574,85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789,2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1 20.09.29 2,667,78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77 20.05.17 3,363,75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2 20.04.30 3,923,02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319,95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26901 이슈 대만이 중국을 극혐하면서 중국을 좋아하는 이유 19:04 112
2426900 이슈 삼풍 백화점 붕괴 당시 지상엔 생존자가 없던 이유 19:04 341
2426899 이슈 Lonsdaleite Practice Behind | 백현 (BAEKHYUN) 19:04 18
2426898 이슈 태양 STAGE CAM @ YONSEI UNIVERSITY 1 19:01 60
2426897 이슈 나락보관소에게 밀양 주동자 최초 제보했었다.jpg 8 19:01 1,201
2426896 이슈 에스파 카리나 X 혜리 아마겟돈 챌린지 7 19:01 453
2426895 이슈 중간 광고, 광고 제거 상품 출시 예정이라는 치지직 1 18:58 505
2426894 이슈 성심당 하루에 팔리는 망고시루 케이크 갯수의 위엄.jpg 37 18:58 2,233
2426893 이슈 라치카 에스파 수퍼노바 댄브 라치카 ver. (시안짬) 17 18:57 751
2426892 이슈 김도아 인스타그램 업로드 4 18:56 662
2426891 이슈 뮤직뱅크 TWS (투어스) - hey! hey! 컴백 무대 1 18:56 147
2426890 이슈 중국에서 엄청 인기 있다는 폭포의 진실 11 18:56 1,438
2426889 이슈 구동방 시절 빅뱅과의 라이벌 구도에 솔직히 위기의식 느꼈었다는 시아준수 55 18:54 1,670
2426888 이슈 변우석과 함께 라면 더욱 기대되는 Summer Outdoor Lifeㅣ 디스커버리 24SS 15 18:53 414
2426887 이슈 결혼율 감소와 함께 요즘 부쩍 증가한 것.jpg 27 18:53 2,556
2426886 유머 너의 귀는.. 거기가 아니잔아….x 3 18:52 1,051
2426885 이슈 러시아 여행 가서 우즈벡 아저씨랑 친구 먹은 썰 11 18:52 941
2426884 이슈 월레스와 그로밋 신작 근황 ㄷㄷㄷㄷ.jpg 9 18:51 666
2426883 이슈 박형식 티파니앤코 홍콩 행사.jpgif 8 18:51 782
2426882 정보 기대하고.......... 있는............ 오타쿠들........... 많은........... 극장판........... 애니............ 2...................편..............jpg.............. 1 18:51 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