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정부, ‘기타공공기관’서 17개 국립대병원 해제 검토
44,253 480
2023.08.15 08:23
44,253 480

인력·예산 규제 풀어 거점병원 구실 강화 목적

vDmnlE

한 국립대병원 내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정부가 인력과 예산 등을 법으로 규제하는 ‘기타공공기관’에서 전국 17개 국립대병원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의료 거점 역할을 하는 국립대병원의 진료 역량을 키워, 환자들이 서울 대형병원에 가지 않고 거주지 주변에서 치료받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나랏돈을 지원받는 이들 기관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과 이들 병원의 공공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교육부 등의 설명을 14일 종합하면, 복지부는 최근 17개 국립대병원을 기타공공기관에서 풀어달라고 기재부에 건의했다. 국립대병원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2008년부터 교육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됐다. 방만 운영을 막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려는 게 목적이다.

정부가 나선 배경엔 지역의 주요 거점 의료기관인 국립대병원 의사들이 민간병원으로 옮기거나 개업하는 등 이탈이 가속하는 동시에 새 의료진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바꾸려는 고민이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국립대병원은 취약해진 지역 필수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진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타공공기관 해제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기재부 쪽은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립대병원들은 그동안 기타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인력·예산 등의 규제가 과도하다고 주장해왔다. 기재부의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에 따라 공공기관은 매년 5월까지 다음해 필요한 정원 규모를 관할 부처에 보고하고, 관할 부처는 이를 바탕으로 기재부와 정원 조정을 협의해야 한다.

또 국립대병원이 고용하는 의료진에 필요한 총액인건비도 기재부가 매년 정하는 인상률 상한(올해 1.7%) 이내로 책정해야 한다. 최근 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진료과를 중심으로 의사 몸값이 오르고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국립대병원이 인건비 규제에 맞춰 이들 분야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복지부 실태조사를 보면, 2020년 국립대병원 등 공공병원 의사 평균 임금은 1억6600만원으로, 전체 봉직의(1억8500만원) 평균의 89.7%, 개원의(2억9400만원) 56.5%에 그쳤다.

비수도권 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병동 당직을 설 의사가 부족해 정교수가 아닌 입원 전담 의사를 늘리려 해도 추가 정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개인 병·의원은 물론 사립대병원과 급여 격차가 커져, 지역 내 다른 의료기관으로 의사·간호사 등이 유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타공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 거액의 국고를 지원받는 국립대병원이 정부의 관리 감독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국립대병원의 시설·설비 구매 비용의 25%를 출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복지부도 매년 권역 책임의료기관 운영비 6억6000만원을 비롯해 권역 응급의료센터·권역 심뇌혈관 질환 센터 등의 진료 시설 운영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전국 국립대병원에 지급된 정부 출연금과 보조금은 모두 3309억원에 달한다.

지금은 교육부가 국립대병원을 대상으로 해마다 재무예산 관리, 조직·인적자원 관리 등을 기준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해 정부 지원금 사용실태 등을 감독하고 있다. 국립대병원은 수입·지출과 투자집행내역 등 경영에 관한 변동상황도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기타공공기관에서 해제되면 이런 감독 장치가 사라져, 정부가 준 나랏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기 어려워진다.

이는 결국 국립대병원의 공공성을 약화할 수 있으니, 기타공공기관에서 해제하지 말고 공적 지원을 늘려 경쟁력을 높이자는 제언도 나온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국립대병원이 공공기관에서 벗어나면 사립대병원을 경쟁상대로 보고 산학협력 사업 등 ‘돈 되는’ 일에만 치중할 우려가 있다. 기타공공기관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국립대학병원 설치법 등을 고쳐) 정부 보조금·출연금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댓글 48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사건의 배후를 쫓는 숨 막히는 추적! 영화 <암살자(들)> 개봉 전 시사회 초대 이벤트 158 00:08 7,042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 07.13 933,70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26.08.30 아이디 판매 유도관련 추가) 24.04.09 13,969,91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4,401,76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60812 기사뉴스 저작권법 침해 강력 제재] 20.04.29 37,569,88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314,04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3 21.08.23 8,739,63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642,76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54 20.05.17 8,866,14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5 20.04.30 8,742,01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타회원 글/댓글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788,77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51371 유머 만수르 딸 생일선물이 화제 15:16 45
3151370 이슈 7세 고시 학원 입학 문제 수준.jpg 1 15:15 232
3151369 유머 모르면 모른다 하세요 이티라뇨 2 15:14 126
3151368 기사/뉴스 스토킹 혐의로 수사받던 30대 피의자 아파트서 숨져 6 15:13 454
3151367 이슈 프랑스에서 유독 반응 좋았던 여돌.jpg 15:13 362
3151366 유머 순수하고 귀엽게 노는 리센느 메이랑 제나 ㅋㅋㅋㅋㅋㅋㅋ 15:13 84
3151365 이슈 지역별로 다른 명칭 (덕들의 지역은?) 1 15:13 83
3151364 기사/뉴스 이즈나, 내년 3월 콘서트 투어 ‘WHO DAT GIRL?’ 日 4개 지역 개최 확정 2 15:12 64
3151363 이슈 맘스터치 모델이 된듯한 허남준 4 15:12 595
3151362 이슈 천만 관객 돌파한 <오디세이> 실시간 예매량.. 1 15:12 462
3151361 정치 경찰, 비위 의혹 김병기 의원 구속영장 신청 결정 2 15:11 138
3151360 기사/뉴스 유니클로, ‘초봉 5300만 원’ 신입사원 공채 돌입…글로벌 경영 인재 뽑는다 15:10 225
3151359 이슈 면은우 걍 수타면 프로 그잡채네 4 15:10 312
3151358 이슈 르셉템버(LE17SEPTEMBRE) 배우 김민하 가을 화보 🍂 1 15:10 122
3151357 유머 거북이에게 GPS 붙여봤더니 3 15:10 549
3151356 이슈 인종차별적이라는 조나단 유튜브 썸네일; 11 15:10 1,162
3151355 이슈 이번 컴백으로 국내외에서 붐 온 거 같은 남돌 2 15:09 517
3151354 유머 장유유서가 확실한 일본인 아이돌멤버 1 15:09 263
3151353 기사/뉴스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 새 영토' 지도 게시 되풀이 5 15:08 200
3151352 이슈 영화 <인턴> 기자간담회 사진.jpg 6 15:08 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