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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스토리 발리볼] 이재영 오랜 침묵 끝에 마침내 입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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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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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마음을 내려놓았다. 내 인생에서 배구가 전부는 아니다.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선수 말고 다른 인생 준비도 중요하다. 다시는 배구를 하기 위해서 내가 하지 않았던 일들로 비난을 받고 싶지도 않다. 억울한 일을 숨긴 채 억지로 참지도 않겠다. 내가 알고 겪은 일 가운데 진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묻어버리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 이제부터 할 말은 하겠다. 물어보면 아는 대로 모든 것을 털어놓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다음은 이재영과의 일문일답. 


-오랜만이다. 우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선수여서 그런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지는 않았다. 시간만 되면 밖으로 나가서 다양한 운동을 했다. 그동안 살면서 배구 이외의 취미를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다른 운동도 해봤다. 그동안 안 해본 여행도 다녔다. 평범하게 지내다 보니 좋았다. 스트레스받고 긴장된 선수의 삶에서 벗어나면 다른 인생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일이 터진 이후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고 걱정도 해주신 덕분에 매일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그분들의 보살핌으로 충분한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전처럼 주변 상황에 휩쓸리거나 힘들어하지 않는다. 많이 극복했다.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고 할까.” 

-그 사건 이후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20대 여성이 견뎌내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일이 터지고 몇 달 간은 집 밖을 나가지 못했다. 그때 충격이 커서 2년 간 공황장애가 오고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힘들게 살았다. 밖에 나가면 심장이 벌렁거렸고 이유도 없이 땀이 쏟아졌다. 주변에 동행하는 사람이 없으면 한동안은 밖에 못 나갈 정도였다. 모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밖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절정에서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고 나니 허무하고 공허하고 불면증도 왔다. 말로 쉽게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괴로웠다. 한마디로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이런 나를 보고 주변의 많은 이들이 ‘배구가 뭐냐고 그러느냐’면서 걱정도 하고 위로하고 도와줬다.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지금 많이 건강해졌다. 다시 정상 생활로 돌아왔다. 2년 반을 지나면서 버티다 보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 그동안 누렸던 많은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았고 지금은 내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되돌려보면 학교 폭력 폭로가 처음 터졌을 때의 초기 대응이 아쉬웠는데.
“세종시에 있는 우리 집까지 구단 관계자가 여러 차례 찾아와서 ‘가족이니까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면서 인터뷰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우리로서는 억울한 부분도 많아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싶었지만, 그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구단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으면 잔여 연봉을 모두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그 당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대중들은 그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도 모른다. 배구 협회나 한국배구연맹, 구단 누구라도 당시 폭로자들과 지도자, 학교에 사실 여부를 제대로 확인해보고 우리의 말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였으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는데 모두 쏟아지는 비난을 두려워하고 그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는 것만 피하고 싶어했다.”


-당시 대응은 다른 구단에 좋은 반면교사가 됐다.
“지금도 그 친구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중학교 때 벌어졌던 이다영의 문제 행동에는 분명히 ‘미안하다’고 당시에 사과를 여러 차례 했고 잘 마무리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10년도 넘게 지나서 다시 이 내용을 폭로한 의도가 궁금했다. 처음 폭로 당시에도 우리는 ‘잘못된 행동이 있었다면 만나서 사과하겠다’고 분명하게 당사자에게 말했다. 그들에게 전화로 연락하고 부모를 통해서도 우리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다. 그런데 그들은 ‘사과문을 쓰면 모든 것을 용서해주겠다’고 했다가 하지도 않을 일까지 사과문을 써줬더니 ‘만나기 싫다’면서 연락을 모두 끊었다. 이들은 처음에는 ‘만나서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우리 둘의 영구 제명을 요구하며 만나기를 거부했다. 더 황당한 것은, 폭로자 가운데 한 명은 전학을 간 다음에 전주에서 같이 만나 함께 영화도 봤다. 중3인지 고1 때인지는 시점이 정확하지 않지만 내가 그들을 심하게 괴롭혔다면 전학을 간 뒤에도 함께 만나서 영화를 보러 다녔겠는가. 분명하게 말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전혀 책임질만한 나쁜 행동을 한 기억이 없다. 혹시 너무 오래전이고 어릴 때여서 나도 모르게 그들이 불편함을 느낀 행동을 했다면 만나서 오해를 풀 수는 있겠지만 하지 않은 일에 책임을 질 이유는 없다. 지난 2년 반 동안 학교 폭력과 관련해서 내 입장과 생각, 말은 항상 같았다.”



-이다영 선수는 5일 출국 때 기자회견에서 폭로자들이 1인당 1억원 씩 요구했다고 말했다.
“맞다. 1억원씩 합의금을 요구했다.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있다가 그들이 먼저 갑자기 ‘화해 하겠다’면서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얘기를 나눴는데 1주일 뒤에 느닷없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돈을 요구해왔다. 그래서 우리 측 변호사가 ‘요구 액수가 터무니 없다’고 하자 ‘그 돈 아니면 죽어도 못 하겠다’고 했다. 몇 차례 얘기가 오고 갔는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그들의 생각과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나중에 변호사로부터 합의금 3000만원씩 달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돈을 1원이라도 주는 순간 내가 하지 않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배구를 하지 않았으면 안 했지 절대로 돈을 줄 수 없다’고 최종 입장을 변호사에게 알렸다. 그랬더니 이 가운데 한 명이 다른 이들에게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1000만원만 주면 합의문을 써주겠다’고 우리에게 따로 연락을 해왔다. 이런 여러 정황을 봤을 때 이들이 다른 의도를 가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다영 선수의 출국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내용은 특정 선수가 훈련 때 일부러 이다영 선수가 올려준 공을 때리지 않았다는 폭로였다. 배구에서 이런 일이 자주 있는가?
“2020-2021시즌에 흥국생명에서 벌어진 일들은 누구보다 내가 가장 옆에서 지켜봐서 잘 알고 생생하게 기억한다. 훈련 때 이다영의 패스가 조금만 좋지 않아도 그 선수가 네트를 잡고 쓰러지고 입 모양으로 충분히 알 수 있는 욕을 했다. 그런 다음에 뒤로 가서 다른 선수와 수군거렸다. 반면 다른 세터가 올려주는 더 나쁜 공은 군말 없이 때렸다. 이다영은 그런 행동에 크게 주눅이 들었다. 시즌 초반 계양체육관에서 도로공사와 경기 도중에 그 선수의 문제 행동에 이다영이 운 적도 있다. 경기 도중에 그 선수가 대놓고 이다영을 향해 ‘XX’이라고 욕을 했다. 이다영은 교체로 웜업존에 나와서 펑펑 울었다. 이게 문제가 돼서 나중에 따로 면담했는데 이다영은 ‘왜 내게 욕을 했냐’고 그 선수에게 물었다.”

-지금 말이 사실이라면 직장에서의 언어 폭력이고 갑질 행위인데.
“생생하게 기억나는 일이 있다. 2020-2021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계양체육관에서 코트 적응 훈련을 할 때였다. 당시 흥국생명은 이동 공격을 많이 했다. 전위에 공격수가 3명이면 아포짓이 백C로, 미들블로커는 B퀵을 뜨고 전위의 내가 앞 시간차 공격을 하는 패턴이었다. 이 훈련을 하는 도중에 후위에 있던 그 선수가 갑자기 ‘아 XX, 니가 앞차 들어가면 나는 뭐하라고’하면서 욕을 퍼붓고 훈련을 갑자기 중단시켰다. 그 선수는 ‘니네 둘이서만 배구하냐’면서 쉼 없이 욕을 했다. 보다 못한 코칭스태프가 ‘네가 오기 전에도 흥국은 이런 스타일로 배구를 했다. 그게 문제라면 앞으로 바꾸면 된다. 이제 그만하라’고 말렸지만, 무려 30분 간이나 멈추지 않고 욕을 퍼부었다. 훈련을 마치고 나서 코치 가운데 한 분이 나보고 그 선수의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 사과하라고 간곡히 부탁해 마음에 내키지도 않았지만, 사과도 했다.” <계속>


https://n.news.naver.com/sports/volleyball/article/530/0000009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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