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결혼날짜 잡았는데 프러포즈 왜 하나요? 놀랄 일도 아니고”[시차적응]
2,804 3
2023.08.12 23:00
2,804 3

 

인터뷰에 응한 핀란드 여성 닌니 누오르티의 결혼 사진

 

 

최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1면에 한국의 결혼 문화에 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 제목은 ‘결혼식 전 비싼 장애물: 4500달러(약 590만 원)짜리 청혼’입니다. 하루 숙박비가 100만 원이 넘는 고급 호텔에서 명품 가방과 비싼 반지를 선물하며 프러포즈를 하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고 기사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5성급 호텔들이 앞다퉈 고가의 ‘프러포즈 패키지’를 내놓고, 서울 한 호텔은 하룻밤에 157만 원인 방이 월 평균 38회 예약된다고 소개했죠.

최고급 프러포즈부터 여전히 건재한 혼수 문화, 치솟을 대로 치솟아버린 집값까지… 사랑으로만 결혼하기엔 장애물이 많아 보입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이런 결혼 문화는 한국에만 있는 걸까.

기자는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앞둔 미국, 핀란드, 러시아, 태국 여성들과 결혼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해 결혼식을 호화롭게 치르는 커플은 어느 나라나 있더군요. 맞벌이 부부들이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점도 많았습니다. 값비싼 프러포즈나 혼수 문화가 특히 달랐습니다.

 

 

 

 

상견례·혼수 문화 거의 없어…결혼 당일에야 양가 부모 만나기도


▽기자
한국에는 비싼 호텔에서 성대하게 결혼식을 치르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나라에선 어떤 결혼식을 선호하나요?

▽사라(미국)
미국에도 그런 결혼식 문화가 존재해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호화로운 결혼식에 대한 사회적인 압박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미국은 크고 다양한 나라여서 그런지 결혼식 문화가 개인이나 양가의 재정 상태, 가족 문화,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제각각이죠. 어떤 커플은 굉장히 화려한 결혼식을 원하는 반면 어떤 커플은 가까운 친구와 가족만 초대해 소박하게 합니다.

▽닌니(핀란드)
누구나 멋지고 아름다운 장소에서 크고 화려한 결혼식을 꿈꿉니다. 저는 핀란드 출신이지만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인도인 남편과 함께 살고 있어요. 스코틀랜드와 핀란드 모두 화려한 결혼식이 일반적인 문화입니다. 남편의 고국인 인도에서는 결혼식 행사가 며칠 동안 이어지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두가 성대한 결혼식을 할 여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 저희는 적은 예산으로 소박한 결혼식을 했어요.

▽엘리나(러시아)
러시아에서도 많은 하객이 오는 결혼식이 좋은 결혼식의 기준이에요. 종종 이틀 동안 결혼식을 열기도 하죠.

▽찬타나(태국)
태국인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화려한 결혼식보단 친구와 가족이 모여 부부를 축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지참금’ 문화가 있다는 게 문제죠. 저는 ‘카렌’이라는 부족 출신이라 지참금이 없는데 어떤 부모는 지참금을 많이 요구하기도 해요.

 

 

 

▽기자
한국에선 결혼 전에 양가 부모가 만나 상견례를 합니다. 때로는 부모가 결혼 준비에 과하게 개입하거나 혼수 문제로 커플 간 다툼이 생기기도 하죠. 결혼 준비 과정은 어떤가요?


▽찬타나(태국)
태국에선 상견례 같은 건 없고 결혼식 당일에야 배우자의 부모님을 만나는 경우도 있어요. 결혼 후 어디서 어떻게 살지는 본인들이 알아서 정하죠. 대부분의 부모는 간섭하지 않아요.

▽사라(미국)
북미 문화에는 부모가 결혼 과정에 관여하는 관습이 없어요. 남성 파트너가 여성의 아버지를 만나 청혼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하는 오래된 전통이 있지만 이미 결혼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형식적인 제스처에 불과하죠. 보통 신부의 가족이 결혼식 비용을 지불하고, 신랑의 가족은 결혼식 전날 외지에서 온 하객에게 저녁식사 비용 등을 부담하는 전통이 있는데 이 역시 많이 변화하고 있어요. 이젠 대부분의 남녀가 결혼식 비용을 균등하게 부담해요.

 

 

“결혼 날짜까지 잡은 뒤에 하는 프러포즈 이해 안 돼”


▽기자
한국에선 이미 결혼 날짜를 정해놓고 프러포즈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마치 꼭 해야하는 밀린 숙제처럼. 호텔에서 비싼 반지와 명품 가방을 주며 프러포즈를 하는 것도 유행이죠.


▽닌니(핀란드)
프러포즈는 신부를 위한 깜짝 선물 아닌가요? 보통 놀러갔을 때나 일상적으로 레스토랑에서 외식할 때 프러포즈를 받는 것 같아요. 제 남편은 크리스마스에 교외로 놀러 갔을 때 프러포즈를 했어요. 점심 식사 후 아름다운 수도원 앞에서 산책을 했을 때 저한테 결혼을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왔죠.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함께 보낸 시간과 추억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많은 신부들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고 싶어 하죠. 하지만 저는 다이아몬드 채굴 산업이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이아 반지를 좋아하지 않아요. 제 반지를 볼 때마다 다이아몬드를 찾기 위해 누군가가 흘렸을 피, 땀, 눈물을 상상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아주 예전부터 남편될 사람한테 심플한 금반지를 원한다고 말했었죠.

▽찬타나(태국)
결혼 날짜가 이미 정해진 후에 프로포즈를 하는 것은 복잡하고 불필요한 것 같아요. 결혼하기까지 그렇게 많은 절차가 있다면 결혼할지 말지 고민하게 될 것 같아요. 고가의 프러포즈 패키지도 남성들에게 많은 부담을 줄 거예요.

▽엘리나(러시아)
결혼 날짜가 정해진 후에 프러포즈하는 것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무슨 의미가 있나요? 놀랄 일도 아니고.
 

비싼 집값, 양육 부담은 어느 나라나 결혼에 장애물


▽기자
한국에선 고부갈등이 두려워 결혼을 꺼려하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요즘엔 장서 갈등도 많죠.


▽사라(미국)
부부가 남편이나 부인의 가족을 만나는 빈도는 가족의 친밀도에 따라 다 달라요. 여성이 시댁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문화는 존재하지 않아요.

▽찬타나(태국)
여성에게 시댁은 어려운 존재일 수는 있지만 한국 드라마에서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거의 없어요. 휴가를 받으면 절반은 부인의 부모님을, 절반은 남편 부모님을 찾아뵙는 정도예요.

▽기자
한국에선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비싼 집값이에요. 그쪽은 어떤가요?

▽찬타나(태국)
태국에서도 요즘 갈수록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생활비는 높은데 임금은 그대로이기 때문이에요. 내 자신도 돌보기 힘들기 때문에 아이를 갖기 원하지 않죠. 또 지금처럼 불안정한 시대에 자녀가 태어나기 원하지 않아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 정신없는 세상인 것 같아요.

▽사라(미국)
미국도 마찬가지예요. 높은 생활비, 학자금 대출로 인한 빚 역시 결혼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죠.

▽엘리나(러시아)
러시아에서도 집을 매매하거나 임대할 때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죠. 자녀를 키울 때도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이 우리를 힘들게 해요.

▽닌니(핀란드)
결혼을 하기 위해 반드시 많은 재산과 좋은 직장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경제적 이유를 비롯해 여러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만 하는 경우도 있어요.

 

 

▽기자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 양육을 어떻게 하나요?


▽사라(미국)
많은 부부가 아이를 낳은 후에도 직장을 계속 다니며 사설 어린이집이나 가정보육기관을 이용해요. 운 좋게 가족 중 누군가가 육아를 도와주기도 하지만 한국처럼 흔한 일은 아니죠. 높은 육아 비용을 부담하는 것보다 한 명이 전업주부가 돼 아이를 양육하는 게 더 경제적인 경우 외벌이를 택하는 가정도 많아요.

▽닌니(핀란드)
운이 좋아 양가 부모님이 가까이 살고 건강하다면 양육을 도와주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은 부모가 도와주는 사치를 누리기 어렵죠. 보통 1년간의 육아휴직을 활용하고 이후에는 부모 중 한 명(주로 엄마)이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전업주부가 돼요. 특히 자녀가 둘 이상이면 보육원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차라리 부모 중 한 명이 도맡아 키우는 게 낫죠. 핀란드에서는 정부가 저소득층의 보육비를 상당 부분 지원하지만 (지금 거주하고 있는) 영국의 보육원은 매우 비싸거든요.

▽찬타나(태국)
태국 역시 부모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멀리 떨어져 살거나 보육원에 맡길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 보통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돌보죠.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20/0003514626?ntype=RANKING&sid=001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힌스X 더쿠🌙] 그동안 없었던 신개념 블러링 치크🌸 힌스 하프 문 치크 사전 체험단 모집 503 03.13 36,955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02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54,71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6,35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95,34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3,00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3,17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4,71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0,840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1863 이슈 2000년대 시부야감성 기타가와 케이코 21:24 81
3021862 기사/뉴스 '첫 20㎞서 금빛 질주' 김윤지 "장거리 체질인가 봐요…두 번째 금 더 실감 나"[2026 동계패럴림픽] 21:24 48
3021861 이슈 K팝 시장 이해도가 높아보이는 민희진의 빌리프랩 표절 항의, 하이브 품평 문건 문제제기 메일내용 1 21:22 248
3021860 유머 범생이의 뷰티 발전 과정 - 도구와 색의 발견 21:22 255
3021859 이슈 김세정 마닐라 자유시간 V-LOG 21:21 68
3021858 이슈 아라가키 유이 비주얼 4 21:21 262
3021857 유머 트위터 참을려고 종이에다 트윗함 4 21:20 673
3021856 이슈 공팬 중에 갑자기 생라이브 한 남돌 21:19 281
3021855 정보 고양이가 먹어도 안전한 의외의 사람음식! 5 21:19 511
3021854 유머 학창시절 급식,학식으로 많이 나온 상추비빔밥 13 21:19 826
3021853 유머 후처와 첩은 달라 9 21:19 985
3021852 정보 [예고] 박신양 런닝맨 출연. 다음주 7 21:18 684
3021851 이슈 뼈가 보이던 유기견이 사랑을 받으면 생기는 일 9 21:17 848
3021850 유머 @: 편입하면서 외운 평생못 잊을 거 같은 단어 megalomania 7 21:16 875
3021849 기사/뉴스 게임 아녔어?…'배틀그라운드' 실제 전장에 활용되나 3 21:16 423
3021848 이슈 21년 전 오늘 발매된_ "Super Star" 1 21:16 118
3021847 이슈 태국에서 신이나 다름 없다는 리사도 본인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태국 길거리 하루 접근 통제할 때 그 거리에 있는 모든 가게에.twt 17 21:15 1,428
3021846 이슈 이소라가 오래도록 그리워하는 팬 36 21:14 2,113
3021845 유머 @: 허경환 롯데 팬이야? 시구한 적 있어? 14 21:13 1,306
3021844 이슈 방금 냉부에서 몇 초 나왔는데 임팩트 오지는 안정환 자료화면.gif 45 21:11 4,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