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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바비후기 : 이 영화를 단순히 탈코르셋으로 해석하면 필패한다(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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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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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여자가 지나간다면, 아무도 그녀가 영웅 혹은 위대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못해.

 

리얼월드에 사는 여자들에게, 우리들에게

이 인형은 그저 나 자신을 혐오하게 만들고, 불가능에 가까운 미의 기준을 강요하며, 골이 비었고, 멍청하고 정신병원에서 갓 탈출한 여자에 불과하니까.

 

하지만 누가 알겠어? 지금 이 여성, 리얼월드 기준 코르셋에 범벅을 한 이 티피컬 바비는 사실

여자가 대통령이고 여자가 국회의사당, 노벨평화상과 공사장, 소방서를 점령한 세계에서 왔으며 

단 한번도 남자가 저에게 명령하고 저를 지배한다는 개념 자체를 상상도 못하는 여자야.

 

모계사회에서 태어나 가부장제를 경험조차 해보지 않은, 남자가 감히 저를 희롱하고 추행할 수 없는 진짜 권력을 누리다 온 여자.

 

온 사방이 뻥 뚫린 집에 살면서 샤워하는 모습도 옷 갈아 입는 모습도 잠을 자는 모습도 다 노출하고 살지만 아무도 강간과 몰카를 걱정하지 않는 세상이 배출한 인물이며

그 월드에서 찬양과 관심을 독식하는 주인공인 여성.

 

바비는 바비랜드에서 리얼월드의 남자와 같은 권력을 누리고 있었어

그래서 바비는 모든걸 가지고도 굳이 리얼월드로 오겠다는 영웅적 사명을 생각할 수 있었던거야

단지 타성별에게 관심받는 것을 구걸하는데 그치지 않고 거시적이고 원대한 꿈을 꾸는 영웅으로서의 삶.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바비'는,

 

바비랜드에서 기득권으로 살던 여자가 우연히 저와 정반대의 삶을 사는(착취당하는)여자들의 삶을 알게 되었고, 

거기서 벗어나고 그 모습을 외면하고 싶었는데 여자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리얼월드로 발을 내딛는다...는게 전체적 플롯이라고 주장하는 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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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톨의 성경책이나 다름없는 (저자 디 그레이엄, 에드나 롤링스, 로버타 릭스비)

Loving to survive (여자는 인질이다) 

에서는 로맨스를 이렇게 정의해

 

언제든 내 목줄을 비틀어 죽일 수 있는 간수인 남자에게 나 자신의 열등함을 끝없이 설명하며 교감을 시도하는, 목숨을 구걸하는 생존행위라고.

 

또한 평생 비혼이고 평생 출산과 육아를 하지 않은 여성도 여자로 태어나 이 사회를 사는 이상 가부장제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그 가부장제의 위협과 공포에서 벗어난 여성은 표본이 존재하질 않기에 가부장제FREE 사회에서 태어난 여성이 어떻게 행동할지는 연구조차도 할 수 없다고 했지.

 

왜냐면 보디가드를 잔뜩 거느리고 대저택에 사는 여자조차 리얼월드에선 가부장제의 위협으로부터 아무도 안전하지 못하니까.

 

뉴스에서 무차별 여성폭행, 이웃집 여자와 아내를 살해하는걸 보고 나만은 안전할거라고 확신하는 여자가 세상에 존재할까?

 

그리고 그런 범죄자가 솜방망이 처벌 받는 것에 나 또한 언제든 저런 비참한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작동하고 여자가 남자와 동등한 인간이 아님을 매순간 체감해야만 함

 

가정에서 학대를 받거나 방치되거나 알콜중독자 부모를 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외상 후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처럼 가부장제 사회에서 공포에 노출된 여자들은 다 각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간답지 못한 양상을 보여.

 

즉 크든 작든 여자들의 뇌는 가부장제가 주는 위협과 공포에 항시 쪼그라들어 있으며 그 공포때문에 존엄한 인간으로서가 아닌 하등생물로서 기능하게 된거야. 그리고 그건 로맨스로 이어짐

 

이건 반드시 남자와의 연애와 임출육으로'만' 이어지는건 아냐 

자기도 모르는 사이 가부장제를 공고하게 하는 일련의 행위를 총망라해서 행동하게 됨

(그에 저항하는 운동이 페미니즘인거고)

 

 

 

영화 바비에서는 바로 이런 환상속에나 존재할 여성, 가부장제에 지배받지 않은 뇌를 가진 표본인 '전형적인 바비' 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여기서 말하는 환상이란 남자들의 변태적이고 오염된 판타지가 아닌 말 그대로 여성서사의 주인공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뜻이야

 

이정도로 강한 여성공동체에서 출발한 여자가 진짜 가부장제와 싸워볼 만 하니까, 대항할 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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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랜드에서 바비의 하루일과를 보자

대통령도 여자 회사 대표와 임원도 여자 퓰리쳐상도 노벨평화상도 변호사도 아침에 쓰레기를 치우는 미화원과 공사장 인부들까지 모든걸 위대한 여자들이 점령하고 있어. 이런 뛰어난 성취를 이룬 여자들, 혹은 제 자리에서 하루하루 열심히 할 일을 하는 여자들의 이름이 '바비' 인데 나 또한 그 '바비' 라고 불리네

 

이런 동네에서 하루종일 멋지게 차려입고 차 타고 놀기만 해도 남들에게 박수 갈채받지,

별 소리 안해도 티비에서 중요한 발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지,

친구로 지내는 잘난 여자들이 끊임없이 내게 영감을 불어넣어

 

내 여자친구들과 결속을 다지고 밤늦게까지 파티해도, 아무도 날 골빈 여자로 하찮게 대하지 못해

내가 받는 대우에는 변함이 없지

 

영화의 첫 시작부터 바비의 집, 그리고 그 바비 이웃 여성들의 집 모두 개방되고 뻥 뚫려 있음을 아주 명확하게 혹은 질리도록 보여줘

비서 아메리카 페레라와 그의 딸 사샤의 입으로 두 번 확인함.

 

"여긴 집이 다 뚫려있네?"

 

샤워를 하는 모습도 자는 모습도 옷 갈아 입는 모습도 모든 사생활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바비는 평생 누군가 자신을 훔쳐보고 대상화 할거라는 염려를 해본 적이 없어, 바비의 이웃들 역시 그런 걱정을 해본 적이 없어

 

그러니 누군가 침입할거라는 공포도 느낀 적 없지

 

 

이런 자유는 '정상적인 인간사회' 에서 여자가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정이자 자유를 나타내.

 

그것도 모자라 내가 다른 여자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존재라니, 

내가 비록 만나본 적은 없지만 리얼월드 여자애들의 귀감이자 그들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줬다니!!

 

이렇게 뽕차는 인생은 매일같이 반복되어도 질리질 않고 계속해서 나의 자의식을 고취시킬 뿐이야

 

 

.

.

.

오 이건 마치,,,,

 

리얼월드의 남자처럼 사는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상화 되지 않고 그저 찬양받고 흥분만을 고취시키는 그리고 그게 성착취로 이어지지 않는 드높은 지위

존엄한 인간(남자)으로서의 삶 ㅎㅎ 그걸 누리던게 바비랜드의 바비였어.

 

 

그런데 이쯤되면 의문이 생길법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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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생은 돈 많고 팬 많은 여자라면 (리얼월드에서도) 다 누리는거 아냐?

 

리얼월드의 여자관객들 시선으로 보기에, 바비는 어쩌면 자신이 어떤 꼴로 다니는지도 모르는 정신나간 코르셋 범벅된 여자야.

그냥 돈 많고 머갈 꽃밭이니까 지가 차별받는지도 모르고 살겠지 ㅎㅎ 하는 생각도 들거고.

 

왜냠 하이힐은 우리 여자들에게 억압의 상징 그 자체잖아.

거기다 풀메이크업에 엉덩이 다 보이는 빤스같은 팬티를 입고 걸어다니는건 우리 기준 그저 대상화 되고 싶어 안달난 미친여자지.

 

하지만 바비가 가부장제free 사회에서 나고 자란 것도 모자라, 

리얼월드의 남자들처럼 타성별을 피지배층으로 부리고 있다는걸 명확히 하기 위해서 사용한 것이 바로 켄의 존재야.

 

리얼월드의 여자, 바비월드의 바비를 구별하는 가장 큰 차이점 : 리얼월드는 피지배층이지만, 바비는 지배계층이다.

 

 

1.

영화는 제법 교묘하게 사람들의 눈을 돌리고 있어.

 

한국 기준 여성관객이 70% 이상이라는 바비 영화의 리얼월드 관객은 자연히 주인공은 바비이고, 그 근거를 '남자를 키링남으로 두는 신여성' 으로 쉽게 논리점프해. 

 

내가 볼때 이 영화의 첫번째 함정은 그거야, 켄이 하는 행동을 곧 리얼월드의 남자가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

 

 

켄이 바비에서 하는 행동이 뭐지? 바비의 관심을 얻기 위해 바비의 눈길을 얻기 위해 바보짓하고 남들 앞에서 망신당하기 -끝-.

 

우리는 리얼월드 사람이야, 우리는 자연스럽게 켄은 여자의 눈길 하나를 얻기 위해 바보짓도 불사하는 귀여운 남자 혹은 단순한 바보정도로 우습게 여길거야

 

하지만 바비랜드에서 켄이 이런 행동을 하는건 켄이 피지배 성별이고, 바비의 부속품으로 태어났고, 바비의 관심없이는 아무것도 아니어서거든??

 

영화에서 분명 나레이션으로 대놓고 얘기해,

 

바비는 언제나 멋진데 켄은 바비가 봐줄때만 멋진 하루가 될 수 있다 고.

바비랜드에서 켄의 지위가 높아지는게 곧 리얼월드에서 여자들의 지위에 근접해지는거라고.

 

근데 이 설명, 이 나레이션을 듣고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적지 않은 다수가 여전히!!!!!! 켄을 리얼월드의 남자라고 생각해버려. 

아닌데....켄은 리얼월드의 우리들인데...? 이렇게 대놓고 직접 말했는데 ???

 

감독은 러닝타임의 다수를 할애해서 켄이 리얼월드의 여자임을 아주 길고 자세하게 풀어서 설명해줘, 

마치 니네가 이 나레이션 못 알아들을 줄 알았다고 예상했다는 듯이.

 

바비의 평만 봐도 앎, 대체 여성주연 영화인데 왜 켄이 이렇게 비중이 많냐는 말. 켄이 전형적인 남자라는 말까지.

 

 

켄과 바비가 처음으로 리얼월드에 발을 들였을때를 생각해봐. 바비가 여기 온 목적을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집중하고 있을때 켄은 지루하다면서 관심달라고 투정부리고, 토라져서 나 갈거야 삐죽거리면서도 계속 뒤를 돌아보면서 바비가 저한테 관심을 주길 구걸하고 있어.

 

바비는 거기다 대고 냉정하게 '사고치지마' 라고 하지.

 

이건 바비가 상여자여서, 신여성이어서 그런게 아냐

우리 사회에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사이드킥의 모습을 그대로 풍자 미러링 한거야.

 

 

리얼월드로 잠깐 가서 고장난걸 수리하려는 바비를 배웅하는 바비랜드 주민들 장면을 봐봐,

 

바비는 모두의 칭송을 받으면서 차를 타고 떠나.

 

다른 바비들이 말해줘

 

"넌 거기 가서 모두의 빅 허그를 받고 칭찬과 감사를 받는 영웅일거야"

 

하지만 켄은 심지어 그 자리에서 나 얘랑 함께갈래!!! 하고 말할 용기도, 권리도 없어

당연히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바비에게 망신당할게 뻔하니까 몰래 숨어 들어올 수 밖에 없는거야

사실 따라가면서도 자기 행동에 확신이 없어

 

그리고 실제로 따라가서도 아무 도움도 안되는 짐짝 취급, 사고치는 어린애 취급 말곤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지.

무엇보다 바비가 주인공인 자리에 감히 눈치없이 나대서도 안되는거고. 

 

리얼월드의 남자라면 이럴 수 없어 절대

자기가 50% 쯤 되는 인간이어도 90%의 자만심을 가진 리얼월드의 남자가 아니야 켄은

 

이 세계에서 피지배층으로 2등시민이었던 사람만이 눈치껏 할 수 있는 행동만 하고 있었어

 

 

켄의 곡인 just ken의 가사를 보자

 

카우보이 컨셉, 가사의 중의적인 전달로 제법 교묘하게 '남자들의 노래' 인 척 하고 있지만 

켄으로 대변되는 켄의 성격, 행동, 노래 모든것이 리얼월드의 여자들의 지위와 현실을 나타내

 

난 언제나 2번이야, 내가 설명할 수 없는 '이 감정들' 그게 날 미치게 만들어, 

난 항상 예의바르고 착하게 굴었어 왜냐면 난 저스트 켄(여자)니까.

 

그냥 나약해빠진 금발머리 태닝한 사람으로 살다 죽는게 내 운명인걸까?

(=위업을 이뤄내지 못하고 영웅이 되지 못하는 '그냥' 평범한 삶, 2등 시민으로서의 삶에 염증을 느낌. 

영화에서 '바비' 로 대변되는 주인공은 남들에게 '니가 리얼월드로 가면 니가 해낸 업적들 때문에 감사하다고 영웅대접 받을거다' 라고 

대놓고 칭송받는 것과 반대)

 

그녀를 너무 사랑하는데 그녀는 나를 친구로만 봐,

그녀가 내 겉모습(tan, blonde)뒤에 있는 진짜 나 자신을 봐주고 날 위해 싸우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피지배 성별이 >>>연애<<<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 

로맨스가 여자에게 생존을 위한 교감시도이니까,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쟁취하기 위해 싸울때만 존재 의미를 얻게 하니까)

 

난 그냥 켄이고 그걸로 충분해 나도 이것저것 여러가지 뛰어난 일들을 할 수 있어

(=끝없는 자기최면, 현실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음, 그저 자기위안에 불과)

 

나도 "the real thing" 을 경험하고 알고 싶은데 이건 범죄인걸까? 난 이런 종류의 기분을 느끼면 핫하지 않은 걸까?

언제 내 꿈이 실현되는 날이 오는걸까? 난 몽상가로 남기 싫어

(여자들의 익숙한 죄책감, 감히 욕망을 말하는 것 만으로 죄를 짓는 기분, 페미니스트는 남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아,

남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여자는 곧 사회에서 매장당하기에 당연히 고뇌할 수 밖에 없는 감정)

 

 

켄이 '케너지' 를 세뇌하듯 말하는 장면은 여자들이 위태롭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지대 위에 서서 우먼파워를 외치는 것과 똑같아.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진지하게 생각하지도 않잖아. 그리고 몇 번 말하면 지겨워 하지

 

 

켄이 가부장제 책을 들고 신나서 미친듯이 흥분해 질주하는 모습을 봐

마치 페미니즘을 처음 접하고 무언가 알 수 없는 해방감에 도취된 내 모습 같지 않아? 

 

켄은 리얼월드에 오자마자 이런건 처음봤다는 듯이 흥분해서

"남자가 세상을 지배해!!!!!!!!!" 하고 빼애액 거려

(여기서도 이미 켄이 기득권을 누려본 적이 없고 평생 피지배당한 존재임을 땅땅함)

 

바비월드에선 켄이 뭘 하던 넘버투(shit, 똥이라는 뜻도 있음)였고 난 원래 10점 짜린데 2점 짜리로밖에 안 본대,

뭘 해도 무시당하고 바보취급당하고 내 유일한 사랑인 바비는 나에게 키스도 해주지 않고 집에서 재워주지도 않아,(켄은 집도 없는데...)

 

켄들이 할 수 있는건 여자들이 비치발리볼 선수가 되어서 뛸 때 옆에서 치어리딩 해주던거야.

 

해변구조대원이라는 직종을 달고 있지만 정작 켄은 아무것도 못하는 취급만 받고,

해변에서 켄이 사고났을때 구급차 몰고 와서 '구해' 주는건 바비들이었어

 

근데 리얼월드에선 날 man으로 부르며 존중해줘!!!!! 시간도 물어봐!!!!!!(평소에 넌 아는게 하나도 없다는 식으로 무시당했다는 거)

 

처음으로 사람 대접을 받은 켄은 내가 바비월드의 2등시민이 아니라 가치있는 존재가 아닐까?

자각하고 의문을 갖기 시작한거야.

 

페미니즘을 처음 접한 여자들처럼 말야

 

하지만 분명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은 어디까지나 기분에 지나지 않아

세상은 켄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주지도 채용해주지도 대우해주지도 않아

매순간 나를 증명하고 뛰어나야만 비로소 바늘구멍을 통과시켜줘

그리고 그에 반해 자유롭게 살고자하면, 나를 병신같은 눈으로 별종같은 눈으로 안쓰러운 눈으로 봐

 

이런 사회에선 내가 아무리 깨어있어도 한계가 있음

 

그래서 켄의 지위는 짧았던 쿠데타를 마치고 다시금 바비에게 토라지고 바비에게 시위하고 바비에게 인정받고 바비에게 말뿐인 사과를 받는 것으로 만족하는 낮은 자리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어

그 과정에서 내가 바라는건 그저 바비의 사랑 바비의 애정 바비의 보금자리에서 같이 사는 것 뿐이라는 비굴함 찌질함까지 장착해야돼

 

바비가 그러잖아, 내 집은 드림하우스인데 켄은 어디 사는지도 모르겠다고 ㅎㅎ 

 

켄이 마지막에 나는 리더 못해먹겠다고 부담스럽다고 우는거? 통쾌하지 않고 슬픈 장면이야.

켄은 지금까지 리더 경험을 시켜준적도 없고 켄이 사실상 처음이었잖아

너무나 우리 여자들의 모습과 똑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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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랜드의 켄 = 리얼월드의 여자임을 드러내는 장치들은 계~~~속해서 무척 길고 확실하게 이루어져.

 

지금 이 영화에서 켄을 보고 웃는 사람들에게 이게 니 꼴이라고 말하고 있어.

 

켄들이 까만 옷 입고 후반부에 just ken 노래를 춤추는 걸 봐

 

해변에서는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처럼 권투선수같은 포즈로 시작했지만 

 

정작 딮다운, 내면으로 들어간 켄들은 '캣 파이트' 모션을 취하고 서로 싸우기보다 켄들의 손을 잡고 키스까지 해줌

어느순간 서로 싸우는건 없어지고 계속 자기 최면을 걸듯 난 저스트 켄이야...만 반복하지

그리고 그 뒤에는 영원한 여자다움/남자다움 난제의 상징과도 같은 핑크/블루가 깔리고 있어.

 

켄의 노래가 마치 남자의 노래인 것처럼 속이는 꽤 중요한 장면이 '비치' 에서 기타를 쳐주는 장면이야

 

켄은 바비가 노래를 들려달라고하자 세상을 다 얻은것 처럼 기뻐해 왜냐면 그간 바비는 켄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고,

바비들로 점령된 세상에서 켄의 말은 하찮은 취급 받았거든ㅋㅋㅋ

 

지금 켄덤 만들어서 켄이 사상 처음 바비랜드의 권력을 차지한 상황임에도 바비가 관심을 가졌다는 것에 체면이고 나발이고 내던지고 똥꼬쇼를 시작함

 

왜? 기득권으로 살아본적이 없으니까

바비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2등 시민, 피지배 성별로만 살아봤지 리더는 해본적이 없으니까!!!

내가 하던건 그냥 바비 옆에서 관심 구걸하고 서퍼 보드 하나 제대로 못타던 켄이니까!!!

 

기득권인 바비가 관심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황송하고 흥분되고 기쁜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널 주저앉히고 싶어, 널 괴롭히고 싶어

난 이 가사가 굉장히 중의적이라고 생각함

 

만약 이게 리얼월드의 남자가 여자를 억압하고자 부르는 내용이라면,

여자를 단순히 주저앉히고 싶고 괴롭히고 싶다고 그렇게까지 간절하게 말할 필요가 없어

 

왜냐면 이미 여자는 남자를 위한 세상에 주저앉아있고 매시간 괴롭힘 당하고 있으니까.

 

이게 왜 '간절한' 노래냐면 켄이 부르는 노래잖아.

켄은 바비가 제 말에 관심을 가지고 귀기울여주기를 바랐었음, 

그리고 이건 켄덤을 만들어서 바비를 일시적으로 굴복시킨 다음에야 가능했던거야

바비는 제 집을 빼앗기고 쿠데타 당하자마자 평생 관심없던 켄의 노래를 4시간 넘게 '들어주고' 있었음 강제로.

 

그래서 이건 남자의 소망이 아닌거야 

널 괴롭히고, 널 주저앉히고 싶은건 리얼월드의 여자가 남자에게 말하는 노래 가사야

내 위에서 날 밟고 핍박하는 널 사실은 끌어내리고 싶다는 진짜 욕망, 진짜 여자의 소망

 

바비랜드의 켄이 바비를 사랑하는 건 바비랜드의 바비가 켄보다 지위가 높기 때문이고 

바비랜드의 켄은 바비를 그저 사랑한다는 단어로밖에, 로맨스라는 목숨구걸 방법 외에는 지배층과 교감할 수 없는 낮은 위치이니까.

 

2회차를 보면서 해변에서 기타를 치는 건 슬프기까지 했어. 바비가 아니라 켄한테 이입되더라

켄들이 얼마나 미친듯이 신났는지 봐

나보다 높은 지위를 가진 애들이 드디어 내 목소리 내 연주 내 노래를 들어준다...! 는 황홀함에 빠져있어.

그리고 그 상대가 다른 이성에게 시선을 줬다는 이유만으로 발작해서 대의를 그르쳐버리지.

 

이거 완전 현실세계의 '로맨스' 잖아?

 

 

 

 

 

2. 

실컷 켄이 리얼월드의 여자임을 설명했으니 이제 여자들의 영웅으로 탄생한 주인공 바비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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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층으로 살던 여자가 우연히 나와 정반대의 삶을 사는(착취당하는)여자들의 삶을 알게 되었고, 

거기서 벗어나고 그 모습을 외면하고 싶었는데 여자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리얼월드로 돌아간다는게 바비의 플롯이라고 말했지

 

'이상한 마녀' 에 게서 쪼리와 하이힐 중 하이힐을 고르는 장면은 

 

흔히들 말하는 빨간약 먹고 깨어나는 바비... 혹은 코르셋과 탈코중 코르셋을 택하는 거라고 볼 수 없음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야.

 

이건 오히려 소년만화의 숱한 오프닝처럼 너한텐 잠재능력이 있는데, 한 번 위대한 업적을 달성해볼래? 하고 묻는 장면이야.

바비랜드의 켄이 리얼월드의 여자라면, 

당연히 바비랜드의 바비는 그 반대겠지?

 

리얼월드 남자의 삶이라고 하면 뭐가 떠올라?

 

현실 세계를 좀 뇌빼고 편하게 살아도 되는 애들이잖아?

 

여자들이 사이렌 불의 섬을 보고 느꼈던 그 흔치 않은 고조되는 기분, 마치 각성제를 마신 듯한 흥분, 당장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리얼월드의 남자들은 매일같이 초단위로 느끼고 살아가

그래서 남자들은 언제나 흥분 상태고,

 

이러한 지속적 흥분 상태는 세상이 나를 위해 준비되어있고 내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져

여자들이 본능적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을 피부로 체감하며 움츠러드는 것과 정 반대지

 

 

하이힐은 리얼월드를 사는 여자들에겐 코르셋과 억압 그 자체의 상징이 맞아

하지만 바비는 리얼월드의 여자가 아님!!!! 그 어떤 리얼월드의 여자도 바비처럼은 살 수 없어

 

 

사샤가 그러잖아 바비 너 때문에 여자들은 나 자신을 더 싫어하게 됐다고  

근데 그게 과연 바비의 완벽한 외관 얼굴 몸매 때문일까?

아니죠??? 리얼월드의 여자들은 '이미' 조단위의 자본주의 산업을 거쳐 

플라스틱 인형과 다를바 없는 불가능에 가까운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고 있어 

그게 임산부라해도 사회적 지위를 갖춘 여성이라 해도 끊임없이 내가 성적으로 팔리고 fuckable 하다는걸 증명해야함!!

 

이렇게 현실의 여자들은 바비의 외관만을 흉내낼 수 있어

하지만 정작 '바비'처럼 누가 나를 강간할거라는 공포에서 자유로운 삶, 내 주변 고위직이 모두 여자인 삶, 

남자라는 청중을 거느리고 무기력한 남자들을 보며 힘을 얻는 삶

공사장이건 대통령이건 모두 여자가 1번이고 주연인 이 삶은 절대로 흉내낼 수도 살 수도 없지

 

 

바비를 리얼월드의 우리같은 여자라고 생각하면 안돼,

바비는 이상적인 모계사회, 환상속에나 존재하는 모계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자 영웅이야

추행 당하지 않고 강간의 두려움을 모르는 여자야

내가 직장에서 탑에 올라서는게 당연한 여자

 

리얼월드의 여자와 살아온 삶도, 뇌도, 사고방식도 전혀 다름을 나타내는 장면이야 이건

 

 

그래서 티피컬 바비는 굳이 진리에 접근하고 진실을 알 필요도 없어,

이렇게 구구절절 훌륭한 영화를 만들고 그 해석을 하고 책을 쓰고 나와 다른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고 분석하고 눈치보고 등등

이딴 행위가 바비랜드의 바비에겐 필요 없었어

 

그냥 존나 내가 보기에 멋져보이는 모습을 하고서 살아도 되는 것 가오에 폼생폼사해도 돼

어차피 내가 바비랜드에서 모든걸 다 가지고 켄이라는 피지배 성별까지 부리고 있는데 굳이 왜??????ㅎㅎㅎㅎ

 

 

다시, 리얼월드의 여자들에게 하이힐은 코르셋이야

절뚝거리고 뛰지도 못하고 그러잖아도 차이나게 그려진 출발선에서 결승과 더 동 떨어지게 만들지

 

하지만 남자에게 하이힐은 어떤 물건이지?

 

mtf 트젠들이 하이힐을 볼때 여자의 발을 기형적으로 망가뜨린 전족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하이힐을 신을까?

헬스장에서 내 이두근 라인 잘 빠졌는지 상체운동 고통스럽게 하며 내 몸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남자''' 가 사회적 억압에 시달릴까?

조말론 향수 뿌리고 셔츠 어깨 라인 세우고 퍼컬 알아보고 립밤 바르고 깔창 끼고 키 크려고 발악하는 남자들이 과연 내 존재를 사랑하지 않는거고 누군가 만들어놓은 틀에 나 자신을 끼우는걸까? 억업받는걸까?

 

이들에게 이러한 과정이 그저 대단한 나를 좀 더 꾸며줄 기호 아이템이듯 바비월드의 바비에게 하이힐도 똑같다고 생각해

바비월드의 바비는 모든걸 다 가진 리얼월드 남자의 지위를 누리니까

 

똑같은 요리도 리얼월드에서 여자가 하는 요리는 착취와 희생과 낮은 위치를 상징하지만  남자가 하는 요리는 예술이고 셰프라는 직업으로 대우받는것과 같아

 

XUsuVx
 

우리는 이 사진을 보고 저 개웃긴 새끼 ㅋㅋㅋㅋ 이렇게 웃을 수 없음

아니 오히려 두렵다고 느낌

온갖 우스꽝스러운 코르셋은 다 착용했는데도 말이야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람도 힐을 신은 사람도 그 주어가 남자라면, 모든걸 가진 기득권 성별이라면,

 

신은 사람의 지위가 나보다 높고 강력한 힘을 가졌다면 여자에게 코르셋이었던 게 저 남자에겐 억압이 아니게 된거지

 

nQLJeS

 

그래서 바비가 하이힐을 선택하는 건 익숙한 코르셋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아니야.

 

이상한 바비에게서 하이힐을 고르는 바비는. 

바비가 그냥 코르셋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자란 여자로 보는 관객들에게

난 코르셋을 조이는 리얼월드의 여자가 아니라 바비랜드의 여자, 권력자의 위치임을 시사하는 장면이야.

 

바비랜드에서 감히 내가 하이힐 신은 뇌 빠개진 금발녀라고 비하할 수 없는 세상의 주인으로 살고 있던 여자임을 두 번 세 번 설명하는 장면임

그건 바비가 마텔 직원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하대하면서 여기선 내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자꾸 체포해!!!!! 하는 대사로 또 확인 됨

 

바비가 마텔 들어갈때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소위 리얼월드 기준 '나댄다' 싶게 요란하게 소리지르고 제스쳐를 취하잖아

 

바비랜드의 바비는 기득권으로 거침없이 살아왔어

근데 리얼월드에선 그 거침없는 행동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체포되는거지

 

투표권을 욕심냈다고 살해당한 것 처럼. 직장을 얻고 싶어했다고 작업복에 똥투척 당하는것처럼, 마라톤에 나가고 싶어했다고 옷이 벗겨졌던 것처럼...

 

 

위에서 남자들이 언제나 흥분상태라고 했었지?

난 감독이 이 장면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해,

 

모계사회에서 모든게 여자중심인 사고를 하는 여자가 리얼월드에서 남자에 맞서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이 장면은 나중에 인간여자가 된 바비가 쪼리를 신는 것과 이어져. ***

 

vgBMzh

 

3.

모두에게 너는 영웅이라 찬사받고, 여자가 지배층인게 당연했던 바비가 리얼월드로 와서 겪은 수모는 관객들에게 아주 직설적으로 다가와

 

바비랜드에선 리얼월드의 코르셋, 여성억압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모습을 쳐발쳐발 범벅을 하고 춤을 춘다 한들,

내가 아무리 멋을 부린다 한들 그게 유해함의 재생산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어

 

남자들이 남자만을 위해 만들어진 세계에서 값비싼 시계를 차고 명품을 차고 신체를 단련하는 것처럼 

다른 남자보다 잘생기고 먹히는것에 신경쓰는 것처럼,

바비는 대상화 되기 위해 옷을 입은게 아니라 내가 힘이 있고 내가 대우받는데 아무 지장이 없으니 롤러블레이드 옷도 자유롭게 입었던거야

 

근데 리얼월드에선 똑같이 우스운 옷을 입어도 켄에겐 '그냥 웃어' 줘.

하지만 바비에겐 엉덩이를 치면서 추행해

 

바비가 리얼월드에 오자마자 '이상할 정도의 적대감이 나를 둘러싼다' 고 말할만 하지

 

리얼월드의 여자들의 삶이 얼마나 소름끼치도록 심각하게 착취당하고 학대당하는지 

"뭔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피부로 체감되는거야

 

 

세상이 계속해서 나를 knock you down 하니까 당연해

 

'현실세계' 에 맛을 봐버리면, 여자에게 적대적이고 남자에게 친화적인 카르텔에 한 번이라도 발을 들여버리면,

평생을 바비랜드에서 절대적 기득권 지배계층으로 살아왔던 바비조차 '겸손해' 져야만 한다는 사실

 

이 리얼월드에서 조금이라도 여자로 살아봤다면 제정신일 수가 없고 기 죽고 슬퍼하는게 당연하다고 위로하고 짚어준거야

 

 

이런 세상을 바비는 너무 싫다 끔찍하다면서 다시 바비랜드로 돌아와.

 

바비랜드가 잠깐 전복되서 켄덤이 되고 집 뺏기는 수모는 당했지만 매우 우습고 쉽게 바비랜드를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지.

 

 

근데 그럼 이제 바비랜드에서 계속 행복하게 사는 일만 남은거 아냐? 

바비는 왜 다시 마지막에 리얼월드로 돌아가?????? 

바비랜드가 코르셋 쩌는 세계였으니까 탈코르셋하려고 리얼월드 온거 아니야???? 

 

하는 의문이 남는 사람도 있을거야.

 

 

바비가 했었던 말들을 돌아봐

qVORNY

난 너의 가장 소중하고 너의 페이버릿 친구야!!!!

 

(추격전에서 사샤가 모든 남녀가 여자를 혐오하는게 공통점이라는 말에)

아니야 난 진짜 여자를 사랑한다고!!! 그래서 너희를 서포트하고 싶다고!!!!!


xNtyJi

비서 모녀의 삶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이유는 모르겠지만...좋네... 하고 우는 모습

처음으로 눈물을 흘려봤는데 그게 나쁘지 않았어, 왜냐면 나의 운명인 여자아이와 교감한거니까

 

nCQWon

 

옆에 일면식도 없는 할머니를 보자마자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하고 웃는 모습

 

 

 

꽤 많이 1차원적이라고 비판받는 아메리카 페레라의 연설은 그저, 

 

바비랜드의 바비가 전혀 모르던 삶을 알려주는 거야

 

아메리카는 바비에게 우리를 '같은 여자' 라고 하지만 바비랜드의 바비에겐 자기가 생각치도 못했던 삶인거야

 

리얼월드의 여자들은 바비처럼 자신의 자아실현과 꿈을 위해 살지 못해

항상 우울하고 슬프고 신경과민임

우리의 모든 행동이 생존을 1차 목적에 두고 있는 비참한 처지임을 여기서 바비에게 처음으로 알려주는 거

 

 

 

💖💖💖💖그러니까 리얼월드의 여자들의 삶이 이렇게 개 좆 같은데도 불구하고 바비가 굳이 그 여자들이 있는 세상으로 나가서 인간이 되는게 놀라울 수 밖에 없지 않아?💖💖💖💖💖

 

 

내가 지금까지 모르던 감정, 나와 다른 세계의 여자들의 감정에 교감하는 것,

어차피 나는 잘 사니까 리얼월드 여자들은 니 알아서 해라 하고 냅두지 못하는 것 등등 

 

바비는 여자를 존나 진실로 사랑하니까

 

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어.

 

바비는 사샤 모녀에게 

 

"나는 내가 여자들을 자부심 넘치게 해준 줄 알았어" 

"리얼월드의 여자들이 우리 덕분에 행복할 줄 알았는데...리얼월드는 정말 엉망진창이네..."

 

하고 씁쓸해했어. 이 말에는 한치의 거짓도 가식도 없어

 

바비가 만들어진 이유가 뭐였지?

 

그저 엄마 역할만 플레잉 할 수 있었던 인형, 수영복 입고 예쁜 배경으로만 있던 인형에서 소방관 변호사 대통령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다고

 

지금까지 너희가 여자를 인형취급했으니 그 인형이 모든게 될 수 있다면 당연히 여자도 모든게 될 수 있다고

 

그걸 말하려고 탄생된게 바비야

 

여자를 너무 사랑해서, 여자를 진심으로 돕고 싶어서 여자만 보면 눈에서 애정이 샘솟는게 바비여서

 

그래서 내가 모든걸 가진 바비월드를 뒤로 하고(그 삶은 충분히 누렸으니까) 리얼월드로 간다는 고통스럽고 놀라운 선택을 할 수 있었어

 

 

 

 

이 영화를 그저 바비랜드=코르셋 / 리얼월드로 가는 바비=코르셋 탈피

로만 보면 한없이 얄팍하고 단순하고 굳이 영화로 만들 필요도 없는 노잼 영화가 될거야

 

하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바비를 모계사회에서 온 여성, 

가부장제를 경험해본적 없는 여성 그리고 

 

'여자가 기득권인 사회에서 나고 자란 여자' 로 설정하고 있어.

 

그러니 이 영화의 주 관객 타겟층은 바비가 아니라 켄에게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게 돼

 

바비는 리얼월드의 여자가 아니거든

바비와 정 반대되는 건 바비월드의 켄이고 그게 곧 리얼월드의 여자임

 

바비가 리얼월드로 가는 이유는 바비랜드가 잘못되어서가 아니야.

어떻게 바비랜드가 잘못될 수 있어?

 

JBufQU

 

여자가 국회의사당을 점령하고 대통령은 바비 친구들과 놀때 핫팬츠와 굿헤어가 아닌 헤어스타일로 밤새도록 춤을 춰. 그래도 감히 누구도 그녀를 우습게 보거나 성희롱하거나 다리 품평을 하지 못하는 세계

공사장이나 아침 쓰레기 청소부같은 힘든 일도 모두 여자가 하는데 '긍정적인 우먼파워' 를 느끼기 딱 좋다고 모두가 존중하고

사는게 행복해서 매일 웃으면서 인사를 해줘

내가 상을 받는건 '내가 받을만해서' 라고 말해도 아무도 거만하고 잘난척 한다고 하지 않지

여자가 대통령인 이유? 굳이 이유가 필요한가요~ 인터뷰하고 우주비행사 항공기조종사 전부 다 여자인 곳이라고

 

이런 세상의 어디가 잘못됐단 말이야? 여긴 여자들의 꿈이자 궁극적 천국이야

 

바비가 리얼월드로 가게 된건 바비랜드가 잘못되서가 아니라 바비가 진심으로 리얼월드의 여자를 사랑하기 때문임

 

사샤가 모든 여자 모든 남자가 여자를 혐오한다고 했지만 바비가 차 안에서 했던 말은 진심이었어

 

"난 모든 여자를 사랑하고 그들을 지원하고 싶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난 너(여자)의 최고 베프야"

"난 켄 사랑 안해"

 

바비가 난생 처음으로 리얼월드를 향해갈때 친구들이 말했지

 

"넌 모두에게 빅 허그를 받고 감사받게 될 영웅이야"

 

위에서 구구절절 쓴 켄의 노래도 이 엔딩의 복선임

 

피지배성별(켄)은 영웅같이 누군가를 구하거나 이 세상을 바꾸거나 무언가 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자체를 하지 못해!!

그저 지배성별에게 사랑받고 관심받는 것만을 추종함!!!

 

하지만 바비랜드의 바비는 평생을 지배성별로 살았어

 

모든걸 가졌고 무엇이든 될 수 있어 

 

그런데 바비랜드의 바비(여자)들은 행복하게 살 수 있지만

 

나를 가지고 노는 리얼월드의 '여자' 들은 행복하지 않아서 복잡해서 우울해하다는 걸 알게 되서 그걸 더 알고 싶어져서 인간이 된거야

 

바비랜드는 이미 여자가 대통령을 하고 대형회사 대표가 되고 법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세상이니까

 

그렇지 않은 세상으로 떠나는게 당연한거야 영웅이라면 ㅇㅇ

 

이미 바비는 고향에서 모든걸 이뤘고 그럼 이런 BIG GIRL, 영웅의 다음 노선은 더 거시적이고 원대한 꿈이 될 수 밖에 없어

 

마치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바위를 깨고 산처럼 도약하는 레콘이 남들이 보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숙원을 추구하듯

(인생이 레콘에겐 너무 쉽고 느리니까)

 

남자애들이 그 차고 넘치는 흥분과 자신감으로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고 집착하듯이...

 

 

이렇게 강력한 여성공동체에서 자랐던 바비가 리얼월드의 가부장제를 deal with 할 수 있는 여자구성원이 되는거겠지

 

바비는 모계사회에서 자란 영웅 (=우리가 차고 질리도록 보아왔던 가부장제에서 자란 남자영웅) 의 얘기야

중간에 시련 주고 극복하게 만드는것까지 완벽하게

 

그 모습이 리얼월드의 코르셋 범벅인 모습이니까,

리얼월드의 여자로서 이 영화를 보는 여자 관객들조차 이 여자애가 영웅이고 더 큰 꿈을 꾼다는걸 쉽게 알지 못하는 것 뿐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우울해지는 것도 

 

전반부 = 기득권 인생을 사는 바비의 행복한 인생

후반부 = 피지배 성별, 리얼월드 여성의 삶 = 켄으로 대변

해서 그렇게 된거라 생각돼

 

 

내가 볼때 영화가 우울해지는 지점이 루스를 처음 만났을때야

 

그렇게 자신감 넘치고 잘났던 바비가 리얼월드 약간 체험했다고 내 모습이 차 하나 제대로 못 마시는 바보같다며 나를 비하했잖아

 

 

마지막 엔딩에서 바비는 부인과를 찾아가,

 

모든 권력을 다 가진 세상의 주인이었던 바비가,

가부장제와 싸우는 여자 1이 되기위해 리얼월드로 와서 가장 먼저 마주할시련?
 

그건 물론 질이 생겨남으로서 흘리게된 피, 생리지 ㅇㅇ

아니 어쩌면 임신일 수도 있겠다 넌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옆에서 힘을 북돋아주는걸 보면.

이제 질이 생기고 피흘림으로서 진짜 강력한 가부장제에 시시각각 지배당하는 >>여자<<가 된거니까요

공사장에서 희롱당하던 바비가 ^나는 질 없어^ 라던 장면... 리얼월드에 ^잠깐 들른^ 바비랜드의 지배성별 바비에겐 질이 없었어


하지만 리얼월드에서 살기로 결정한 인간 여자, 피지배층이 된 바비에겐 질과 생리가 생겼지

어쩌면 임신했을지도 모르고 혹은 부인과 질환이 생겼을 수도 있어

그리고 남자를 부추킨다는 트집 잡힐요소이자 이 세계에선 유해한 코르셋이 되어버린 하이힐을 버리고 쪼리를 신어야했음
 

바비랜드의 바비가 누군가의 억압에 의해 하이힐을 신었었나? 아님 ㅇㅇ

남자들이 명품시계차고 고오급화장품 향수 바르고 근손실 까다롭게 따져가며 같은 성별들에게 누가 더 잘났는지 그저 뽐내기만 하는것처럼 (그럼에도 성추행과 성폭행에서 자유로운 것처럼)

바비랜드의 바비에게 하이힐은 그저 나를 빛나게 해줄 템 1에 지나지 않았었어

 

하지만 그게 진정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리얼월드에서 바비의 지위는 땅 밑으로 떨어졌고

이제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여성이라는 약자 공동체에 해가 되지 않도록 눈치보고 검열하며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 나 자신이 얼마나 털털하고 남자에게 잘 보이려 하지 않는지 매 순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하이힐을 벗었지

 

 

우리 리얼월드의 여자들에게 힐을 벗는건 해방이었어
하지만 바비월드의 바비가 힐을 신지 못하게 된건 자신의 떨어진 지위를 상징함

 

그렇지 않으면 남성중심 사회에서 감히 살아갈 수 없으니까

 

ㅊㅊ:ㄷㅁㅌㄹ

https://www.dmitory.com/star/285931815

뒷부분 추가설명은 너무길어서 안올렸어 더 보고싶은사람은 윗 링크들어가서 보면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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