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안녕? 한달만에 두번 망한 자영업자라고해 ^^
68,964 230
2023.07.17 13:28
68,964 230



나는 안경사야
그리고 나는 내 나름대로 양심이라는 가치관을 갖고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이야

나는 청주 사직동에서 처음 내 가게를 차려서 했어

그냥저냥 잘 살아왔는데 몇년을 미루어오던 재개발이
동서남북으로 되면서 5월 말쯤 철거하고 폐업했어

그리고 이사간곳은 청주시 강내면이야. 오송이랑 가깝지

집이랑도 가깝고 크게할생각도 없었기에 없는 살림에
아버지랑 나랑 둘이 전기공사 다하고 몸으로 때웠어...

그래서 이전 가게 할때보다 훨씬 저렴하게 차릴수 있었어.

기계도 물건도 어느정도 다 갖고왔었으니까.



이전 가게에서 갑작스런 재개발로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굉장히 힘들었어.. 
부모님께 손도 많이 벌렸지 정말 죄송하게도..

아무튼 그렇게 오픈한게 6월 9일이야.

생각보다 장사가 잘되서 너무 기분이 좋았어
많이 힘들어하던 아들을 걱정하던 부모님도 한시름 놓았고
아내도 1월쯤 임신 성공해서 정말 꽃길만 남았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제주도 한번 못가본 어머니.
일때문에 한번 갔다오신 아버지.
출산을 앞둔 아내.

그래서 아직 오픈 초반이지만 9월에 제주도 비행기랑 숙소도
다 예약해서 축제분위기였지.

그리고 어제...15일...
자는데 오전 8시쯤 건물주 사장님이 전화가 왔어.
비가 많이 와서 차단기 내려야하니 문 비밀번호 알려달라고
그리고 한번 와보라고..그때까진 상상도 못했어.

갔더니..가게 앞은 이미 허벅지까지 차 올랐고
가게 안은 다행히 발목정도 찼더라구....

허겁지겁 안에 들어가서 비싼 장비들 위에 올려놓고
갖힐까봐 서둘러 일단 나왔어.

원래 상가 위쪽으로 옮겼어야 하는데 장비도 너무 무겁고
물살도 쎄고 너무 빨리 불어나고 있고 옆쪽으로 가려고 해도
이미 물이 허리츰까지 차서 갈수가 없겠더라...

그래서 허무하지만 포기하고 나왔어.

그 사이 물이 너무 불어나서 온길로는 못가고 차선들은 통제되고
집으로 돌아가는것도 힘들더라....

그리고 우리집 앞 사거리에서 가게로 향하는 길이 다 침수되었고
내가 할수있는건 제발 기계만은 멀쩡하길 비는 수밖에 없었어.

저녁에는 그냥 강내면 검색해서 뜨는 뉴스들 보면서
우리 가게 앞에 보트타고 지나가는 사진만 수만번 본것같아...

그리고 오늘 새벽. 일찍 가게를 가봤어.

차로는 갈수가 없어서 사잇길로 오도방구 타고 갔지...

결과는..이미 가게 안은 난장판이었고 물이 대충 1.5m는 차오른
상태로 그 무거운 진열장이 듕둥 떠다니다가 가게 물이 빠지면서
이미 폐허가 되었더라.

아무것도 할수 있는게 없고 너무 멘탈이 무너져서...바라만 보다가
돌아왔어...

그리고 집에 다시 오다가 문득 포기하지말자 싶어서 다시
가게로 향했고 친구와 같이 장비들을 빼내고 깨끗한 물로 씻어냈어

될리가 없다.
이미 기계는 망가졌다고 주변 분들이 이야기 했지만
일단 닦았어....

흙탕물로 마르는것 보단 그나마 일말의 희망이라도 갖고싶었거든

그렇게 다 하고 집에 오니...참 허무하다 ㅎ

어머니는 계속 우신것 같고...주변 친인척 지인들이 계속 전화오고

웃으면서 어쩔수 없다고 이야기는 하면서 통화했지만

나는 한달만에 두번을 망했다보니 이정도면 누가 못살게
고사를 지내는 건가 싶더라 


그래서 이미 빚이 있지만 다시 빚을 내서 다시 앞으로 나아가보려고

나때문에 밤잠 설치실 부모님
걱정이 되도 표현하기 어려울 임신한 아내

난 그들을 힘들게 하기 싫어.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내가 힘들다고 이야기 하지 않을꺼야.
그냥 액땜했다 치자고 그렇게 믿고 그렇게 다시 시작할꺼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다시 속 시원히 웃으며 과거의 추억 정도로
이 이야기를 하는 날이 오겠지.

어디 속마음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푸념좀 했다 ㅎ

굉장히 불행한데 나보다 더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 사람들도 
많을꺼야
난 그나마 낫다 라고 믿고 속이고 합리화 하기로 했다!




출처



https://m.dcinside.com/board/bike/3522903

목록 스크랩 (0)
댓글 23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화제의 '환승연애' 시리즈가 스핀오프로 돌아왔다!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 출연진 예측 이벤트 202 01.09 87,79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2,34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755,57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325,80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897,06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822,16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776,60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7 20.05.17 5,375,0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834,42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672,79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05419 이슈 2024년 코단샤 만화상 소녀부문 수상한 순정만화.jpg 20:26 75
2605418 이슈 날이추운데 간장아 어딨어 (김제 사는 덬들 한번 봐줘ㅠㅠ) 20:26 26
2605417 이슈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감독 5년전 특수폭행 뉴스영상 3 20:25 413
2605416 이슈 권성동 제명 100퍼 달성 18 20:24 478
2605415 유머 @ : 여권발급담당인데 죽고싶다... 27 20:22 2,402
2605414 이슈 [김성수를 만나다] 국내 2대뿐, '슈퍼카 사기'에 멘탈붕괴.. TV서 사라진 방송인 근황 20:22 494
2605413 유머 중소 스트레스 심해서 ㄹㅇ 할말 다하고 사는중 대표한테도ㅋㅋㅋ 3 20:22 1,001
2605412 유머 애니 파닥파닥을 본 외국인 반응 5 20:21 807
2605411 이슈 새끼 말라뮤트 물어뜯는 골든 리트리버 2 20:21 784
2605410 기사/뉴스 [MBC 알고보니] '정진석 호소문' 팩트체크‥윤석열은 억울한 피해자? 2 20:20 156
2605409 이슈 15년전 어제 개봉한,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 8 20:17 326
2605408 이슈 데뷔부터 은퇴까지 무대, 방송 한번도 출연한적 없는 일본가수 5 20:17 1,578
2605407 기사/뉴스 정진석 '갱단 발언'에 야권 맹비난 "마약갱단처럼 행동하는 건 윤석열" 8 20:17 255
2605406 이슈 서브스턴스 데미 무어 수상축하 특별 상영회 (증정경품 있음) 14 20:17 771
2605405 이슈 지금까지 알려진 SM 신인 걸그룹 멤버 국적.jpg 27 20:17 1,502
2605404 유머 즐겁게 사시는 96세 할머니 4 20:17 950
2605403 기사/뉴스 몸부림 치는 ‘하얼빈’, CJ ENM 안쓰럽네 [MK무비] 12 20:16 906
2605402 유머 와 몰아보자 (경주마) 20:15 83
2605401 정보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에서 공효진이 초파리 ㅅㅅ에 집착(?)한 이유 11 20:15 1,434
2605400 기사/뉴스 “친구 구하려다”…물에 빠진 친구들 구한 중학생 숨져 15 20:14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