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규 단위의 음반은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기보다 긴 호흡으로 제대로 된 뒷심을 발휘한다.
그룹 '샤이니(SHINee)'가 증명하는 사실이다. 이들이 최근 발매한 정규 8집 '하드(HARD)'엔 다양한 장르가 실렸는데, 음반의 정서를 지배하는 건 타이틀곡 '하드'와 타이틀곡 후보였던 '주스(JUICE)', 힙합 풍의 두 곡이다. 이 곡들의 완성도가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 더 주목 받는 모양새다.
샤이니는 그간 자신들이 K팝 내 개척한 영역인 청량 팝과 더불어 '셜록' '에브리바디' '뷰'처럼 음악과 퍼포먼스의 이종교배 실험을 해온 주인공이다.(중략)
'돈트 콜 미'에 이어 프로듀서 겸 작곡·작사가 켄지가 중심이 된 두 힙합곡 '하드'와 '주스'는 각각 붐뱁·R&B 등을 믹스한 올드스쿨 하이브리드 힙합과 하이 템포의 힙합인데, 빤한 힙합 문법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하드'에서 키의 송곳 같은 딕션, 민호의 박력, 태민의 낭창낭창함 그리고 (최근 라이브 무대에선 들을 수 없어 아쉽지만)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온유 보컬의 균형감만으로도 힙합이라는 장르는 새것이 된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데뷔 초창기에 샤이니에 대해 '컨템퍼러리 밴드'라는 수식을 사용했고 최근엔 'K팝의 에지(Edge)'라는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장르든 샤이니라는 여과지를 거치면 첨예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점차 무국적 경계에 들어서게 된 K팝의 불가피함 속에서도 '에누리 없는 에지'의 장르의 포용성을 보여주며 익숙함도 새롭게 만드는 힘이 샤이니가 장수하는 비결이다.(중략)
임희윤 음악전문 기자(희미넴·Yuni Lim)는 "K팝은 파편화된 SNS, 그리고 릴스와 쇼츠에 가장 적합한, 순간적 미학으로 가장 빛나는 유명한 장르다. 하지만 그 대척점에 선 몇몇 작품은 앨범 단위의 긴 호흡으로 더욱 더 빛난다. 샤이니의 앨범들은 그 좋은 예"라고 들었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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