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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인터뷰] ‘엘리멘탈’ 이채연 애니메이터, 인종 다양성의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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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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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이자 이민 2세대 피터 손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에서 시작된 <엘리멘탈>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스탭들이 참여했다. 그중 한명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버즈 라이트이어>에 이어 <엘리멘탈>에 참여한 이채연 애니메이터다. 엘리멘트 시티에서 살고 있는 물, 불, 공기, 흙 원소가 지닌 화학적 특성을 토대로 애니메이션 문법에 잘 어우러지는 캐릭터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다. 한국 게임회사에서 경력을 시작한 후 디즈니·픽사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던 그는 애니메이터 업계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인종이 참여한 영화일수록 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그가 <엘리멘탈>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

 

 

- 물, 불, 흙, 공기 등 눈에 보이지 않거나 캐릭터화 하기에 까다로운 요소들의 비주얼을 만들어야 했다. 전작 <버즈 라이트이어>는 거의 극사실주의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데 반해 <엘리멘탈>의 작업은 정반대를 지향한다는 차이도 있다.

 

= 애니메이터는 캐릭터의 동작이나 감정 표현을 담당하는 파트다. 특히 <엘리멘탈>에서는 원소들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여줘야 캐릭터들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초점을 두고 작업했다. 원소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층위의 계산이 필요하다. 먼저 원소의 특성을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하면 애니메이션 캐릭터로서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어떻게 카툰화해야 이들이 사실적이되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 움직임을 많이 연구하며 접근했다. 이를테면 불의 원소 앰버는 사람의 몸에 불이 붙은 게 아니라 불 자체로 보여야 하고 이를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한다. 실제 불 위에 눈, 코, 입이 달려 있으면 자칫 관객에게 캐릭터가 징그럽게 비쳐질 수 있다. 사람이라면 앉아 있다 일어날 때 팔을 이용하겠지만 앰버는 그냥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불의 움직임을 너무 리얼하게 접근하면 자칫 앰버 캐릭터가 유령처럼 보일 수 있다. 캐릭터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적정 표현을 찾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웨이드의 경우 물풍선을 레퍼런스로 썼다. 젤리나 탱탱볼처럼 보이지 않게끔 시행착오를 거치며 미세한 포인트를 잡아냈다.

 

- 디즈니·픽사는 꼼꼼한 과학적 고증을 거쳐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원소들의 화학적 특징을 캐릭터에 어떻게 반영해갔나.

 

= 애니메이터들끼리는 실사 레퍼런스를 많이 참고했다. 물속에 무언가가 들어갔다 나올 때, 가스불을 켰을 때 불이 어떤 모양으로 올라오는지 영상을 찍은 후 슬로모션을 걸어 관찰했다. 가령 앰버가 화가 날 때 점점 색깔이 변하는 것도 실제 속성을 반영한 것이다. 디즈니·픽사 스튜디오는 모든 쇼마다 이런 작업을 한다. 가령 에일리언이 물속에 있는 휴지처럼 부드럽게 움직인다고 설정하면, 직접 그 레퍼런스를 영상으로 찍어서 애니메이션팀이 함께 연구한다.

 

-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며 영화를 완성했다. 어떤 장단점이 있었나.

 

= 애니메이터는 회사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야근이 잦다. 새벽 6시에 출근해서 밤 11시까지 일할 때도 있다. 그런데 재택근무로 바뀌면서 내가 몇시에 일어나서 몇시까지 작업을 할 것인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됐다. 업무의 자유도가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데드라인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도 같이 따라온다. 이런 시스템의 변화를 힘들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다. 전자는 정해진 시간까지 작업을 끝내기만 하면 훨씬 더 많은 자유 시간을 얻어서 라이프 밸런스도 더 좋아질 수 있다. 현재 디즈니·픽사는 회사 출근과 재택근무를 섞어서 하이브리드로 일하고 있다.

 

- <엘리멘탈>은 어느 때보다 많은 한국인 스탭이 참여한 작품이다. 처음 애니메이션 업계에 들어왔을 때와 지금 분위기를 비교하면 어떤가.

 

= 한국 게임회사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하다가 디즈니·픽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캐나다로 유학을 갔다. 게임 캐릭터부터 장편애니메이션 작업까지 경력을 쌓다가 미국으로 오게 된 것이다. 캐나다는 한국에서 경력을 쌓은 후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자리를 잡는 분들도 많지만, 워킹 홀리데이가 없는 미국은 비자를 받는 것도 까다로워서 한국인 아티스트들이 많지 않았다. 팀의 유일한 한국인이 나였던 경우가 많았고, 여성 애니메이터 자체도 많지 않았다. 한국인과 대화하고 싶고, 한국 밥을 같이 먹고 싶다며 무척 목말라 있었다. 이후 한국인 스탭이 점점 늘어났다. 슬랙에 있는 디즈니·픽사 스튜디오 전체 채팅방에 총 1475명의 직원이 있는데, 내가 아는 분은 20명 안팎이다. 실제로는 더 될 것이다.

 

- 다양한 배경을 가진 스탭이 참여할수록 작품의 다양성도 확대될까. 그런 순간을 목격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 프랑스에서 온 스탭들은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고, 스페인에서 온 스탭들 역시 그들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으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데, 디즈니·픽사는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모두 수용한다. <엘리멘탈>에서 큰절을 하는 신이 있었다. 피터 손 감독은 꼭 한국의 큰절이 아니어도 좋다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각자 자신의 나라에서 어떻게 절을 하는지 설명하며 독특한 스타일의 절을 만들어냈다.

 

- 영화 <미나리>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까지, 다양한 이민자 서사가 나오는 경향 역시 스탭들의 인종 다양성과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 시간이 지날수록 더이상 다양성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고, 매체도 다양한 인종을 재현하게 될 것이다. 다음 세대를 생각했을 때 우리 역시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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