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오창석의 들춰보기-피식대학과 ‘무한도전’ 세대의 역습
2,763 5
2023.05.11 21:25
2,763 5

FVCqFX.png


나는 스스로를 ‘무한도전’ 세대라고 부른다. ‘무한도전’이 2006년에 시작해서 2018년에 종영했으니 1986년인 내 인생에 빗대어 보면, 대학교 2학년을 거르고 군입대를 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던 2018년까지, 대학 생활 전체와 사회생활 초반을 함께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MBC의 ‘무한도전’ 공식 홈페이지에 지금도 남아있는 소개 글을 보면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도전기’다. ‘무한도전’의 처음은 실제 평균이하처럼 보였다. 지금의 무한도전 멤버들의 인기도 위상도 처음에는 일반 국민과 크게 다르지 않아보였다는 것이다. 업그레이드의 큰 계기는 멤버들의 댄스 스포츠 도전기, 정확한 특집 명칭은 ‘쉘 위 댄스 특집’이었다. 그해 무한도전 멤버들은 ‘MBC 연예대상’ 역사상 첫 프로그램 단체 수상을 하며 평균 이하를 뚫고 나와버렸다.

어느 순간 평균 이하를 뛰어넘어 평균 이상을 상회하자 봅슬레이와 같은 훨씬 더 난이도가 높은 것들에 도전하기 시작했고, 멤버들과 제작진들은 영리하게 발전해나갔다. 난 코미디의 끝판왕은 ‘공감대 형성’이라고 생각한다. 출연자들의 뛰어난 개인기도 중요하지만 결국 방송은 출연자들의 액션보다는 시청자들의 ‘리액션’이 더 중요하다. 수많은 역주행 영상들은 하나같이 리액션이 뛰어난 순간들이었다.

개인적으로 꼽는 ‘무한도전’ 에피소드 중 최고의 공감대 형성은 무한상사라고 생각한다. 출연자의 이름은 그대로 유지한채로 회사의 직급만 부여해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을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이것이 과연 고민거리가 될까?’ 싶은 정도의 간단한 점심 메뉴 고르기 같은 상황들이 직장인들에겐 실제로 미묘한 골칫거리가 되기도 하는데 그속에서 멤버들은 유능하게 웃음을 뽑아내었다. 단체 회식에서 일어나는 하극상은 덤.

피식대학은 그 리액션의 세계를 정통으로 이어받았다. 특정 세대에 국한될지도 모르는 ‘05학번 이즈 히어’와 ‘05학번 이즈 백’을 포함해 등산만 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을 담은 ‘한사랑 산악회’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우리 삶속에서 한번쯤은 보았을 법한 일들을 담아내었다. 그리고 ‘무한도전’처럼 영리하게 웃음을 뽑아내었다. 비트박스나 춤, 노래와 같이 특출난 개인기가 없어보이지만 특정한 유형을 잡아내는 센스는 정확하게 특출난 개인기였다. 이른바 부캐의 전성시대를 계승하며 발전해나가고 있다.

dLWckA.jpg

부캐를 통해 동일한 출연자의 새로운 세계관 연출뿐만 아니라 이들이 영리한 두 번째 이유는 영어다.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데일리 코리안은 출연자들이 나와 영어로 한국말을 소개하는 랭귀지 리버스(Language Reverse)를 통해 상황적 개그를 보여준다. 중요한 건 그들이 충분히 기본적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어쩌면 진짜 그걸 통해 재미를 느끼는 해외 한국 팬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케이팝과 케이무비를 넘어 K-Comedy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것이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을까. 지난 5월 2일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를 홍보하기 위해 주연 크리스 프랫과 감독 제임스 건이 ‘피식쇼’에 직접 출연하여 현재 조회수를 110만을 가뿐히 넘겼다. 지구촌 최고의 쇼를 표방하며 영어를 통해 토크쇼를 진행하던 이들이 진짜 헐리웃을 초대한 것이다. 사실 무한도전 세대에게는 이러한 굵직한 내한은 당연히 ‘무한도전’ 또는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가 담당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판게아가 대륙이동설을 통하는 것처럼, 피식대학이 예능 파워의 대륙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무언가를 유행시키면 모든 인터넷이 따라하던 시절이 아니라 피식대학에서 무언가가 출발해 기성 미디어로 흘러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제 59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 작품상을 피식대학의 ‘피식쇼’가 수상했다. TV송출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제 TV는 지상파의 송출보다는 TV라는 기계를 통한 송출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매체의 전환보다는 틀에 박힌 것에서 자유로운의 이동, 특정 방송사의 간택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과 자발적 창작으로의 이동이다.

TV 송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TV부문 상을 준 백상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피식대학이 오히려 이 상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한 시도와 자유로움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Psik Univ. Pom Michutda”

▲오창석 ▲작가 ▲대중문화칼럼니스트

정리: 이선명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멜리X더쿠💜 눈동자 톤에 맞춰 꼬막눈을 시원하게 트여주는 눈트임 마스카라 4종 체험 이벤트 228 03.26 38,73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10,86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061,18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95,55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69,52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79,84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31,31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44,85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6 20.05.17 8,652,23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32,24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40,23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9560 유머 72시간 걸린 초대형 환타 06:14 159
3029559 유머 미국의 엽떡 06:13 193
3029558 유머 미니양념으로 만든 짱구 레시피 06:12 110
3029557 유머 한달전쯤 해외에서 진짜 화제 였던 subway queen..... 1 06:07 377
3029556 유머 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 동물 5 05:33 716
3029555 이슈 현재 동의 많이 받고 있는 서인영 유튜브 댓글.jpg 22 05:02 3,652
3029554 기사/뉴스 송혜교X이진, 은광여고 3대 얼짱의 30년 우정 끈끈하네..눈부신 투샷 3 05:01 1,771
3029553 유머 승헌쓰 루드 교양 차리는 버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04:55 626
3029552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94편 2 04:44 162
3029551 유머 일어나 버블리. 모닝똥을 싸자 버블리(퍽). 버블리 머리 깜자. 로션을 바르자 버블리(챱챱챱챠챱). 틴트를 바르자 버블리. 가방놓고 갔어(퍽!) 3 04:43 698
3029550 유머 가인도 듣고 놀란 음악 스타일 확바뀐 조권.jpg 9 04:32 2,059
3029549 유머 댕댕이가 삼킨 놀라운 물건들 2 04:24 597
3029548 유머 여기는 아파트이름 뭐라고 불러야하나요?.. 15 04:19 1,464
3029547 유머 홀린다 홀려 그의 춤사위와 음악 🎶 1 04:18 189
3029546 유머 아빠에게 딸을 맡기면... 더보기 1 04:07 1,180
3029545 이슈 블라) 전업 인플루언서 여친 계정 부모님께 보여드린게 잘못이야? 20 04:06 3,714
3029544 이슈 8년 동안 머리를 감지 않은 이유 10 04:01 2,185
3029543 유머 발에 벌레붙었다고 징징거리는 앵무새 2 03:53 1,008
3029542 유머 새 삶의 시작 03:46 376
3029541 이슈 국밥집 사장님이 매주 국가유공자 어르신들께 식사대접을 하는데 월남참전유공자분께 멋지다고 반응을 크게했더니 주말에 제복을 입고 찾아오셧대 자랑하고 싶어서 몇년만에 꺼내입고 오셧대 21 03:45 2,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