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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조 : 이 편지 너만 읽고 없애라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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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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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구업(口業)으로 한 때의 쾌락을 얻으려 해선 아니되느니, 나는 천한 마부에게라도 일찍이 이놈 저놈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
人不可以口業取快於一時,子雖予僕御之賤,未嘗以這漢那漢呼之也。


정조 이산 어록 중 욕은 늦게 배우셨다보다


 2009년 2월 발견된 심환지와 교환한 서신첩인 《정조어찰첩》을 보면 '학자군주'답지 않게 왕의 표현이라 볼 수 없는 표현들을 많이 쓰고 있다. 특히 자유자재로 설과 막말을 구사하는 모습 때문에 화제가 되었는데, 예를 들면 "입에서 젖비린내 나고(구상유취라는 사자성어에서 따온 욕설이다) 사람 꼴도 못 갖춘 새퀴랑 경박하고 어지러워 동서도 분간 못하는 병진이 감히 그 주둥아리(의역이 아니다. 원문에 쓴 글자도 새부리 훼(喙)자를 썼다) 를 놀린다."라거나, "대신 ○○○는 몸에 동전 구린내가 나서 주변이 모두 기피하는 놈이다", "호로자식"이라든지. 어전 회의 중에 신하들이 조금이라도 실수를 했다거나 맘에 안 드는 구석이 보이면 바로 욕이 튀어나왔다고 한다.이 새퀴들 똑바로 못해? 다만 정조가 성군으로 추앙받을 수 있는 이유는 자기 기분이 틀어졌다고 해서 그것이 신하들의 유배 등으로 이어지는 일이 없기 때문. 실제로 당하관 대신 중 한 명이전하의 업무 처리 방식은 매우 글러먹으셨는데, 이건 전하의 급한 성질머리 때문으로, 요즘 옥체가 자주 편찮으신 것도 그 때문인 줄 아뢰오란 식의 내용의 상소를 올린 적이 있었다. 상당히 무례한 내용의 상소였고, 중신들도 중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청을 올렸으나 정조는 끝내 그 신하를 용서하고 더 높은 벼슬을 주었다.

어떤 편지에는 '아놔. 내가 새벽 세시까지 잠 못자고 이러고 있다.'란 말 뒤에 '가가(呵呵)'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건 웃음소리 '껄껄'을 뜻한다.(중국에서는 呵의 발음이 ke라고 한다 크어, 크 정도로 발음이 된다. 발음때문에 현대중국어에서도 웃길때 자주쓰는 말이다)요즘으로 치면 "ㅋㅋ"나 다를 바 없는 표현. 이런 걸 보면 초성체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을지도.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 창제할 때 집현전 학자들과 신명나게 논쟁을 벌였던 전례도 그렇고, 조선 왕실 혈통에는 어쩌면 키배의 재능(…)이 흘렀는 지도 모른다. 세종의 아버지인 태종도... 이거 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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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이 편지에는 상당히 재미있는 표현이 많다. 어떤 편지에는 한자로 쓰다가 마땅한 한자가 생각이 나지 않았는지 갑자기 한글 近日僻類爲뒤쥭박쥭之時...(요즘처럼 벽파가 뒤죽박죽 되었을 때는...)라고 쓴 표현도 있고, 심환지 본인에게도 "갈수록 입조심 안하는 생각 없는 늙은이"라고 면박을 주는 편지도 있다. 한자로 쓴 편지에도 한국어에서 표현하는 속담을 자주 한자로 옮겨서 인용하고, 이두식 표현도 많이 등장한다. 정조 자신이 소설 장르를 탄압하고 이를 따라하는 신하들에게 바른 문체를 강요했다는 점을 생각하다면 참으로 이중적인(…) 면모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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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속 정조의 표현들>


“이 사람은 참으로 호로자식이라 하겠으니 안타까운 일이다.”(창원부사를 지낸 문신 서영보에게)

“입에서 젖비린내 나고 사람 같지도 않은 놈이 경박하고 어지러워서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는구나.”(학자이자 문신인 김매순에게)

“경박해서 동서도 분간 못하면서 선배들에게 주둥아리를 놀리는 놈”(김이영을 비판하며)

“황인기와 김이수가 과연 어떤 놈들이기에 감히 주둥아리를 놀리는가.”

“늙고 힘없는”(문신 서매수에게)

“사람 꼴을 갖추지 못하고 졸렬한”(청주목사 김의순에게)

“약하고 물러터진”(삼사와 이조의 청요직을 두루 지낸 이노춘에게)

“나는 경을 이처럼 격의 없이 여기는데 경은 갈수록 입조심을 하지 않는다. ‘이 떡이나 먹고 말 좀 전하지 마라’는 속담을 명심하라. 매양 입조심하지 않으니 경은 생각 없는 늙은이라 하겠다. 너무도 답답하다.”(46세인 정조가 67세 노인인 우의정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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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 이 편지 너만 읽고 없애라ㅇㅋ?)

사실 이 기록이 남은 것은 후대인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야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다행인 일이지만 심환지와 정조 사이의 관계만 놓고 본다면 심히 잘못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조선 시대에 임금이 자신의 사람이라 믿는 신하에게 이런 편지를 썼을 때 신하는 편지를 다 읽은 후 태워 버리는 게 예의였다. 한 마디로 심환지가 혹시 모를 상황에 보험을 들기 위해 남긴 편지, 혹은 정조의 약점으로 잡으려 남긴 편지가 그대로 내려와 현대에 발견된 것. 그러나 사실 군신 관계라는 게 항상 불안정한 정치적 관계이고, 특히 정조처럼 왕이 다혈질일 때에는 신하 입장에서 불안감이 생기고 혹시 모를 일에 대해 보험을 들어 놓는 일을 무조건 비판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영원한 제국 이후로 심환지는 정조를 죽인 역적 쯤으로 취급당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 편지가 남아있었다는 게 후손들 입장에선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너무 억울해서 이를 갈고 장농 속 깊은 곳을 뒤졌다 카더라

한편 이 어찰첩은 독살설이나 노론 만악 근원설을 논파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서의 가치도 가지고 있다. 
첫째, 정조가 승하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심환지에게 보낸 이 편지에는 '눈이 너무 침침해져서 책도 읽을 수가 없다'라거나 '어디가 아프고 언제 약을 얼만큼 먹고 있는데, 아파 죽겠도다' 하고 병세의 위중함을 호소하는 대목이 자주, 그리고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그동안 심환지를 비롯한 노론 영수들은 정조의 답이 없는 정적 쯤으로 치부되었지만, 이 서찰을 통해 노론 역시 정조의 국정 파트너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실 우습지도 않은 독살설 따위보다 이 점이 더 의미가 있는 편.

정조가 쓴 편지글의 자세한 내용은 《정조어찰첩》이란 제목으로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했으니 그 쪽을 참조하길 바란다.


외에


각종 기록을 보면 신하들에게 "내가 이렇게 똑똑한데 니들이 뭘 안다고 이러냐"며 신하들을 까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문제는 사실이라 반박할 수가 없다는 점. 실제로 정조는 "경들에게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며 왕이 신하들과 토론하며 학문을 배우고 정책을 논의하는 경연을 폐지하면서, 임금 자신이 중하급 관리를 직접 교육해서 발굴하는 초계문신제를 실시한다. 또한 실록에 보면 신하들에게 "공부 좀 하쇼"같은 엄마 같은 잔소리 멘트를 할 정도였다고 한다. 

대단한 독서광이었음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사관이나 승지들이 적절한 인용구를 못 찾아 헤매는 경우가 있으면 정조는 "어느 책 몇 쪽 몇 번째 줄에 뭐라 되어있는데, 이는 적절치 못한 인용이다. 어느 책의 몇 쪽에 몇 번째 줄에 이렇게 되어있으니 내가 지금부터 말하는 걸 그대로 옮겨적어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나중에 신하들이 왕의 말을 믿지 못하고 크로스체킹을 할 겸 직접 원문을 찾아봤는데, 왕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놀라 그 자리에서 주저앉는 경우가 허다했다. 물론 이런 사례는 서애 유성룡이나 율곡 이이도 있으나, 중요한 것은 정조가 다른 업무로도 하루 종일 바쁜 왕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근본적으로 조선시대 왕 중에서 유일무이하게 왕이 모든 경서를 달달달 외우고 있었던 인물이 정조다. 이유는 후술하겠지만 정조는 자신이 그 책을 암송할 때까지 지독하게 파고드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런 점만을 보면 정조가 공부벌레로만 보이지만, 찾아보면 대단한 먼치킨이다. 세손 시절부터 문무를 겸비한 제왕을 지향했기에 무예를 익혀서 뛰어난 무예실력을 갖추었다.  솜씨도 대단히 훌륭해서 글자 그대로 '백발백중'. 화살 50발을 쏘면 48발, 49발씩 맞히고 나머지 한 발은 일부러 명중시키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군주는 스스로의 재주를 자랑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 곤봉에 놓고 쏘아 10발을 쏘아 모두 명중시키기도 했다. 세손 때 쏘고는 즉위 후 16년간이나 놓았는데도 50발 중 41발을 맞히었고 한번 49발을 맞힌 이후로는 어김없이 49발을 맞혔다. 이성계의 현신이란 말도 나왔다. 참고로 이성계는 실전에 70명을 연속으로 머리를 맞혔다고 고려사에 기록된 인물이다. 물론 비단 정조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의 왕들은 이성계의 후손답게 명궁이 많았다.

자상한 것만은 아니어서 성질이 불같았다. 이 불같은 성격이 엄친아적인 능력과 결합되면서 말빨 키보드워리어 최강자로 군림하게 된다. 실제로 조선조 역대 국왕 중 언쟁 능력은 극강급. 정조와 논쟁 한번 벌였다가 유체이탈을 제대로 경험한 조정 중신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실록에 기록되어 있는것에 따르면 욕도 매우 찰지게 잘해서 주위 신하가 말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즉위 직후 치뤄진 신하들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빽으로 급제한 신하들의 답안지(처음에는 심지어 백지였고 이후에는 말도 안되는 삼행시였다고 한다)를 전국 관아에 뿌려서 개망신을 주었다. 역시 말빨 1인자. 이때가 정조의 춘추 스물넷이다.(조가 즉위하던 해의 춘추이다) 다만 정조만 유난히 뛰어난 키배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물고 늘어지면서 반드시 이기는 것으로는 태종이 조선시대 최강급이었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으로 유명한 세종 역시 말년에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거침없이 상대방을 갈구는 것으로 유명했다. 거기에 영조는 실록에 신하들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했다. 라는 말이 여러 번 적힌 임금이다. 특히 숙종, 경종, 영조 모두 화술에 능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쯤되면 유전.

나중에 나이 들고서는 좀 더 쪼잔해져서 자기 정책을 공개적으로 깐 어느 선비를 사헌부의 장인 대사헌에 임명시키면서 대놓고 "니 주제에 그런 중임을 할 수 있겠니?"라고 조롱했다. 


이 글만 보면 정조는 욕쟁이 임금님?? 싶지만 따뜻한 겨울이 계속돼 얼음이 얼지 않자 “과인이 모두 부덕한 탓이고,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하고 “제주 백성들의 전복 채취하는 힘겨운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전복 바치기를 전면 금한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끔찍하게 백성을 사랑하는 임금이기도 했다.




출처 : 나무위키, 기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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