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빈덬들 안녕?
오지랖 넓지만 나는 장국영덬이야.
우리 오빠는 올해 20주기가 되었어.
처음 듣고 거짓말이라고 울던 그 날이 생생한데
20년이나 시간이 흘렀고
여전히 장국영은 내 안에 그대로 있어
정말 같이 늙어가고 싶었는데
그 나이 그 예쁜 모습 그대로.
많이 혼란스럽고 힘들고 눈물만 나겠지만
그 사람이 남겨놓고 간 것들로 위로를 받는 날도 오고
울고 웃으며 그렇게 시간이 흐르더라구.
어떤 말로도 위로를 할 수 없겠지만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내 마음을 알아주었던
시와 문구들을 몇개 남겨놓고 갈게.
빈이(이렇게 불리는걸 더 좋아한다고 들었어)도 시쓰는걸 좋아했다고 해서.
사진은 트위터에서 최근 컷들로 내 마음대로 골라봤는데
정말 하나같이 다 예쁘고 사랑스럽더라.
앞으로도 빈이를 오래오래 기억하고 사랑하길 바라며...

사랑하는 사람아
이렇게 첫머리를 쓰고 목이 메어 울었다
최돈선, 바다엽신

도망칠 것도 없이
이번 생은 망했다
그러니 여기서 망가진 꼬리나 쓰다듬어야지
골목은 저렇게 아프고
아프지 않은 것들은 돌아앉았으니
지붕을 베고 힘껏 잠들어야지
당신이 떠난 봄날에
죽은 듯이 누워서
사랑한다는 문장이나 핥아야지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 中 묘생2 - 이용한

오늘은 아무 생각 없고,
당신만 그냥 많이 보고 싶습니다.
- 김용택, 푸른 하늘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 류시화, 물안개 中

바람도 없는데 괜히
나뭇잎이 저리 흔들리는 것은
지구 끝에서 누군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기 때문
- 최종진, 사랑

"마커스, 누군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뭔지 아나?"
"아뇨."
"그 사람을 잃는 것이네."
- 조엘 디케르,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 김남조, 편지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최영미, 선운사에서


나는 이제 조금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아껴 가며 읽는 책,
아껴 가며 듣는 음악처럼 조금씩만 그대를
끄집어내기로 하였습니다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이
없어지고 지워지지만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속에 오래오래
남아있길 간절히 원하기에
- 이정하,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사람이야
사라졌는데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 이영광. 그늘 속의 탬버린

사랑해. 할 줄 아는게 이것밖에 없어서 이건 오래 변하지 않을 거야
- 백가희, 너를 사랑한 경력

우린 오래오래 안녕이지만 오래오래 사랑한 기분이 든다
네 머리를 쓰다듬고 강에 뛰어들고 싶다
오래오래 허우적거리며 손의 감촉을 버리고 싶다
한 행성이 내게 멀어져 간 것은 재앙이다
네가 두고 간 것들을 나만 보게 되었다
너를뭐라불러야할지모르겠다
- 성동혁, 1126456

이제 그만 혹은 이제 더는 이라고 말할 때 당신 가슴에도 눈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그랬을까. 수면처럼 흔들리던 날들이 가라앉지도 못하고 떠다닐 때 반쯤 죽은 몸으로 도시를 걸어보았을까. 다 거짓말 같은 세상의 골목들을 더는 사랑할 수 없었을 때 미안하다고 내리는 빗방울들을 보았을까.
- 이승희, 밑

당신을 생각하며
한참 뭇별을 바라보다가
무심코 손가락으로 별들을 잇고 보니
당신 이름 몇 자가 하늘을 덮었다.
서덕준, 별자리

내게는 사랑이란 첫 독서가
당신이란 책이었고 행복했고 열렬했어요
어느 페이지는 다 외워버렸고,
어느 페이지는 찢어 없앴고,
어느 페이지는 슬퍼서
두 번 다시 들여다보고 싶지 않았지만
어쨌든 즐거웠습니다
박연준, 소란 中

정말 사랑했던 사람하고는 영원히 못 헤어져
누굴 만나든 그저 무덤 위에 또 무덤을 쌓는 것뿐이지
이석원, 실내인간 中

한꺼번에 사랑하고
한꺼번에 그리워하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서
아껴가며 먹은 사랑처럼,
아껴가며 듣는 음악처럼
조금씩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이정하, 조금씩만 中


글자 속에 당신을 가둔다
글자 하나에 당신의 얼굴을
글자 하나에 당신의 목소리를
글자 하나에 당신의 손목을
글자 하나에 당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그 마음을 잡아둘 수 없는 당신을
글자 속에 꽁꽁 가둬 내가 보고 만질 수 있는 종이 위에 함께 살게 하려고
종이 위에 깨알 같은 글자들을 쓴다
써도 써도 글자 밖으로 비어져나오는 당신을 쓴다
이선영, 글자 속에 당신을 가둔다
이별은 이별 후에도 온다. 완전히 이별한 거라고 생각한 다음. 그 이별에 대해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 날들이. 무수하게 반복된 후에도. 이별은 새삼스럽게 그 모습을 우리 앞에 드러낸다.
황경신, 슬프지만 안녕 中

그대 나를 떠난 뒤에도
떠나지 않은 사람이여
안도현,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사람은 많은데 그 사람은 없다
길성호, 터미널에서 낚시질 中


죽고 싶을 때가 있다
더 이상을 바라지 않을 시간
더 이하를 바라지 않을 시간에
그대로 멈춰
꽃잎처럼 하르르 마르고 싶을 때가 있다
이수익, 꽃잎처럼

무심하게, 다만 무심하게
권혁웅, 너 죽은 후에도 노을은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황인숙, 꿈

언 땅이 녹으면 되리라
꽃이 피면 되리라
비바람 계절만 지나면 되리라
언제까지고 이게 사는 일인가 돌아본다
삶은 언제까지고 유보되고
삶은 그리움으로만 남고 우리는 사라진다
사는 일과 유보하며 사는 일
나와 나의 허구가 대칭을 이루며 산다
돌아보니
살았다 해야 하나
아, 산다는 말은
틀린 말
그리워하는 일이라고
할 말을
- 백무산, 사는 일이 아니라 그리워하는 일

길을 가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별일 도 아닌 것에
울컥 목이 메어 오는 때가 있는 것이다
늘 내 눈물의 진원지였던 그대
그대 내게 없음이 이리도 서러운가
- 이정하, 갑자기 눈물이 나는 때가 있다 中

오늘 내 맘을 무너뜨렸어
어쩜 우린 웃으며 다시 만날 수 있어
그렇지 않니?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우습지만 예전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도 많이 하게 돼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었어
마음 둘 곳이라곤 없는 이 세상 속에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수없이 많은 나날들 속을
반짝이고 있어 항상 고마웠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그렇지만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가을방학,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