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며 K팝 솔로 첫 역사를 썼습니다. BTS 글로벌 팬덤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평론계에서는 팬덤 아미 결집으로 인한 현상인지, 실제 북미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는 음악인지 의견은 갈립니다.
4일 미국 빌보드에 따르면 지민의 데뷔 10년 만의 첫 솔로 음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는 K팝 솔로 가수 사상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습니다.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플라워스(Flowers)', 시자(SZA)의 '킬 빌(Kill Bill), 컨트리 가수 모건 월렌의 '라스트 나이트(Last Night)' 같은 쟁쟁한 음악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한국 대중음악 가수는 솔로와 그룹 통틀어 BTS가 유일합니다. BTS는2020년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비롯해 2021년 '버터(Butter)', 에드시런이 작곡에 참여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그리고 콜드플레이와 함께 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등 총 6곡, 17차례 '핫 100' 1위를 찍은 바 있습니다.
이로써 지민은 개인으로나 그룹으로나 모두 '핫 100' 정상을 밟은 최초의 K팝 가수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빌보드 ‘핫100’ 전체 역사를 놓고 봐도 그룹 출신으로 솔로로 나설 때 핫샷 데뷔(음반 공개 첫 주 만에 1위)는 지민이 처음입니다. 지민에 잎서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와 솔로로 해당 차트 정상에 올랐던 비욘세조차도 핫샷 데뷔는 아니었습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핫샷 데뷔의 경우가 빌보드 역사 최초의 기록인 만큼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음악 자체가 북미 시장에서 흥행한 것인지, BTS 아미 결집으로 인한 현상인지는 다음주 드랍율을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봤습니다.
기존까지 K팝 솔로 가수 가운데 '핫 100' 최고 순위는 가수는 싸이입니다. 2012년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강남스타일'은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핫 100'은 피지컬 싱글, 디지털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에어플레이 수치, 유튜브 조회수 등을 합산해 순위를 매깁니다. '라이크 크레이지'는 순위 집계 기간이었던 지난달 24∼30일 다운로드와 CD 싱글을 합해 25만4000에 해당하는 판매량(세일즈)을 기록했습니다. 스트리밍은 1000만회, 라디오 청취자는 6만4000명이었습니다. 기존 BTS 히트곡들이 10만 가량의 판매량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2배 정도로 늘어난 규모입니다. 특히 라디오 청취 점수의 경우, 통상 500~1000만이 넘던 BTS 과거 히트곡들에 비하면 지나치게 적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즉, 실제 세일즈 지표와 현지 체감 인기 지표(스트리밍-라디오) 사이 간극이 크다는 겁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통상 K팝은 ‘세일즈’ 부문과 ‘스트리밍-라디오’ 부문 간 격차가 많이 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곡 같은 경우는 특히 심한 양상”이라며 “전 세계로 이식된 K팝 팬덤의 사재기 문화가 듣는 사람은 없고 사고 파는 사람만 많은 ‘성경’ 같은 결과를 낸 것”이라고 봤습니다.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183422&infl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