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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핫게 경기북부대공 댓글 로판 모음 (스압)(제목:8409, +뒷부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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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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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18:34:20

 

"제길..."

의정부대공이 이를 까득 갈며 중얼거렸다벌써 지하철이 30분 연착되고 있었다광운대 행...청량리 행...창동 행...또 청량리 행.....대공이 기다리는 소요산행은 당췌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하철 플랫폼에 선 모두가 옷을 두껍게 껴입은 겨울이었지만 북부대공만은 경량패딩 하나만을 입은 채였다그에게 이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적어도 지하철 문이 얼어붙어야 진정한 겨울이 왔다는 증거였다.

 

 

232.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18:42:28

 

의정부대공은 문득 뜨거운 스튜를 떠올렸다평소엔 즐겨먹는 식사가 아니었지만 매 가을이 되면 마을 축제때 사랑받는 전통음식이어서 사람들이 스튜거리에 모이곤 했다음유시인들은 부대스튜의 맛있음을 찬양했고,  여인들은 뜨거운 스튜에 육수를 연신 부어주었다버석한 콩과 짠 햄이 잔뜩 들어있는 스튜는 매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났다소요산 행을 기다리며 북부대공은 집에 가면 뜨거운 스튜에 화이트 이슬 와인을 곁들이겠다고 다짐했다.

 

 

262.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18:55:22

 

"나는 이렇게 추운 곳은 경험해 본 적이 없어요


북부대공의 영지에 도착한 수원 영애가 중얼거렸다영애가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뽀얀 입김이 피어올랐다수원성 기술을 전파하기 위해서라며 아버지가 닦달을 해서 온 북부대공의 영지엔 넓은 호수를 빙글빙글 도는 영지민들만 보일 뿐이었다찬 기운이 올라오는 이 넓은 호수의 이름은 일산호수라고 했던가.버석한 호숫가의 풀이 이곳이 북부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영애는 어깨를 여미며 호숫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대공을 만나려면 일단 이 호숫가에서 벗어나야 했다.

 

 

302.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19:14:47

 

대공의 영지에 가까워져 올 수록 두꺼운 군복을 입은 군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도봉산과 수락산을 넘어가자 수도에서 사 온 새로운 전서구가 몸을 파득이기 시작했다여기서 지내려면 이 정도 추위에는 강해져야 해전서구를 향해 대공은 알아들을 리 없는 주의를 주었다대공의 영지로 가는 지하철엔 유난히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다추위에 돌아버린 것인지도 모른다하지만 오늘 대공은 그들을 도울 수 없었다남쪽 땅에서 영애가 온다고 했던가소식을 듣고 집사에게 거위솜을 먹인 두꺼운 롱패딩을 준비하라 일러두었던 것이 기억났다.  남쪽 영애에게 북부의 평범한 경량튜닉으론 어림도 없을 터였다그런데 왜 일산에서 여기로 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영애의 마차가 길을 잘못 든 것일까그곳의 호수는 장관이지만 그 부근의 마두(ma-du)에는 6천원밖에 없는 자들이 득실댈 터인데.....대공은 얼굴도 본 적 없는 영애를 걱정하며 영지로 향했다

 

 

318.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19:20:49

 

해설전서구가 몸을 파득이는건 겨울만 되면 맛탱이가 가는 북부대공의 스마트폰을 뜻함.

마두6천원: 314덬이 말한 그 드립 맞음 ㅇㅇ

(314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마두역에서 하하한테 배신당했는데 통화하면서 6천원밖에 없다고함 하하씨 나 6천원있어요 여기 마두역이네 5년전에 여기 와봤어요)

 

 

354.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19:43:16

 

"대공님 오셨습니까


집사가 북부대공을 맞으며 인사했다그러나 북부대공은 귀찮다는 듯 고개만 끄덕이고는 곧 집무실로 향했다수도에 다녀온 동안 북부 전선의 위병들에 대한 소식이 와 있을 터였고영애의 방문을 위해 성을 조금 단장해야 했다.


"목욕물을 가져다 드릴까요?"

"좋아부대스튜도 방으로 올려다 주게화이트 와인은 처음처럼으로."


집사가 바는 대공의 말을 따르기 위해 식당으로 향하며 하녀들에게 뜨거운 목욕물을 올리라 능숙하게 지시했다.


",그리고영애가 도착하면 가장 따뜻한 방을 내어주고 내게 알리게햇빛이 잘 드는 방이 하나쯤은 있겠지?"


집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을 머릿속으로 짐짓 세어보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북부대공의 성의 가장 따뜻한 방은 남쪽 별채에 있었다.


"극세사 이불을 준비해야 할 것 같군."


북부대공의 말에 집사는 깜짝 놀랐다수원 영애가 아름답다는 소문을 들은 것일까이렇게 세심하게 챙기는 대공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377.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19:52:28

 

한편 수원영애는 대공의 성에 거의 다다르고 있는 중이었다.


"북부의 사람들은 모두 표정이 저런가요?"


영애가 단 한번 북부에 다녀온 적이 있다는 시종장에게 물었다.

북부의 사람들은 모두 화가난 듯한 표정이었고목을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시종장은 눈을 굴리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시종장 역시 여름에만 북부를 방문해 이런 추위는 처음 겪기 때문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적국과 가까우니 성벽을 더 튼튼히 쌓는 일부터 일러줘야겠군요빨리 전수하고 이 얼음장같은 땅과 작별의 키스를 나누고 싶군요."


영애는 손을 비비며 중얼거렸다영애의 눈에는 그저 벽돌 건물이 투박하게 올라간 북부대공의 성과 그 앞에 떡 하니 서 있는 고위기사 이성계의 동상*이 보이고 있었다.

 

 

*각주:

 

 

404.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20:02:45


(건너뛰고.....북부대공과 영애가 만났음)

 

 

 

"멋진 성이네요찬 바람이 하나도 들지 않겠어요."

 

"꽁꽁 언 벽 같다는 말을 그렇게 하시다니과연 영애답군요."

 

"고맙네요."

 

직설적으로 말하는 북부대공의 화법에 영애는 짐짓 놀라며 차갑게 대답했다.

 

"전통 스튜가 준비되어 있소함께 식사하겠소?"

 

"그 유명한 부대스튜 말이죠미안하지만 이미 남부의 송탄에서 먹어본 적이 있어요.  수원에도 놀부영주의 부대스튜가 있고요그저 그렇더군요."

 

"그곳의 부대스튜는 진정한 부대가 아니오."

 

송탄의 이름을 듣자마자 북부대공의 눈이 싸늘해졌다뿐만 아니라영애 일행을 에워싼 북부대공의 신하들의 눈길이 매서워졌다.

 

"이곳이 진짜요먹어보면 알 거요내가 직접 식당으로 안내하지."

 

 

 

북부대공이 앞서 걸으며 영애에게 차갑게 내뱉었다.

 

'그깟 스튜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영애는 입술을 깨물며 북부대공을 따랐다.

 

 

474.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21:02:55

(작가의 변스튜를 먹느라 늦었습니다독자 여러분께 심심한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다르긴 다르네.'


영애가 스튜를 맛보며 생각했다하지만 저 무뚝뚝하고 오만한 북부대공에게 다르다는 말을 하고 싶진 않았다그는 영애를 데리고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거만하게 '그것'을 내오라고 말한 뒤먹어보면 생각이 바뀔 뿐 아니라 지금까지 먹은 부대스튜를 모두 부정하게 될거라고 장담한 것이다물론 다르긴 하지만그래봤자 스튜인데고고한 수원 영애의왕갈비의 지역 영애가 이렇게 쉽게 인정할 순 없었다.

 

"어떻소이 성의 주방장은 원조라오."

 

허리가 굽은 여주방장이 나와 인사했다.

 

"다른 이곳의 음식도 올리겠습니다."

 

여주방장의 손짓 하에 기름에 튀긴듯 구워진 곱창과 의정부 평양냉면이 상에 올랐다북부인들은 추워서 이렇게 기름지고 밍밍한 것을 먹는 걸까게다가 곱창이라니영애인 나한테 농노들이나 먹을 음식을 올렸다는 것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곱창에 부추까지 싸서 먹어치우는 북부대공,, 저 남자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게다가 왜 저이가 먹는 것은 게걸스럽지 않고 꼭 귀족이 먹는 것처럼 우아하지영애는 자신이 너무 추운곳에 와서 잠시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다정신 똑바로 차리자여기는 북부야적국도 가깝고마물들도 많다구.

 

"한 잔 들지 않겠소?"

 

한참 곱창을 즐기던 북부대공이 먼 맞은편에 앉은 영애를 향해 소주잔을 들며 말했다.

 

"어찌 영애에게 와인이 아닌 소주잔을!"

 

영애는 참지 못하고 화를 내고 말았다북부대공 이 남자정말 화가 나게 한다.

 

499.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21:28:00

"영애라고 소줏잔이 안 된다는 법이 있소?" 얼굴이 붉어진 영애에게 느릿하고 거만한 말투로 북부대공이 대답했다.

 

"내 영지에선 모두가 같은 것을 먹고 마신다오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장에 나가있는 위병들과 고위기사들이 있는데 어찌 나와 주변들만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겟소?"

 

",,,,"

 

영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이 남자생각보다 이 얼어붙은 동토의 땅을 꽤 사랑하는 모양이었다.

 

"대공님철원 공작으로부터 전서구가 왔습니다."

 

그때식당으로 다급히 들어온 집사가 거대한 검은 무언가를 데리고 들어왔다.

 

히이익 ㅡ 이게 뭐람영애는 기절할 뻔한 것을 간신히 참고 그것을 자세히 보았다머리가 벗겨진 2m남짓의 커다란 새수원 영애가 어릴 적 침대에서 이야기로만 들었던 '독수리'였다철원에는 독수리가 전서구란 말인가?! 영애가 기함하는 동안대공은 익숙한 듯 독수리의 발에 묶인 끈을 풀어 종이를 읽어 내려갔다.

 

 

"또 공작의 땅이 시베리아보다 추워졌다는군."

 

흔한 일이라는 듯대공은 한숨을 내쉬며 집사에게 철원공작이 머물다 갈 것이니 특별히 성을 신경쓰라고 일렀다.

 

'철원...공작?'

 

"걱정 마시오철원에서 이 곳은 한 달은 걸리는 거리오영애가 떠난 뒤에 올 것이니 무서워 할 필요 없소."

 

"그게 무슨 소리죠내가 왜 그 경을 무서워 해야 하는 거죠그가 마물이라도 되나요?"

 

"마물이라하하하하하!!!그래그럴 수도 있겠군그를 처음 본다면"

 

 

자신의 쏘아붙임에 웃음으로 응대하는 북부대공에 영애는 다시금 입술을 깨물었다.

 

저 남자가 잠시나마 영지민을 위하는 영주라고 생각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이만 쉬고 싶군요."

 

영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든지."

 

소줏잔을 그녀를 향해 들며 북부대공이 대답했다.

 

영애는 일부러 쿵쾅쿵쾅 소리를 내며 식당을 나갔다정말이지빨리 이 곳을 뜨고 싶어.

 

531.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22:05:05


'대공님께서 준비하라 이르신 것들입니다'

 

정말 알 수 없었다쿵쿵 성을 내며 안내를 받아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더니방이 제법 훈훈해져 있었다게다가 침대에는 고급스러운 극세사 이불까지 있었다방금 전까지 자신을 놀리던 대공이 이렇게 호화스럽고 따뜻하게 방을 꾸며 놨다고도대체 무슨 속셈이지영애의 눈이 가늘어졌다하지만 그것도 잠시영애는 먼 수원에서부터 온 터였다피곤해진 몸을 쉬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똑똑시중을 들어 줄 하녀가 들어왔다영애는 서둘러 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수원 영애를 위하여"

 

한편식당에 홀로 남은 북부대공이 마지막 잔을 입에 털어넣으며 중얼거렸다.

 

영애의 새빨개진 얼굴과 쿵쿵대며 나가던 뒷모습이 계속 떠올라 북부대공은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숨길 수 없었다.

 

 

"어느 새 야무진 아가씨가 되었군"

 

아마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10여년 전수도의 무도회를잠깐 마주쳤던 그 시선을.

 

584. 무명의 더쿠 = 10 2023-03-24 23:52:03


아침이 밝자영애는 몸단장을 마치고 바로 대공의 집무실로 향했다노크소리와 집사의 아룀이 채 끝나기도 전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 영애는 북부대공의 책상 위에 양피지 두 장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아침 식사도 않고다짜고짜 뭐 하는 것인지?”

“수원성의 건축 방법과 도면이예요아버지인 수원대공께서 나를 보내신 이유죠이걸 보고 성을 보수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성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그러니 난 이것만 얼른 설명해주고 돌아가겠어요.”

“돌아가?”


북부대공의 눈썹이 꿈틀거렸다영애는 순간 놀랐지만 거침없이 말을 이었다.


“그래요난 성 건축 핵심 기술을 어릴 때부터 전수 받았죠그래서 건축 마법도 할 수 있어요원래는 증축부터 지켜본 후 마법을 시전하는데까지가 내 역할이지만 정말이지 이 끔찍하고 아름다운 성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군요.”

 

“할 말이 더 있는 것 같으니 계속하지.”


영애는 기가막혔다화를 내거나 당장 자신을 내쫓을 줄 알았더니뭘 더 해보란 건지.

 

”우,우선가장 기본이자 핵심 기술은 기중기예요이건 우리 영지를 아꼈던 옛 왕의 신하인 정약용 경이 만들어냈죠경의 비기가 우리 성을 만들었고정약용 경은 우리 지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

?!“


북부대공이 여유있는 미소를 띄며 말을 이었다.

 

”어릴때부터 배웠다면 그 정약용 경의 고향이 어딘지 모를 수 없을 텐데?“

”그,그야...!“


영애는 한방 맞은 듯 입을 떡 벌렸다정약용 경의 고향은 이곳북부대공의 영지 중 하나인 남양주였던 것이다.

 

”그럼 내가 이제 단순히 영애에게 건축술과 마법을 전수받기 위해 영애의 부친께 영애를 보내달라 요청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겠군.”

 

 540. 무명의 더쿠 2023-03-25 13:53:12


모음집까지 올라오다니 ㄷㄷㄷ 그김에 좀 더 연성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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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날 여기로 초대한 진짜 목적이 뭐죠?” 


충격받은 영애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물론,건축마법이 주된 이유이기는 하지. 하지만...”


 영애의 머리끝에 살짝 손을 대려던 북부대공이 이내 차갑게 돌아섰다.


 “성을 다 증축하지 않고 떠나도 상관없소. 다만 영애의 마법을 일부 전수받고 싶을 뿐이오.” 


어쩐지 대공은 진짜 이유를 말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의뭉스러운 그의 대답에 영애는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했다. 


‘좋아. 내어주기만 하진 않겠어. 나도 북부의 비기를...’ 


“롱패딩은 왜 입지 않았소?” 


의정부대공이 턱끝을 매만지며 말했다. 


“이곳의 겨울바람엔 그 차림으론 안될 거요. 집사, 영애에게 롱패딩을 가져다 주게”


 집사가 깍듯이 고개를 숙이고 나갔고, 대공은 자연스레 영애를 에스코트하며 집무실 밖으로 나섰다.


 “아침으로 일산 칼국수가 준비되어 있소. 먹고 내 영지 중 하나인 동두천을 보여주겠소. 꽤 이국적이지.”


 하녀 둘이 다가와 영애를 식당으로 이끌었다. 영애는 분한 듯 무엇인가 말하려다 고개를 살짝 끄덕인 후 식당으로 향했다. 대공이 영애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영애에 대한 긴 기다림을 이야기하기에 북부의 아침은 너무 이르고 짧으니.”


 그는 천천히, 북부대공의 방식으로 얼어붙은 영애의 마음을 녹일 셈이었다. 가장 꽃이 늦게 피는,북부의 봄처럼.


 

 

 ####외전 모음####



##의정부대공+부산 영애


359. 무명의 더쿠 2023-03-24 19:47:20


의정부대공은 고작 한뼘 정도 쌓인 눈을 보고 경악하는 부산영애를 이해 할 수 없었다.


"당장 대책을 세워야해요."


10년 전 부산에서 미끄러지던 수 많은 마차들을 떠올리며 눈보다 더 새하얗게 질려가는 부산영애를 보며 의정부대공이 피식 웃었다.


"북부에서 이정도는 눈이 왔다고 표현하지도 않아.."


그러니 괜한 걱정말고 눈 구경이나 하라며 의정부대공은 부산영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487. 무명의 더쿠 2023-03-24 21:10:12

? "

 

며칠 째 부산영애는 입맛이 없다며 상을 물린 채 침대에 누워 제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렇게 잘 먹던 스튜마저 한 술도 뜨지 않았다.

 

대공의 지시로 여러 영지에서 나온 상품들을 수소문하여 구해다 바쳤지만

부산영애는 손도 대지 않은 채 고개를 저으며 상을 물리고는 한숨만 쉬었다는 집사의 말에

대공의 낯빛이 물린 순댓상만큼이나 차가워졌다.

 

'제가 원하는 건 쌈장이 아니라 막장이랍니다.

소금밖에 모르는 당신은 알 리가 없겠죠...'

 

지난 밤 씁쓸하게 미소짓던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자 입안이 소금이라도 걸린마냥 거칠어졌다.

 

젠장막장이 뭐기에...!

 

생각해보니 그날부터였다지난 무도회에서 울산에서 왔다던 백작과 해맑게 웃었던 그날.

노란 호박인지 늙은 호박인지 신나게 떠들어대었던 부산영애는 막장이란 소스가 너무 그립다고 했다.

제 머릿결처럼 맑은 주홍빛을 띄고 있다고 했던가.

 

 583. 무명의 더쿠 = 44덬 2023-03-25 22:10:12


수도에 잠시 머무른다던 부산영애의 사촌 여동생에게서 공작저를 방문하겠다는 기별이 왔다.


'멀고 먼 타지에 오겠다고 한 것은 그대의 선택이 아니었나.'


북부의 얼음장 같은 바람만큼이나 차가운 공작의 말에 부산영애는 공작을 노려보았다.

뭔가 분한 듯, 아무말 하지 못하고 씩씩대다가 울먹거리는 그녀의 눈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언젠가 그녀의 영지에서 함께 보았던 바다가 생각났다. 그때도 저리 시리도록 아픈 윤슬을 보았던가.


차가웠던 밤 이후 겨우 다시 스튜를 들기 시작하였지만 여전히 생기가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부산영애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의 방문에 들떴는지 하녀장과 집사를 불러 이것 저것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다시 활기를 찾은 듯한 모습에 대공은 마음이 놓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존재가 그녀에게 큰 의지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공작저를 방문한 그녀의 사촌동생은 부산영애보다 훨씬 더 색이 짙은 이방언어를 사용했다.

함께 이방언어를 사용하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낯설면서도 그녀와의 첫 만남이 자꾸만 떠올라 공작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물론 대외적인 미소로 보였겠지만.


티타임을 가진 영애의 사촌동생은 한껏 높아진 목소리로 언니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가져왔다며 상자를 하나 내밀었다.

상자 안에는 예쁜 리본으로 장식된 앙증맞은 크리스탈병이 들어 있었다.

부산영애의 소식을 들은 울산 백작이 고라이호를 통해 어렵게 수송해 온 물건이라며 수도에서 전달을 받았다고 했다.


주홍빛으로 가득한 크리스탈병 안에서, 사이사이 상아빛의 알갱이들이 굴러다녔다.

부산영애가 뚜껑을 열자 달큰 짭짜름하면서도 오묘한 향기가 가득 퍼져나갔다.


그녀가 그토록 찾았던 막장이었다.




좋아해주는 덬들이 있어서 조금 더 추가해보았어 ...! ☺️


 

##고양 후작영애 덕양과 일산 자매


413. 무명의 더쿠 = 278 2023-03-24 20:06:34


"아버님은 아직도 구파발이라 하시더냐?" 


고양후작영애 덕양은 동생 일산에게 물었다.


"망할 구파발행만 지금 세번째라고 하더군요"


"지랄맞은 수도놈들철도 놓을 땐 다 해 줄 것처럼 굴더니지들 편한대로야보나마나 GTX도 그지랄이겠지. "


 정발산(해발 88m)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덕양이 짜증을 냈다.


"그나저나 그 양털부츠는 언제까지 신으실 작정입니까이제 곧 4월이라고요"


"너도 아직 구스패딩 입는 주제에 무슨 소리니그러고보니 넌 캐시미어코트 사놓고는 올 겨울 내내 안 입더라??"


 바로 되돌아 오는 누이의 일갈에 일산은 입을 다물었다코트라니북부에서는 어리석은 호기일 따름이다.

 


##서귀포 제독과 소양강 영애


447. 무명의 더쿠 = 400 2023-03-24 20:35:01


반대로 서귀포 제독과 물의 정령사 소양강 영애 같은 것도 재밌겠다

 

 

 

지루한 정적을 깨는 카톡 알림이 울렸다.

 

감귤-감자 동맹 이후로 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 서귀포 제독이 보낸 톡이었다.

 

[사진]

[벚꽃이 만발하니 영애 생각이 나서 찍어보았소]

 

소양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으나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일 뿐이었다.

 

'날 놀리는 건가..'

 

472. 무명의 더쿠 = 300 2023-03-24 20:57:36

447

 

서귀포제독은 떨리는 마음으로 카톡을 확인해 보았다.

분명 1이 사라져있었건만 답은 없었다.

자신이 무슨 실수라도 했던 것일까.

서귀포제독의 미간이 긴장으로 굳어들었다왜구들의 침입 앞에도 현무암처럼 굳건하게 평정심을 유지했던 그였지만 자꾸만 드는 조바심을 감출 수가 없었다.


'혹시 벚꽃을 싫어하는 건가!'


일순 뇌리를 스친 생각에 이번엔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만회해야 한다.

영애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어렵사리 맺은 감귤-감자동맹이 위태로워진다.

서귀포제독은 재빨리 수하에게 일러 마차를 준비시켰다유채꽃이 만발한 그곳으로 서둘러 가야했다.

 

547. 무명의 더쿠 = 300 2023-03-24 22:30:44


제주공작은 한숨을 내쉬는 서귀포제독을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제독무슨 일이 있는가?"


잠시 머뭇거리던 서귀포총독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 목석 같은 사내가 공적인 일이라면 진즉 보고를 했을 터.

그렇다면 사적인 일인데...

제주공작은 갸르스름 눈을 뜨고 서귀포공작을 향해 빙글빙글 웃기 시작했다.


"소양강영애랑 잘 되지 아니하는구먼?"


제주총독은 순간의 움찔거림을 놓치지 않았다.


"소양강영애와의 일이라면 마냥 사적인 일만은 아니니 터놓고 이야기해보지 그러나?"

"그게..."


서귀포제독은 흔들리는 눈으로 어렵사리 사연을 털어놓았다.


"사람 참카톡 좀 줘보게."


제주공작은 별 거 아니라는 듯 손을 팔랑거렸다.


"카톡은 왜...."

"어서 줘보래도."


서귀포제독이 통신기기를 꺼내기가 무섭게 제주공작이 낚아채 무언가 메시지를 쓰기 시작했다그리고 제주공작이 선심쓰듯 통신기기를 돌려주자마자 내용을 확인했다.

 

[해질녘의 소양강은 무척 아름답다 들었소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쓸쓸해 보이는 갈대 밭에 구슬픈 두견새 소리가 들린다던데 그대를 만나지 못하는 내 마음을 그 새가 대변하는 것 아닌가 싶소.]

 

서귀포제독의 얼굴이 레드향빛으로 달아올랐다.


"공작님이건!!"


이런 낯뜨거운 내용이라니!

옹알이를 뗀 이후로 말을 더듬어본 적이 없었는데 공작이 보낸 메시지는 얼마 좋지 못한 그의 말주변을 숫제 콱 막아버리고 말았다.


"어허좀 기다려 보시게."


서귀포제독이 그러거나 말거나 제주공작은 느긋하기만 했다.

 

카톡!

 

그 순간우레와 같은 알림음이 들려왔다.

서귀포제독은 마른침을 삼키며 발신인을 확인했다.

소양강 영애였다.

 

[제주의 벚꽃과 유채꽃은 사진으로만 보아도 참 아름답네요.]

 

레드향빛이던 서귀포제독의 얼굴이 한라봉빛으로 해사하게 밝아졌다.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서귀포제독은 최대한 제주공작을 흉내내어 재빠르게 답을 써내려갔다.

 

[비록 사진이나마 그대와 함께 하기를 바라며 찍었다오.]

 

소금기를 머금은 따뜻한 봄바람이 코끝을 간질였다.

오늘따라 그 바람이 조금도 꿉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562. 무명의 더쿠 = 300 2023-03-24 23:01:51


통신구를 내려놓은 소양강 영애의 두 볼에도 황혼이 내려앉았다.

 

'나도 사진을 찍어 보낼까...?'

 

창밖의 나뭇가지 사이로 파릇한 새싹들이 올망졸망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어제는 분명 앙상하기만 했는데.. 참으로 신기한 노릇이었다.


"아가씨뭐 하세요아직 바람이 찬데 그러다 감기 걸리시면 어쩌시려고요."


호들갑을 떨며 들어온 유모의 목소리에 나쁜짓이라도 하던 것처럼 화들짝 놀라 슬그머니 통신구를 감추었다소양강영애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애써 가라앉히며 말을 돌렸다.


"아버님은?"


유모가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


"철원이 또 동토가 되었대요그래서 대영주님과 식량 지원 문제를 상의하러 가셨어요."

"이번에도 감자를 지원하는 건가?"

"잘은 모르지만 이번에는 치킨갈비도 지원하실 모양이더라고요."

"치킨갈비를?"


그런 고급 음식까지 지원하기엔 재정이 여의치 않을 텐데소양강영애의 얼굴에 수심이 스쳤다.


"단백질을 좀 보충하긴 해야 하니까요그래도 면사리를 넣어서 양을 늘리면 좀 괜찮을 거예요부산지역에서는 감자로 사리면을 만들어서 넣는다던데 이번에 부산공작께 감자사리면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하셨다나봐요."


감자로 떡을 만들어먹긴 했는데 면을 만든다니소양강영애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네."


문득 벌써 꽃이 핀 제주가 떠올랐다가장 빠르게 봄을 맞이하는 제주도 겨울에는 눈이 몹시 많이 온다는데....


'돌아오는 겨울에는 서귀포제독님께 눈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볼까...?'


무심코 든 생각에 이내 소양강영애의 두 볼이 다시금 달아올랐다.

 

##마왕 인천


497. 무명의 더쿠 2023-03-24 21:26:03


그 시각마왕 인천은 마계의 동떨어진 섬 백령도에서 북부대공을 생각하며 이를 갈고 있었다.

 

"크윽, 3년 전 의정부 대공과 벌였던 결투에서 지지만 않았어도..."

 

마왕인천은 테이크아웃 잔에 담긴 까나리 액젓을 오만상을 찌뿌리며 단숨에 넘겼다아무리 마셔도 이 쓰디쓴 형벌같은 맛은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앞바다에서 떠 마시던 사이다가 무척이나 그립구나의정부 대공을 처리하면 사이다로 축배를 들리라!!"

 

그는 승리 후 마실 달콤한 사이다를 떠올리며 쓰디쓴 까나리를 한 모금 더 넘겼다그리고 부평 지하미궁의 수호자 분수대를 소환했다.

 

서걱서걱!

 

바싹 말라버린 물줄기 만큼이나 무미건조하게 웃는 분수대는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마왕 인천에게 다가왔다.

 

"제가 인간 놈들의 삶의 방향을 잃게 해 드리겠습니다반드시...!"

 

마왕 인천은 흡족한 듯 웃었다.

 

582. 무명의 더쿠 = 497 2023-03-24 23:48:28


꾸깃-

마왕 인천은 부평 분수대가 가져온 믿고 싶지 않은 소식에 까나리가 든 빈 테이크아웃 컵을 힘껏 움켜쥐었다.

 

"수원 영애가 의정부 대공에게 갔단 말이냐..."

 

마왕 인천은 10년 전 수원 화성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호기심에 나왔던 인간 세계에서 길을 잃고 배고픔에 성곽에 기대어있다가 마주쳤던 수원 영애.

 

"괜찮으세요많이 배고프신가봐요!"

 

마족인 자신의 모습을 보고도 개의치 않은 듯 햇살같은 미소로 왕갈비를 굽던 냄새가 아직도 코끝에 선명했다영애에게 말 한마디 붙여보려 수원 영지와의 직할 통로도 뚫었지만 부끄러워 이용해보지도 못했는데그런 그녀가 숯불 연기처럼 홀연히 의정부 대공에게 가 버리다니!

 

"한가로이 미세먼지나 마시고 있을 때가 아니었군."

 

마왕 인천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691. 무명의 더쿠 = 497 2023-03-26 19:40:45

642 10덬 재연재하나 들렀는데 ㅋㅋㅋ 제목이 8409 !!!ㅋㅋㅋㅋㅋ

 

찾는 이 없는 서브지만 그래도 마무리해옴 ㅋㅋㅋ

 

============================================

 

마왕 인천은 랜더스 마계 기사단장만 데리고 비밀리에 의정부 영지에 도착했다. 아직 서늘한 바람이 봄바람인 척 그의 얼굴을 살짝 쓸었다.

 

바람에 감겼던 눈을 뜨니, 저 멀리 식당에서 일산 칼국수를 먹고 있는 수원 영애가 보였다. 하얀 닭 육수만큼 뽀얀 김이 그녀의 두 볼을 살포시 덮었다.

 

마왕 인천은 그 모습이 사랑스러운 듯 넋놓고 바라보았다. 그러다 분홍 벚꽃 빛으로 물든 영애의 뺨을 발견했다.

 

"그렇게 칼국수가 뜨거운가?"

 

곧 마왕은 무언가 깨달은 듯, 소중히 챙겨온 포트를 황급히 열었다. 그 안에는 이미 식은 해물 칼국수가 국물을 잔뜩 머금어 도톰하게 불어올라 있었다. 면끼리 서로 꼭 붙어 있는 모습이 어쩐지 잡으면 부서질 듯 느껴졌다.

 

"자장면을 가져왔다면 달랐을까..."

 

마왕이 나지막이 읊조린 말에 랜더스 단장은 포트 안을 슬쩍 봤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자장면이든 쫄면이든 불었을 겁니다"

 

마왕은 쓸쓸한 듯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랜더스 단장의 어깨를 툭 치고는 뒤돌아 마계로 향했다.

 

", 마왕님? 정찰은요?"

 

어리둥절한 랜더스 단장의 물음표를 뒤로 하고, 마왕은 마계 프리덤파크의 벚꽃을 떠올렸다. 굵은 아름드리 나무가지가 무거울만큼 흐드러지게 피우고는, 일 주일 후에는 덧없이 바람에 쪼개져 흩날리는 봄의 꽃.

 

"영애와 함께 보고 싶었는데."

 

마왕이 잠시 머물던 자리엔 바다의 잔향만 강하게 남아 영애의 곁으로 향할 뿐이었다.

 


#대전 영애

 

440. 무명의 더쿠 = 300 2023-03-24 20:28:48


한편 한가로이 책을 읽던 대전영애는 문득 울리는 마법통신의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어머그 추운 북부에 갔다고?"


차 시중을 들던 시녀가 그 말에 흠칫 놀랐다.


"왜 그렇게 놀라?"


의아하다는 듯 묻는 대전영애의 말에 시녀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아휴말도 마세요 아가씨제가 전에 의정부에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말도 못하게 춥더라니까요."


"겨울엔 원래 다 춥지 않아?"


대전영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무재해의 성이라고 불리는 대전에 사는 영애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을 추위를 떠올리자 시녀는 입이 돌아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시녀는 얼른 고개를 저어 상상추위를 쫓아냈다.


"아가씨그러지말고 방금 나온 튀김소보로 좀 드셔보세요성심 파티시에가 제철이라며 딸기 케이크도 같이 보냈더라고요."


대전영애는 시녀의 말에 들고있던 책을 내려놓았다.


"집사에게 일러서 수원영애가 돌아올 때 쯤 딸기 케이크를 준비해줘보존마법을 걸어서 KTX 특별 전송 시스템을 이용하면 될 거야."


추운 극지방에 다녀온 수원영애에게 그정도 호의는 보이는 게 좋겠지어쨌든 따뜻하고 평화로운 봄날이니까.

 


#대구 영애

 

462. 무명의 더쿠 2023-03-24 20:46:35


이미 여름을 준비하느라 바쁜 대구영애의 성에도 전서구가 울렸다.


"수원영애가 의정부대공을 방문했다고?"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은 대구영애 앞에 차가운 얼그레이 밀크티가 놓였다.


"아가씨진정하십시오"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수원영애는 내가 보낸 초대장을 무시했잖아더워서 일사병이 걸릴 것 같다나그래놓고 잘도 추운 지방을 갔네"


심기가 불편해진 대구영애를 달래듯 시녀장은 창문을 활짝 열었다.

벌써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이 한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전경이 보였다.


"찰나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봄입니다아가씨수원영애에게도 벚꽃 사진을 보내라 이르겠습니다노여움을 푸시지요"

"...그러게찰나의 봄을 즐겨야지의정부대공에게도 안부전해달라고 해"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눈이 잘 오지 않는 대구영애의 영지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얼핏 보면 눈송이 같았다.



=========

작가 영애님들과 독자 영애님들 모두 행복해야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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