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오래 된 영화들이긴 하지만
영화 내용이 있으니 스포 싫으면 뒤로 가기 추천
에이리언 시리즈는
1979년 'Alien'을 시작으로
1997년 'Alien: Resurrection'까지
총 4편이 제작된
SF 영화 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프랜차이즈 중 하나야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리퀄 2편은 제외)
4편 모두 각자 다른 감독이 연출했고
분위기도, 개성도 달라서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임
1 - 리들리 스콧
2 - 제임스 카메론
3 - 데이빗 핀처
4 - 장 피에르 주네
'에일리언'이라고 표기하는 게 맞을 것 같지만
정식 한국어 제목이 '에이리언'이니 어쨌든ㅇㅇ
1. 에이리언(Alien, 1979)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작품으로
"우주에선 아무도 너의 비명을 들을 수 없다"
는 홍보 문구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장르는 SF 호러야
1970년대 당시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을 중심으로 한
프랭크 허버트의 SF 대작 '듄'의 영화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을 때
같이 듄 작업을 하던
댄 오배넌 이라는 전문 SF 작가가
'에이리언'의 시초가 되는 시나리오를 써냈고
스타워즈, 스타트랙 등
SF 영화들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 프로젝트가 시작됐어
에이리언의 디자인은
역시 '듄'에 같이 엮여있던
스위스 출신 현대 미술가 H.R 기거가 오리지널이었음
(에이리언의 모티프가 된 H.R. 기거의 necronom 4)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은
아주 정적이고 음산한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 호가
생체 반응이 있는 한 행성을 조사하기 위해 착륙하고
그 곳에 있던 외계 생명체 - 에이리언과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야
생각과 달리 다이내믹하게 쫓고 쫓기거나
고어틱하게 피와 살이 튀기는 장면이 주는 아니고
정체를 알 수 없고
좀처럼 모습도 보이지 않는 외계 생명체가
선원을 한 명씩, 한 명씩 해치워가며
조여오는 긴장감이 일품인 정적인 공포 영화야
주인공 리플리는 노스트로모 호의 선원으로
강인한 여성의 상징과도 같은 캐릭터야
특별한 기술도 높은 전투력도 없지만
압도적인 포식자에게 사냥 당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와 타인을 지키기 위해 주체적으로 행동해
'에이리언'은 시고니 위버의 첫 주연작이었고
1편의 대성공으로 2편에선 몸값도 엄청 뛰었어
'에이리언'에는 몇 단계의 에이리언이 등장하는데
일단 에이리언 알
숙주가 가까이 왔을 때 윗부분이 열리면서
페이스 허거가 튀어나와 숙주에 달라붙어

페이스 허거는
꼬리로 단단하게 숙주를 휘감아 밀착한 다음
관을 삽입해서 에이리언 유충을
숙주 안에 심는 역할을 해

페이스 허거가 숙주 내부에 삽입한 에이리언 유충은
팔 한 쪽 크기 정도로 성장해서
뼈와 근육, 피부를 뚫고 밖으로 나오는데
이 단계를 체스트버스터 라고 해
잔인할 수 있으니 뚫고 나오는 장면은 생략..

숙주 밖으로 체스트버스터는 금방 성장해서
우리가 아는 그 성체가 되는데 이걸 '제노모프'라고 함
제노모프는 숙주가 무엇이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고
외피가 단단하며 혈액이 산성이야
인간보다 몸집이 크고 완력과 스피드도 우수해
(인간형 제노모프)

이 제노모프는 이후 시리즈에서 다양하게 변주됨
'에이리언'은 제작비가 1,100만 달러였는데
(현재 환율 기준 140억)
그 10배에 가까운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면서
대성공을 거뒀고
1979년 아카데미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았어
2. 에이리언2 (Aliens, 1986)
에이리언의 속편은 7년 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했어
원제는 Alien 2가 아닌 'Aliens'야
앞서 한 마리만 나왔던 에이리언이 떼로 나오기 때문에
카메론 감독이 Alien 2 대신 'Aliens'로 지었다고 해
카메론 감독은 이 속편의 흥행을 확신했기 때문에
제작사와의 미팅에서 Aliens를
Alien$ 로 적어서 보여줬다고 함
지금이야 역대 최고 흥행 감독이지만
당시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패기가..ㅋㅋ
'에이리언2'를 찍기 전까지 카메론 감독 연출작은
'피라냐2'와 '터미네이터'가 전부였어
카메론 감독이 '에이리언'의 속편을 맡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모두 말렸대
1편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그걸 넘어서긴 힘들 거고
설사 속편을 잘 만든다 해도 그 공은
에이리언 세계관을 구축한 리들리 스콧 감독에게
돌아갈 거라는 우려 때문이었다는데
카메론 감독은
1편과 완전히 다른 장르로 전환하는 신의 한 수로
재미 면에서 뒤지지 않는 속편을 만들어냄으로써
자신만의 성공을 만들어냈어
대단한 사람이야

포스터 디자인과
'이번엔 전쟁이다' 라는 문구만 봐도 각이 나오지?
'에이리언2'는 장르부터 1편과 달라
1편이 스페이스 호러 장르의 역사를 새로 썼다면
2편은 식민지 행성 배경의 SF 액션 영화에 가까워
리플리는 오른팔로 커다란 총을 들고
왼팔로는 어린 소녀를 단단히 끌어안아 보호하는
영락 없는 여전사의 모습인데
어린 소녀가 등장하면서
리플리의 여성성과 모성애가 강조되고
보호할 대상이 있기 때문에 더욱 강해져
리플리는 원래 딸이 있었거든
근데 1편 이후 냉동 수면 중이던 몇십 년 사이에
그 딸은 죽은 것으로 나와
간단한 줄거리야:
1편 이후 구조된 리플리는
식민지 행성의 주민들이 연락이 두절되고
그 원인이 에이리언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회사'의 설득 끝에 원인 파악 & 에이리언을 소탕하러
무장한 해병대와 팀을 이뤄 식민지 행성으로 향하는데
그 곳은 이미 에이리언들에게 점령당한 상태이고
또 생존을 위해 싸우게 돼
얼굴이 보이는 잘생긴 군인은 남주격인 힉스 상병으로
배우는 '터미네이터' 주연인 마이클 빈 - 멋있게 나와


'에이리언2'에는 전투력 맥스치의 해병대가 등장하고
막강한 에이리언들이 떼로 등장해서 맞붙기 때문에
적막한 가운데 심리적 공포를 자아내던 1편과 달리
몰아치는 액션과 화력이 빵빵 터져서 지루할 틈이 없어
개인적으론 카메론 감독의 영화 중
재미 면에선 가장 뛰어난 영화라고 생각함
'에이리언2'에는 퀸 에이리언이 처음 등장해 (두둥)
여왕벌처럼 무수히 많은 알을 생산해서
에이리언을 번식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보통의 제노모프와는 생김새도 완전히 다르고
몸집도 훨씬 큰데다 지능도 높아서
전투 제노모프들을 통솔하기도 해
뉴트(포스터의 여자아이)를 보호하는 리플리와
알들을 지키려는 퀸 에이리언이 맞붙는 후반부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야
'에이리언2'는 제작비 1,850만 달러를 들여(약 240억)
최소 1.3억 달러를 벌었고(약 1,700억)
1986년 아카데미에서
시각효과상, 음향편집상을 수상했어
3. 에이리언3 (Alien 3, 1992)
'에이리언3'은 6년 뒤인 1992년
당시 떠오르는 뮤직 비디오 감독이었던
서른 살 즈음의 데이빗 핀처가 연출했어


포스터에 전작 대비 3배 엄청나다고 써놨지만
지나친 제작사 간섭에 신예 감독이 휘둘리면서
길을 잃은 작품으로 평가는 그리 좋지 못해
데이빗 핀처에게 주어진 준비 기간은 5주 뿐이었고
시나리오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 투입됐다고 해
핀처 감독 나름의 청사진이 있었지만
디테일까지 좌우하려는 제작사에 맞서긴 역부족이었고
겨우 촬영을 마친 다음 편집마저도
감독이 원하는 바와 달랐다고 함
데이빗 핀처는 이 영화를 흑역사 취급 하기도 했어ㅇㅇ
'에이리언3'은 냉동 수면 상태에서 표류하던 리플리가
극악한 죄수들을 유배시킨 감옥 행성에 불시착하면서
감옥 안에서 죄수들과 연대, 에이리언과 싸우는 내용이야

전편보다는 무겁고 난해한 편인데
꿈도 희망도 없는 버려진 자들의 공간에
죽음의 공포(=에이리언)와 함께
리플리가 구원자로 등장한다는 설정 때문에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다는 특이점이 있고
강한 여운이 남는 결말
에이리언 시점에서의 연출 등이 기억에 남지만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풀어내지도 못한데다
엄청 무섭거나 재미있지도 않고
핀처 감독의 장점이 거의 묻어있지 않아서
개인적으론 에이리언 시리즈 중에선
제일 밑으로 두고 있어
에이리언이 떼로 등장해서 존재감을 뽐냈던 전편과 달리
'에이리언3'은 리플리에 더 집중하고자 했는데
에이리언이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품은 리플리는
검사를 통해 자신이 퀸 에일리언의 유충을 품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결국은 타인을 위해 순교자로써 스스로를 희생하게 돼

이건 아주 유명한 결말인데
리플리의 죽음을 묘사하는 방법조차
감독과 제작사의 의견이 달랐다고 함
핀처 감독은 리플리의 자기 희생까지는 동의하나
퀸 에일리언을 직접 화면에 비추진 않고
마지막 순간 몸 밖으로 나왔다는 걸 암시하는
정도로 끝내고 싶어한 대신
제작사는 마침내 등장한 퀸 에일리언을
리플리가 도망치지 못 하게 손으로 붙들고
같이 용광로로 떨어지는 엔딩을 원했다고 함
- 결국은 제작사 윈
추가로
'에이리언3'에선 러너(또는 드래곤)가 처음 등장해

에이리언 유충이 인간 아닌 동물과 접합한 결과물로
기존 인간형의 제노모프와 달리 사족보행이 특징이고
스피드가 빠른 사냥개나 병기 같은 느낌임
이런 변주를 보는 게 에이리언 시리즈의 재미이기도 함
'에이리언3'은 제작비 5,500만 불에 3배쯤 벌었어
실패는 아니지만 전작에는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음
4. 에이리언4 (Alien Resurrection, 1997)
5년 뒤 만들어진 '에이리언4'는
몽환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 한 영화들:
델리카트슨 사람들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아멜리에
등을 연출한 프랑스의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이 만들었어

3편 이후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미래
체스트버스터와 함께 용광로에 몸을 던진 리플리의 유전자에서
퀸 에이리언 복원을 시도하는 연구소가 배경이야
1편 vs 2편은 어느 쪽이 더 걸작인가를 놓고 싸운다면
3편 vs 4편은 어느 쪽이 더 별로인가를 두고 갈리는데
3편이 무거운 주제 의식을 가진 대신
연출과 편집이 기대에 못 미쳤던 반면
4편은 이종교배라는 파격적인 주제를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액션으로 포장한 대신
전작들이 구축한 세계관은 무시하고
개연성 따위는 갖다 버렸기 때문이야
'에이리언4'에서는
전작에서 숭고하게 전사한 리플리를 살려내는데
(그냥 둬라 쫌!)
그 과정에서 에이리언과 유전자가 뒤섞인 리플리는
초인적인 존재 - 반 에이리언 반 인간이 되어버려
반면 2편의 뉴트 대신 리플리의 보호 대상으로 등장하는
인조인간 콜은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모습이지

위노나 라이더 예쁘니까 한 번 더 보자

'에이리언4'는 전작에서 유지해온
인간 vs 에이리언 사이의 확실한 &
인간 - 인조인간 사이의 모호한 경계 구도를
전부 풀어 헤쳐 버리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 영화팬들도 많아
특히 인간 vs 에이리언 사이의 경계는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퀸 에이리언이
인간과 에이리언의 끔찍한 혼종 -
뉴본(newborn) 에이리언을 알이 아닌 성체로
낳으면서 선을 세게 넘어버림
뉴본 시점에서
퀸 에이리언은 흉측하고 열등한 괴물일 뿐

이 쪽이 내 진짜 엄마..!

자기 유전자를 직접 받은 뉴본 에이리언과
인조인간 콜 사이에서 리플리는 선택을 해야 하고
결말은 예상했던대로.. 뭐 그런 거지
이 밖에도
해적단 대장이 어이없게 죽음을 당한다든가
에이리언을 사육하기 위한 시설이
산성 피 뚝뚝 흘리는 것만으로 쉽게 녹아내리고
군인들은 한 번 제대로 응전도 못 하는 등등
여기저기 구멍이 많기도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3편보다 4편을 더 좋아하긴 해
이유는, 그나마 4편이 감독 개성은 살아있어서ㅇㅇ
수중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지능이 진일보한 에이리언도 볼 수 있고
리플리와 함께 탈출하는 해적단들도 각자 매력 있어
+ 영화 초중반에 리플리가 농구 코트에서
뒤돌아서 반대편 골대에 슛을 넣는 장면은
실제로 첫 시도에 성공했다고 함ㅋㅋ
언니 멋져요..
'에이리언4'는 제작비 7천만 불에
약 1.6억 달러 벌었다고 함
흥행은 뒤로 올수록 잘됐지만
제작비가 2에서 3 올 때 훅 뛰어서
투자 대비 수익률로 보면 1=2>>>>3>4
순서일 듯
숨통을 죄어오는 클래식 SF 호러가 보고 싶다면 1편을
빵빵 터지는 재밌는 액션이 땡긴다면 2편을 추천하지만
두 편 모두 지금 봐도 잘 만든 작품들이고
3~4편은 호불호가 갈리니 취향 따라 보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