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에 스텔라 폴라리스라는 호화 여객선이 있었다.
건조시기는 무려 1926년으로, 스웨덴에서 건조되어 크루즈로써 여기저기를 항해하였고
2차대전 때 독일에 탈취당했다가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오기도 하는등 꽤나 다사다난했던 여객선.
종전 이후엔 다시 스웨덴에서 계속 바다를 돌아다녔지만
국제 해양법의 강화로 인해, 노후화된 스텔라 폴라리스 호는 항해가 어려워졌고 이후 일본의 한 회사에 팔려나가게 되었다.

구매한 회사는 시즈오카현 이즈반도에 위치한 철도회사, 이즈하코네 철도.
더 이상의 항해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받아온 여객선을 해상호텔로 개조하였는데
이때부터 이 배는 스칸디나비아 호로 불리게 되었다.


스칸디나비아 호는 시즈오카현 누마즈시 니시우라만에 정박하여 이색적인 플로팅 호텔로써 영업을 펼쳤고
약 35년간 같은 자리를 지키며 지역의 볼거리이자 명소로써 등극하게 되었다.
전성기에는 연 6만명의 숙박객을 자랑할 정도로 인기있던 호텔.

허나 버블시대가 지나간 이후 일본내 여행인구는 급감하게 되었고
결국 호텔에서 레스토랑으로 업종을 전환하였으나 계속되는 적자에 매각처분이 결정.
주변 지역주민들은 선박보존운동을 펼치기도 했으나 매각을 뒤엎지는 못했고
스칸디나비아 호는 또 다시 스웨덴으로 팔려가게 되었다.
허나 2006년, 매각 전 수리를 위해 중국 상하이로 예인되던 도중 노후화로 인한 침몰이 발생.
스칸디나비아 호는 80년 간의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런데 이 배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질 수 있던 이유는 따로 있는데
스칸디나비아 호에 반해서 누마즈로 이주하고 가게까지 차린 어느 점주가 있었다.


1969년의 개장식에 참여했다가 처음 만난 스칸디나비아 호에 반해버린 어느 아저씨
정년은퇴한 2000년에 퇴직금을 털어놓어 스칸디나비아가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노후를 보낼 음식점 바다의 스테이지을 열어 인생의 꿈을 이뤘으나
고작 6년만에 스칸디나비아 호가 사라지게 되며 큰 상실감을 얻게 되었다.
보존운동을 주도하기도 했으나 앞에 적었듯이 실패로 끝났고
스칸디나비아를 보기위해 꾸민 테라스에선 이제 그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그 대신 침몰 이후에는 가게 한편을 자료관으로 개조해,
스칸디나비아의 잔해를 수집하고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는데 전념하였고
보존운동 단체는 스칸디나비아 호를 좋아했던 중노년들이 옛추억을 얘기하기 위한 모임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10년뒤, 이 동네 누마즈를 배경으로 그려진 러브라이브 선샤인이 등장한다


작품에 여객선 같은건 나오지 않았지만, 성지순례를 위해 찾아온 덕후들이 지역을 돌던 중에 여길 방문하게 되었고
사장님이 풀어주는 이야기를 흥미깊게 들은 덕후들이 곳곳에 후기를 올리면서 저런 사연또한 알려지게 된것.
그리하여 얼마안가 덕후들에게 '성지 근처에 있는 경치좋고 재밌는, 친절한 가게'로 유명해지게 되어
평소에도 수다떠는걸 좋아한 사장님은 자기 인생이 담긴 스칸디나비아 호 얘기를 매일매일 누군가와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차이점은 전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50~60대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10~30대의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됐단 것.

한편 덕후들에게 유명해지자 럽라 공식에서도 가게를 인지하게 되었고,
정식으로 성지 리스트에 편입시켜버렸다.
누마즈 명소를 알리는 여행잡지의 표지 배경이 이곳의 테라스로 선정되었고

그 안에는 바다와 항해를 좋아하는 멤버 요우가 여기서 식사하는 일러스트와 함께
가게와 스칸디나비아 호의 사연까지 제대로 소개하고 사장님 인터뷰까지 수록.

이후 스탬프 랠리 참가점포가 되며 받은 일러스트에는
바다 위에 떠있는 스칸디나비아 호를 배경으로 요우가
실제 함장이 쓰던 제복을 입고 테라스에 서있는 그림이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몇년이 더 지나 사장님에겐 더 큰 선물이 보내지게 되는데


선샤인 5주년을 기념해 나온 곡 smile smile ship Start의 뮤직비디오가
스칸디나비아 호를 모티브로 한 선박 위를 무대로 삼아 만들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항해하는 스칸디나비아 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MV를 본 사장님은 당연히 "완벽하게 구현해줬다. 덕분에 젊은 사람들에게 스칸디나비아 호가 더욱 알려질 수 있었다"며 극찬했고
가게에 영상을 캡처한 사진들과 앨범을 가져다두고 럽라팬이 선물한 MV버전 스칸디나비아 모형과 함께 전시 중.




이렇게 바다의 스테이지는 스칸디나비아 호 이야기와 러브라이브 굿즈가 공존하는 공간이 되었는데
최애가 사라져도, 여든이 넘은 나이에 자신이 사랑한 장소를 지키며 매일 옛날 얘기를 나누며 사는 삶은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만한 오타쿠들에게 여러모로 인상깊고 멋지다고 응원받고 있음.



Aqours 4집 '미체험 호라이즌'의 배경이 된 누마즈시의 세리자와 코지로 기념관에서
이번달 열린 스칸디나비아호 특별전에는 배의 역사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과 함께
러브라이브 굿즈들이 전시되었다. 이제는 럽라도 배 얘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는 것.
그리고 사장님이 저기에도 설명을 하나하나 달아두었다고.
ㅊㅊ 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