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미에서 이번 공연은 정수향의 공연으로 기억될 수 있다. 그녀는 단독 공연을 한 번 했다. 드레스는 그녀에게 꼭 맞아서 그녀의 아름다움을 빛나게 했다. 카메라는 의도적으로 박미경과 김유경을 피하면서 그녀에게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아하니 지금도, 나중에도 그녀의 머리에는 정치적 문제의 먹구름이 떠돌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가수가 된 적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북한 방송은 매우 개방적이고 정직하다.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를 보여줄 것인지, 또 누구를 보여주지 않을지 고의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무언가가 배후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박미경과 김유경이 이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행복하게 노래하고 춤추는 것처럼 보였다.
-페카 코르호넨 교수, 2013년 10월 10일 로동당 창건 68주년 기념공연 리뷰 중

-정수향(左)과 김유경(右), 2013년 10월 10일 로동당 창건 68주년 기념공연에서
모란봉악단에는 계급의 강등뿐만 아니라 공연에 따라서는 카메라의 따돌림도 존재한다. 김유경은 대위에서 소위로 2계급이나 강등된 뒤 몇 차례의 공연 무대에서 독창 혹은 중창 심지어는 세 사람이 부르는 노래에도 참여하지 못했으며 고작 5중창 혹은 6중창 무대가 전부였다. 그뿐만 아니라 무대의 중심부에서 밀려나 배치되고 그리하여 카메라의 포커스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페카 코르호넨 교수는 분명히 김유경도 그 자신이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유경에 대한 카메라 따돌림은 2년 만인 2015년 10월 11일 로동당 창건 70주년 경축공연에서 비로소 사라지게 된다. 이 공연에서 김유경은 풀 화면으로 혼자 카메라에 잡히기도 하였으며 조국향과 듀오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이후 김유경은 2015년 10월 24일 공식적인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의하여 대위로 다시 계급이 복귀되었으며 드디어는 모란봉악단에서 세 번째로 공훈배우 칭호를 받게 된다. 2016년 2월 그리고 5월의 공연에서 김유경의 어깨에는 작은 별 4개가 반짝이고 있었다.
카메라의 특정 단원에 대한 따돌림은 공연에 따라서 시기에 따라서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 예로 2014년 5월 19일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축하공연 무대에서의 '세계명곡묶음 경음악' 연주를 꼽을 수 있다. 이 공연에서 악장이자 제1바이올린 선우향희는 무대에 오르지 못했으며 현악 파트는 제1바이올린 차영미, 제2바이올린 홍수경, 첼로 유은정으로 구성되었다. 기나긴 17분 22초의 세계명곡묶음 연주시간 동안 제1바이올린 차영미는 무려 50여 회 이상, 첼로 유은정은 20여 회 이상의 단독 화면 샷이 방송되었으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제2바이올린 홍수경은 단 한 번도 혼자서의 단독 화면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는데 이 정도라면 의도적인 카메라 따돌림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구석에 위치한 피아노 연주자도 아니고 무대 전면에 위치한 현악 3중주단의 한 연주자에게 보여주는 이러한 따돌림은 사실 금방 표가 나는 행동이기도 하다.
또한, 현장의 무대 좌우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는 제2바이올린 홍수경을 화면 가득 단독으로 잡은 영상이 나오기도 했던 것으로 보아 TV 방송에서의 이러한 카메라 따돌림은 현장 차원의 판단이 아닌 보다 고도화된 윗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카메라 따돌림 덕분에 유튜브의 해당 영상에는 재미있는 댓글들도 있었는데 제2바이올린 연주자를 차영미의 쌍둥이 자매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제1바이올린 차영미와 제2바이올린 홍수경은 가끔 서로 위치를 바꾸기도 하였는데 화면에서는 차영미만 계속 나타나므로 아마도 이것에 기인하는 착각으로 보인다. 이러한 카메라 따돌림은 폐쇄적인 북한 사회의 공연무대 뒤에서 어떤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단편적으로나마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