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켓몬 스칼렛&바이올렛 스토리를 이끄는 캐릭터인 올림 투로 박사(이하 박사)

그리고 이번 작품의 실질적 주인공인 페퍼
후반부에 몰아치는 이들의 이야기는 원덬도 꽤나 인상적이었고, 꼭 원덬이 좋게 봤다 빼도 이 후반부 스토리는 스바 호평에 있어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어느정도 포켓몬 스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지금 쯤이면 대체로 엔딩을 봤겠거니 하고 끄적여봄(벌써 이 겜 나온지 한달하고 보름 정도 됨)

어느 버전을 플레이해도 위 두 박사는 페퍼의 부모로서는 실격인 사람들임. 한명은 사라졌고 한명은 연구에 미쳐서 자식 양육 똑바로 못했고

극을 이끄는 박사들은 사실 AI였는데, AI가 음모를 꾸미는 역할인 통상적인 작품들과 달리 스바의 AI는 본체 박사가 저질러놓은 똥을 수습하는 역을 맡음
타임머신과 패러독스몬 연구에 미쳐버린 본체 박사들과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AI라서' 욕망과 아집이 없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됨
실질적으로 박사AI는 박사로서 본체박사의 이성, 상식인으로서 이성, 나아가서는 부모로서 박사의 이성을 상징함

반면 시리즈의 최종 보스인 낙원 방어 프로그램은 박사의 욕망, 광기, 아집을 상징
흔히 좀 있어보이려는 서브컬쳐에서 낙원 어쩌고 그런 표현 잘 쓰기는 하는데
이 작품에선 딱히 현학적인 의미로 쓴 건 아니고 "가족들(올림 투로 페퍼)과 패러독스몬들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곳"을 일컬어 '낙원'이라고 부름
박사AI도 이딴 게 있는 줄 몰랐기에, 낙원 방어 프로그램 작동하자 진심으로 당황함
(속으로 본체 박사새끼야 좀 정도껏 해라 했을 듯)
이성의 역할인 AI는 부모로서 페퍼가 팔데아에서 안전하고 자유롭게 생활하는데 힘쓰고
광기의 역할인 낙원 방어 프로그램은 이미 실패해버린 낙원을 지키는데 집착한 셈

이번작의 주역 포켓몬인 코라이돈과 미라이돈(이하 돈씨형제)은 타임머신에서 사망하기 직전 박사의 후회와 반성을 상징함
타임머신에서 사망하기 직전에 박사는 돈씨형제들을 원래세계로 탈출시키는데 성공하는데, 결국 이 선택이 본인이 저지른 똥을 수습하는데 큰 공헌을 함
낙원의 수호용 돈씨형제는 낙원과 아집의 수호신으로서 팔데아의 '대공'을 지켰고
주인공과 함께 여행하고 성장한 돈씨형제는 여행을 통해 아들의 현생과 팔데아'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성장함

실질적으로 포켓몬 스바는 부모로서 박사들이 가진 여러 자아의 격렬한 충돌을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음
결과적으로는 아들을 박사 자신의 이상향(낙원)에 둘 소품으로 여긴 자아가 아닌, 자유로운 여행자로서 존중한 자아가 이긴 셈
+ 주인공에 대해

박사AI에게 사태를 수습할 핵심키로 선택받은 주인공은 팔데아에서 가장 자유로운 여행자임. 그 자질을 AI는 보았고, 훌륭히 이를 해냄
최종 엔딩전 스바 3개 스토리는 사실상 주인공을 이 지방에서 가장 자유로운 여행자로 만드는 과정임
체육관+포켓몬리그 루트는 어떤 포켓몬, 어떤 트레이너와 만나도 위축되지 않고 여행할 수 있게 만드는 힘
레전드 루트는 어떤 지형지물이 눈 앞에 있더라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드는 힘
스타탄 루트는 스타단 점령지로 인해 이동이 제한된 지역을 자유롭게 만드는 과정
이 세 루트를 모두 뚫고 최종장으로 향한다는 거 자체가 주인공이 이 팔데아에서 가장 자유로운 여행자라는 사실을 상징함
그리고 이 자유로운 여행자가 박사의 광기가 서린 패러독스몬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될 수도 있는 팔데아를 구함
+ 작품 주제의식에 대해

포켓몬 스바의 주제의식은 포켓몬스터 썬문(울트라썬문 말고)의 주제의식과 무척 비슷함
아이는 부모의 물건이 아니고 존중받으면서 자유롭게 성장해야할 존재다
물론 그 각본을 썬문은 좀 개판으로 써서 욕을 좀 많이 먹은(당장 저 릴리에가 가장 욕 많이 먹은) 작품인데
포켓몬 스바는 "우리는 어머니 물건이 아니에요!" 같은 직접적인 대사 없이도 아이는 부모가 가진 이상향의 장식품이 아니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보여줌

그럼 본 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