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가진 가장 섬세한 눈으로
당신을 읊는다
번듯한 체구
잘 다듬어진 손
눈을 맞아 살가워진 피부와
한층 더 빛나는 눈
나는
가는 시간이 아쉬워
공기가 흐르는 동안에도
당신을 외워 다니고는 하였다

감기는 눈을 지나
무언을 말하는 입술도 지나
숨을 간질이는 심장도 지나
당신에게 도달하게 되었을 땐
내가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하고

그녀는 흐르는 물에 들러
자신의 심장을 내놓는 법을 알았다
바람과 맞바꾼 숨소리와, 살갗으로 전해지는
더운 기운. 나뭇잎 사이사이로 비추는 결
앞서간 시간마저 착각을 들게 하는 계절은
멈추는 법을 몰랐다

당신을 좋아했던 시간을 훔치고 싶다
기꺼이 도려내고 잘라서 없는 곳으로
가져가고 싶다
어느 것에도 속해있지 않는
무해의 밤
둘만이 살아있는 영원한 밤
지는 햇살이 목적지를 잃어버려
낮잠을 자는 곳으로 데려간다면
더는 길을 헤매지 않아도 되겠지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없어
다른 말들과 엮어 쓴다 해도
당신은 퇴색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말하지 않는 법을 배우면 배울수록 더 벅차올라
단숨에 불이 붙었다
나는 그 모순을 참지 못해서
문장 사이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가늘게 숨을 쉬었다

틈과 틈새를 넘어가는 소리
불규칙적인 숨소리와 어설프게 들리는 모음
갈 곳 잃은 눈동자와 옷매무새를 생각하는 손
모르는 길을 걸으며 사색하는 발
지나간 시집을 찾는 귀
사랑은 사람이 낼 수 있는 최대치
사진 출처 -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