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은 심장마비만큼 아픈 것'으로 확인됐지만 왜 그동안 의사들은 그 사실을 간과했을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지난 2월 존 길버드 런던 대학 생식 보건 명예 교수는 생리통이 심장마비만큼 고통스럽지만 그동안 연구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남성이 생리통의 고통을 모르고, 생리통을 중점적으로 연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길버드 박사의 연구 발표에 여성 건강 전문의 이모겐 쇼 박사는 환영의 뜻을 밝히며 "생리통에 관한 대규모 조사를 해왔어야 했다고 말하진 않겠다"며 "남성들이 생리통을 겪는다면 아마 이 문제는 좀 더 심각하게 다뤄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생리에 대한 오해와 금기는 깨지고 있지만, 의료계에는 해당 담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생리통 예방이나 통증 완화 연구뿐 아니라 탐폰이나 문컵과 같은 보조 장치 연구 역시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여성의 고통은 의사들이 덜 심각하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여성만 느끼는 고통에 무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남성은 복부 통증 치료를 하기 전에 평균 49분의 진료 대기시간이 있지만, 여성의 경우 같은 증상이라도 65분을 대기합니다. '여성이 엄살이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성 차별적인 고정관념에서 비롯됐습니다.
'히스테리컬하다'라는 어원 자체도 옛날 히포크라테스와 그 학파가 여성에게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자궁에 병인이 있다고 생각된 데서 자궁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hystericus(자궁의)에서 유래했습니다.
현대 의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겪는 생리통을 신경질적인 반응 등으로만 생각하고 물리적 고통에 대해 심각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생리통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기보다는 어머니와 딸 사이에서 속삭여야 할 문제로 취급됐고, 연구나 학술적 가치보다는 '민간요법'의 영역으로 치부됐습니다.
인디펜던트지에 해당 연구 조사가 실리자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매달 겪었던, 겪고 있는, 겪어야 할 문제인데 지금까지 외면했다는 사실이 어이없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의료계의 여성에 대한 편견 각성을 촉구하는 발언들도 쏟아졌습니다.
http://www.ytn.co.kr/_ln/0103_20160529171009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