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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디어 마이 프렌즈' 신구, 폭력에 익숙해져버린 아버지와 딸…안타까운 '꼰대'들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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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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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24 조해진 기자] '디어 마이 프렌즈' 아버지와 딸, 신구와 염혜란의 사이는 아프고 또 아팠다.

28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극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 6회 '되돌아 갈 수 있는 길, 되돌아 갈 수 없는 길'에서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옮긴 석규(신구)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물을 쏟게 했다.

가정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엄마 정아(나문희)를 생각해 참고 참았던 순영(염혜란)이 안타까워서. 가슴으로 낳은 딸을 위해 사위 놈에게 주먹을 들었지만 결국 피를 흘리고, 경찰서에 끌려간 뒤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아버지 석균의 모습이 슬프고 답답해서. 미국으로 떠나는 순영에게 밥을 사주고 "자주 와" "연락처 남겨라"라고는 말해도 끝까지 "미안하다" 한 마디 못하는 석균과 끝까지 석균에게 따뜻할 수 없는 순영이 안쓰러워서 눈물이 터져나왔다. 

석규는 가정 폭력으로 시달린 딸 순영을 위해 짐승만도 못한 사위 놈을 대신 때려주고, 차를 망가뜨리고, 자백까지 녹음해 증거를 만들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순영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게 됐다. 사실 순영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 사람 중에 한 명은 아버지였던 석규였다. 

순영은 과거 초등학교 시절 석규가 일하던 회사의 사장 아들에게 성추행을 당해 울며 석규에게 털어놓았지만, 석규는 "그러게 왜 치마를 쳐 입어"라며 도리어 순영을 나무랐다. "괜찮냐" 한마디 혹은 조금이라도 같이 화를 내줬다면 순영은 아버지 석규에 대한 원망은 남지 않았을 터다. 너무 큰 분노를 참느라 피해자인 순영에게 화를 표출한 것일테지만, 석규는 아픈 순영에게 더 아픈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이후 석규가 분노로 사장 아들을 두들겨 패고 직장에서 잘렸다 할지라도 말하지 않으면 모를 일이 순영을 위로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만약 술김에 박완(고현정)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면 석규가 딸 순영을 사랑했던 마음은 영영 묻혔을 터다.

과거의 성추행 사건 이후 순영에게 석규는 그저 폭언을 일삼고, 명령을 내리는 지독하게도 가부장적인 아버지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순영 역시 원망을 가슴에 안고 '참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안쓰러운 여성이 되고 말았다. 다행히 시대가 변하고 교육을 받았기에 가정폭력에서 자유를 찾아 나올 수 있었지만, 그런다고 해서 상처가 아물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 잊고 잘 살고" "뭘 벌써 다 잊어요? 내가 뭐 아버지가 잊으라면 잊고 말라면 말아요?"

석규는 순영을 위한 말이었지만, 순영에게는 오롯이 그 마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결국 터져버린 순영의 한 마디는 감정조차도, 생각조차도 아버지의 앞에서는 마음대로 표현해서는 안 됐던 답답함과 슬픔의 집약체였다. 그리고 그 한 마디는 석규에게도 상처로 되돌아왔을 것이다. 딸을 위했지만, 딸이 행복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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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꿈틀임을 한 뒤 결국 또 다시 입을 닫는 순영의 모습과, 미안한 마음에도 끝끝내 "미안하다"하지 않고 뒤돌아선 석규의 뒷모습은 '소통'의 부재로 인해 점점 더 두꺼워진 부녀사이의 벽을 느끼게 하며 슬픔과 답답함 애잔함을 남겼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석규 아저씨가 돌아가신 뒤 박완을 통해 순영이 석규의 진심을 알았고 뜨거운 화해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는 살아생전에 그러지 못했다는 이야기이기에 어긋나버린 석규와 순영의 관계가 여전히 안타깝고 또 안타까울 뿐이다.

박완의 내레이션을 통해 석규의 사정은 보다 자세히 전해졌다. 석규는 박완에게 "그 시대 남자들이 다 그랬듯 자식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진실이고 뭐고 무슨 말을 할 게 있냐. 딸을 성추행한 놈보다 내 가난이 더 미웠는데"라고 털어놓았다. 

"바보 같은 아저씨"는 석규, 과거의 시대를 살아온 아버지들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감탄사였다. 배운 적이 없다고 해서 이후에도 배우려 하지 않은 것은 석규의, 아버지들의 잘못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잘못이 의도한 것이 아님을 어렴풋이 알기에 우리 자식들은 그저 눈물로 넘어간다. 

이번 에피소드를 곱씹으면 이러한 가정 폭력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과도기적 시기를 견뎌내고 있는 우리 세대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슴을 시리게 한다.

석규는 극 중에서 남존여비 사상과 지적 열등감이 강한 대표적인 '꼰대'다. 아내인 정아와 동문회 여자 사람 친구들을 무시하는 건 기본이고, 일상에 폭언이 난무한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스며들게 된 가정의 폭력 아닌 폭력은 폭력에 익숙해지게 만든다. 결국 자식을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로 자식에게 상처를 남기고, 그런 자식은 다시 부모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의 아버지 세대들은 이것이 잘못된 것인지도 몰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 세대를 아프게 했고, 이로 인해 '꼰대'들은 더 큰 아픔을 되돌려 받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는다. 그래서 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더 안쓰러운 연민이 든다.

"미안하다" 한 마디면 상처에 새살이 돋아날 텐데. 자식을 행복하게 만드는 많은 것들 중 한 가지는 아버지의 말 한 마디라는 것을 알지만, 스스로가 미워서-답답해서 표현하지 못하는 우리네 아버지들이 이제는 우리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길. 그리고 자식 역시 상처를 받았다고 상처를 다시 되돌려주지 않길. 현실에서는 쓸쓸한 석규의 등이 더 많아지지 않기를 바란다.

사진=tvN '디어 마이 프렌즈' 화면 캡처

조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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