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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한국문학에 빠져 번역 나선 외국인들…"3세대 번역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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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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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EPA=연합뉴스)
맨부커상 스미스 등 젊은 외국인 번역가 증가…한국어 늦게 배워도 열정 커

"번역가 체계적 양성·번역활동 지원 늘려야"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이제는 한국문학이 좋아서 번역에 뛰어든 '3세대 번역가'의 시대입니다."

대산문화재단에서 한국문학 번역 지원사업을 총괄하는 곽효환 상무는 한국문학 세계화 과정에서 최근 일어난 중요한 변화를 이렇게 정의했다.

소설가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을 놓고 일각에서는 데버러 스미스(29)라는 뛰어난 번역가를 만난 덕분에 얻은 우연한 행운이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 곽 상무를 비롯한 문학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민·관이 쌓아온 번역 지원 인프라가 두드러진 성과를 낸 것으로 본다.

최근 몇 년간 스미스처럼 한국문학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 젊은이들이 속속 나타났고 한국문학번역원은 이들을 위한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해 번역가를 양성하고 있으며 대산문화재단은 '채식주의자' 번역·출판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등 힘을 보탰다.

지난 20여년간 한국문학의 외국어 번역과 해외 출간을 지원해온 민·관 양대 기관인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학번역원은 특히 스미스처럼 이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번역가들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한국문학 세계화의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 한국문학 번역가, 시대별 변천사

1992년부터 한국문학 번역을 지원해온 대산문화재단은 번역가를 1세대와 2세대, 3세대로 구분한다.

1990년대 1세대 번역가들은 외국어에 능통한 한국인들이었다. 이들이 초벌로 번역하면 현지 원어민 번역가들이 한 번 더 손을 보는 식으로 이뤄졌다. 해외 출판시장에 한국문학이 거의 처음 소개된 시기였기에 큰 성과는 없었지만, 이문열과 이청준 등의 소설이 프랑스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외국어에 능통한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인들, 한국학을 전공한 외국인 연구자들이 나타나 2세대 번역가로 활동했다.

프랑스에서 권위있는 문학상인 페미나상 외국소설 부문 후보에 오른 이승우 작가의 '생의 이면'은 고광단 홍익대 불문과 교수와 주한프랑스대사관 외교관을 지낸 장 노엘 쥐테 씨가 함께 번역했다.

쥐테 씨는 최미경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와 함께 공동 번역자로 일하며 이승우와 황석영의 여러 소설을 번역해 황석영의 '손님'을 페미나상 외국소설 부문 후보로 올려놓기도 했다. 

2010년대 들어 한국문학에 빠져 뒤늦게 번역가로 뛰어든 스미스 같은 3세대 외국인 번역가가 등장했다. 좋아하는 작품을 선택해 번역에 매달리는 이들은 최적의 어휘를 찾아내기 위해 거듭 고민하고 연구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거의 완벽에 가깝게 번역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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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18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한국문학번역원 주최로 열린 세계번역가회담에 모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한국문학 번역가들.
이들의 번역으로 한국문학이 외국 독자들에게 전혀 불편하지 않게 읽히는 단계에 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스미스처럼 자국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젊은 외국인 학생들이 매년 한국어를 본격 연마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등에서 한국문학 번역가를 지망하는 원어민 학생들을 초청해 2년 과정의 번역아카데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곳에서 2002년부터 배출된 졸업생 500여명 중 일부는 번역가로 벌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르마 시안자 힐 야네스가 스페인어로 번역한 구병모의 '위저드 베이커리'는 멕시코에서 젊은층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소라 킴 러셀이 영어로 번역한 배수아의 '철수'는 미국 펜(PEN) 번역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 "3세대 번역가 활동 지원 늘려야"

전문가들은 이 젊은 번역가들의 활동에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 한 권을 번역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만큼 특히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채식주의자'의 경우에도 스미스가 샘플 번역본을 영국 포르토벨로 출판사에 보낸 뒤 대산문화재단이 번역 작업을 지원한 덕분에 출판사 측이 상업적인 성공에 대한 부담 없이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포르토벨로 출판사의 편집자인 카 브래들리는 지난해 대산문화재단 계간지에 쓴 '채식주의자' 출판 후기에서 "흔하지 않은 이런 비상업적 소설은 종종 재정적 위험을 상기시킨다는 사실을 굳이 돌려서 이야기하진 않겠다. 이런 작품이 편집자의 책상 위에 올라왔을 때 굉장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대산문화재단과 같은 기관의 지원은 이런 요인에 큰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도 해외 출판사나 판권 에이전시 등에 샘플 번역을 3천500여건 지원해왔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앞으로 한국문학 전문 번역가 육성사업의 수준을 높이고 번역 지원사업 범위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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