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에 이어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에서 안무 저작물의 모호한 기준과 인식 부재가 드러났다. '스우파' 방송 당시 노제가 만든 '헤이 마마'(Hey Mama) 안무가 큰 인기를 끌면서 여러 방송과 유튜브에서 상업적 콘텐츠로 사용됐다. 하지만 별도의 대가를 치르지 않아 안무 저작물의 후퇴한 현 주소가 드러난 바 있다.
이번에는 위댐보이즈의 바타가 만든 지코의 '쌔삥' 안무가 3년 전 에이티즈가 발표한 '세이 마이 네임' 안무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노제와는 다른 결로 여전히 갈 길 먼 안무 저작물의 현실을 보여줬다.
이 사실이 공론화되기 전까지 '쌔삥'은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챌린지를 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러나 에이티즈의 멤버 우영이 콘서트에서 '쌔삥'과 '세이 마이 네임' 안무 유사성을 지적하는 핸드 사인을 하면서 의혹이 커졌다.
여기에 에이티즈 안무가 안제 스쿠루브가 "바타와 에이티즈 산은 친구로 알고 있다. 친구끼리 이러면 안 된다"며 "바타가 안무 원작자인 안제 스크루브와 에이티즈에게 사과하길 바란다"라고 직접적으로 안무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바타는 자신의 SNS에 '쌔삥' 안무가 만들어진 과정과 영감 받는 부분을 설명하며 표절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와 안무가는 서로 리스펙트 하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라고 에이티즈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바타의 경솔한 입장문에 안무 표절은, 아이돌인 에이티즈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바타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댄서들을 찾아내 공유하며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논란이 잠시 흐려졌지만 노제에 이어 바타의 이슈가 손으로 가리키는 건 안무 저작물의 부재다.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안무 저작권도 연극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저작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안무가가 스스로 안무를 데이터화하고 저작물 등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선 연속된 몸동작에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이 담겨야 하는데, 단순한 몸동작 하나하나가 저작물로 보호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안무 저작물에 대한 법적인 해석만 있을 뿐 법적인 권리를 적용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저작권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저작권 등록을 한 안무 저작물은 최근 5년간 120건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등록된 총 저작물(25만 9850건)의 0.04%인 수준이다. 연도별 현황으로는 2017년 34건, 2018년 18건, 2019년 39건, 2020년 14건, 지난해 15건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임 의원은 "K-안무 위상에 걸맞은 저작권 보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안무가의 정당한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저작권 위원회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저작권 보호의 인식 향상과 보호가 미미하고,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바타의 표절 논란은 각자의 주장들이 대립하며 논란만 키운 꼴이 됐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더 이상 이 같은 논란은 일부 댄서들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여기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https://www.dailian.co.kr/news/view/1163668/?sc=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