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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내가 자기를 농락했다는 소개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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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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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pann.nate.com/talk/367900695

평범한 직장인인 30대 여자입니다.
결혼 관련은 아니나 빠르게 의견 들어보고 싶어 이 카테고리에 작성합니다.

얼마 전 소개팅을 했습니다.
저랑 동갑에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남자분인데,
굳이 스펙적으로 따지자면 저보다 약간씩은 낮은 그런 분이셨어요.
학벌, 직장, 집안 형편 같은 것도요.
제가 서울에서 중간쯤 인식인 학교를 나왔는데 그분은 서울 끝(?) 이라 인식되는 학교 나오셨고,
직장도 저는 공기업, 그분은 공기업 산하의 작은 공공기관(?) 같은 곳 다니셨어요.
근데 이런 건 처음부터 다 들어서 알고 있었고, 크게 상관없었기에 소개팅에 응했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는 건 이 남자를 거절한 이유에 스펙은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그렇게 소개팅을 하게 됐는데,
얼굴도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키도 175 정도로 적당했고 옷도 깔끔히 잘 입으셨어요.
이상한 질문도 없었고 사상도 이상하지 않았고,
여러모로 단점은 없고 소소한 장점들이 자주 보이는 그런 분이셨죠.
소개팅에서 이상한 사람을 워낙 많이 만나서, 이 정도면 정말 괜찮다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분은 첫 만남부터 뭘 많이 긴장하셨는지 땀을 자꾸 흘리시고 말도 좀 횡설수설 하긴 했지만, 이내 긴장 풀고 얘기 잘 하셨고, 그렇게 한 시간 반 정도 적당히 커피 마시고 저 집 근처에 데려다주고 헤어졌어요.

전 이 분과 잘해봐야겠다 생각했고 그렇게 연휴 끝나고 화요일이 됐어요.
근데 주5일 근무하다가 연휴 땜에 4일이 되다보니 업무가 너무 밀렸고 거기에 회사에 비상이 터지면서 너무너무 바빴어요.
그분은 아침에 굿모닝 인사하셨고 저도 출근길에 답장하고 소소히 얘기 잘 하다가 출근과 동시에 업무가 터졌던 거죠.
그래서 오전 10시쯤 오늘 업무가 너무 많다 이따 회의도 두 개나 있다, 답 늦어도 이해해달라고 했죠. 그리고 알겠다고 답변하신 걸 워치로 확인했고, 11시에 '아직도 바빠요?' 라고 보낸 걸 마찬가지로 워치로 봤으나 제가 회의 진행중이라 답은 못했습니다.

그렇게 회의 마치니 12시 30분으로 이미 점심시간이 시작돼있더라고요. 그때 폰을 여니 10시, 11시에 보낸 카톡 이후로
'진짜 많이 바쁜가 보네요' 와 '식사 맛있게 해요', 그리고 '밥은 먹었어요?' 30분 간격으로 와있었습니다.

그때 느낀 감정은 아... 왜 이렇게 보채지? 였어요.
하지만 제가 업무 때문에 마음이 급하니 이렇게 느끼는 걸까 싶어서 그냥 넘기기로 했고,
회의 마치고 이제 밥 먹는다고, 점심시간 30분이나 날아가 속상하다고, 잘 쉬고 계시라고 답장했죠.

그렇게 밥 먹고 커피 한잔 하며 업무 다시 하려는데
'밥 뭐 먹었어요?'와 '또 바빠요?' 가 10분 간격으로 와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때부턴 좀 짜증나더라고요.
휴일 끼여서 업무 많다고 했는데도 아침부터 지금까지 사람을 들들 볶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후 연락은

- 네 오늘 업무가 너무 밀렸네요. 오후도 계속 이럴 것 같아요.
- 커피 한 잔 하면서 일해요. 커피는 어떤 거 좋아해요?
- 전 아아 좋아해요. 단 거 싫어해서.
- 아 단 거 못 드시는 구나. 초콜릿도 싫어해요?
- 싫어하진 않아요. 당 떨어지면 먹는 정도.
- 아 사탕은요?

이런 식으로 뭘 자꾸 물어보는 식으로 연락을 하셔서, 솔직히 오전에 기운 다 빼고 좀 피곤한 상태라 '사탕도 잘 안 먹어요','전 이제 오후 업무 하려고 해요. 지금 해야 칼퇴할 수 있어서. ㅇㅇ씨도 오후 화이팅해요!' 이렇게 보냈어요.

그랬더니 '아..뭔가 끝내는 느낌이네. 왜일까요?' 이렇게 온 거 워치로만 보고 씹고, 퇴근 전까지 일만 미친 듯이 했습니다. 진짜 입사 이후로 이 정도로 정신 없었던 거 간만일 정도로 바빴어요.

그렇게 6시 조금 넘어서 컴퓨터 끄고 폰을 봤는데 그 사이에 카톡 4개 + 커피 선물 1개 이렇게 보냈더라고요?? 내용은

- 뭔가 끝내는 느낌이네 왜일까요?
- 아직도 바빠요?
- 진짜 바쁜가 보네
- (커피 기프티콘) + 마시면서 해요!
- (6시 정각 되자마자) 마쳤어요?

였습니다.
그래서 마쳤고, 커피 선물 고맙고, 오늘 하루 너무 바빴다 퇴근 잘하고 있냐 이렇게 보냈죠.
그러니까 또 질문살인마마냥 계속 제가 답을 해야만 하는 카톡들을 보내기 시작하셨어요.

저녁 뭐먹냐길래, 원래 해먹는데 오늘은 시켜 먹을거다, 아 요리 잘 하시나보다 무슨 요리 제일 잘하냐, 찌개류 잘한다, 돼지고기 넣냐 참치넣냐, 돼지고기 선호한다, 참치는 별로인가보네 어쨌든 자긴 요리 좋아하는 여자 좋다 밥 먹고 뭐할거냐


이런 식의 내용인데, 여기서는 너무 많아 다 줄였지만 이런 대화를 거의 40분은 했어요. 답도 보내자마자 1초만에 바로 읽으셔서 답장하는 데도 좀 지치는 느낌..

뭔가 대화 내용이 너무 재미가 없고 무엇보다 말을 안 끝내려고 하셔서, 전 이제 집에 왔다 식사 맛있게 하시고 저녁 시간 잘 보내고 계시라고 연락드렸어요.

그리고 그날 너무 무리했는지 기력이 다 빠져서 저녁 대충 시켜먹고 바로 씻고 누웠습니다.
그 사이에
밥 다 먹었냐, 집에서도 바쁘냐,
이렇게 카톡 두 개가 왔었고
저는 '밥 잘 먹었다, 너는 식사 잘 챙겼냐, 나는 오늘 바빠서 그랬는지 열도 좀 나고 몸살 기운이 있어 일찍 누웠다, 잘 자고 좋은 꿈 꾸고 내일 일어나서 연락하겠다' 라는 내용으로 보내고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카톡을 10개 넘게 보내셨더라고요. 중간중간 보냈다가 삭제하신 것도 있고...
보자마자 진짜 소름... 15분~1시간 간격으로 잠도 안 잤는지

진짜 자는 거 맞냐,
나는 너한테 호감이 있는데 넌 아닌 것 같다,
왜 자꾸 말을 끊으려 하느냐,
나 억지로 만나줄 필요 없다,
나도 나 별로라는 사람 만날 생각 없다,
내가 너보다 학교랑 직장이 낮아서 그러느냐,
아니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신경쓰지 마라,
새벽에 한번도 안깨고 자는걸보니 진짜 아픈가보네,
이러고 친구들이랑 술먹고 놀고 있는건 아니지?

이런식의 내용으로 혼자 화냈다가 풀었다가 의심했다가.....
와.. 보자마자 진짜 이건 아닌 거 같아서
아침에 바로 우린 인연 아닌 것 같다, 좋은 사람 만나라, 라고 보냈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아침부터 전화에, 카톡으로 사과 하고 난리난리....
당연히 다 읽고 씹었는데 카톡으로
우리 주말에 밥 먹기로 하지 않았었냐 그러니까 거절하더라도 그약속은 지키고 거절해라, 이런 식으로 말하길래 정떨어져서 아예 차단했습니다.


그랬더니 주선자한테 연락이 왔어요.
그 사람 스펙이 마음에 안 들었던거냐고요. 알고보니 그 샛기가 주선자한테 날 이상하게 얘기해놨고, 전 카톡내용 전부 캡쳐해서 주선자에게 보냈습니다.
그러니 주선자도 얘 이런 앤줄 몰랐다 미안하다, 친구로는 나쁘지 않았는데 이렇게 보니 쫌 무섭네, 걱정마라 내가 정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어제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하나 왔는데,
자기 ㅇㅇ인데, 사람 스펙으로 그렇게 따지는 거 아니다, 너 나쁜 사람 되기 싫어서 바쁘고 아프다고 거짓말한 거 다 안다, 결국 꼬투리 잡아서 거절하려고 한거면서 니가 날 농락하는 바람에 주선자랑도 싸웠다 니란 여자 진짜 어이없는데 억울하면 만나든가 전화로라도 해명해라, 아니면 닌 그냥 그런 여자인걸로 평생 기억하겠다,

이렇게 왔길래 캡쳐해서 주선자한테 보내고 그 번호도 차단했습니다.


진짜... 이게 제가 농락한 건가요??
대체 어디가??
한 번 만나서 커피 마시고 24시간 만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커피 마셨으면 사귀는 건가요???
제가 뭘 잘못 했길래 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제가 농락했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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