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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팝 음반에 ‘기후’는 없다”…고작 1억대 ‘플라스틱 쓰레기세’

무명의 더쿠 | 10-16 | 조회 수 6252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6247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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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물 음반 판매량 7000만장 넘을 듯…’

케이팝(K-pop)의 인기와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기쁜 소식’도 자주 날아든다. 하지만 케이팝 전성시대에도 그늘은 존재한다. 바로 시디(CD)를 품은 실물 음반 ‘과잉생산’ 문제다. ‘앨범깡’, ‘팬싸컷’ 같은 표현이 이러한 문제를 잘 보여준다. ‘앨범깡’은 팬 한 사람이 동일한 실물 음반을 중복해서 구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팬싸컷’은 ‘팬 사인회 커트라인’의 줄임말로, 팬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구매해야 하는 실물 음반의 개수를 뜻한다. 팬 사인회 응모권이 실물 음반 1장당 1개씩 들어있기 때문에, 팬들은 적게는 수십장, 많게는 수백장의 ‘앨범깡’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실물 음반은 시디, 케이스, 코팅 종이 등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은 생산·소각·재활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서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준다. ‘앨범깡’에 쓰인 실물 음반은 대부분 플라스틱 쓰레기가 된다. 이러한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에 드는 비용은 대부분 국민 몫이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하이브·에스엠(SM)·와이지(YG) 등 음반 기획사들이 최근 4년 동안 실물 음반의 플라스틱 쓰레기(CD, 포장재 등) 처리를 위해 정부로부터 부과 받은 세금은 3억4천여만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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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2018~2021년 정부가 대형 기획사 등 음반 제조업체 7곳에 부과한 폐기물부담금은 모두 1억9145만8천원이었다. 폐기물부담금은 재활용이 어려운 물건을 만들거나 수입한 업체에 폐기물 처리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음반에 든 시디(CD),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으로 만든 ‘굿즈’(기획사가 소속 가수와 관련해서 팬들을 위해 만든 상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음반을 감싼 비닐 포장지, 시디 케이스 등은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이하 이피아르) 제도 적용 대상이다. 이피아르는 생산자에게 의무적으로 제품의 일정량 이상을 재활용하도록 하되, 생산자가 직접 제품을 재활용하기 어려울 경우 제품의 회수·재활용에 드는 비용 일부를 부과하는 제도다. 우원식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8~2021년 실물 음반 관련 이피아르분담금은 모두 1억538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물 음반과 관련한 폐기물부담금, 이피아르분담금은 대부분 플라스틱에 부과된다. 지난 4년 동안 음반사들이 부과 받은 ‘플라스틱 쓰레기세’는 폐기물부담금과 이피아르분담금을 더해 모두 3억4525만8천원인 셈이다. 정부에 폐기물량을 신고하거나 정부 조사로 부과 대상이 된 업체는 모두 15곳인데, 이 가운데 연간 출고량 10톤(시디 약 58만장) 미만인 기획사 8곳은 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기획사들이 음반 판매로 올린 수익에 견주면 미미한 수준이다. 2018년 2282만장이던 음반 판매량은 지난해 5708만장(써클차트 톱400 기준, 국외 판매 포함)으로 4년새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기획사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빅 3’로 꼽히는 하이브, 에스엠, 와이지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공연이 막힌 상황에서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하이브, 에스엠, 와이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1903억원, 685억원, 506억원이었다.

수천만장의 플라스틱 음반을 팔아 막대한 이익을 거뒀지만, 지난 4년 동안 이들 기업에 부과된 플라스틱 쓰레기세는 하이브 1억2021만9420원, 에스엠 6807만1248원, 와이지 2724만1063원에 불과했다. 하이브의 경우 이달 초까지만 해도 폐기물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누락되어 이피아르분담금(재활용부과금) 5500만원가량만 부과된 상태였는데, 지난달 의원실 자료요청이 시작되자 2021년도 폐기물부담금 6500만원가량을 황급히 더했다.

https://img.theqoo.net/nUKsV

(중략)

<한겨레>는 지난 4~5일 제이와이피를 비롯한 대형 기획사 5곳(하이브, 에스엠, 와이지, 카카오엔터)에 폐기물부담금·이피아르제를 인지하고 부담금·분담금 등을 납부하고 있는지 물었다. 하이브·카카오엔터 2곳만 “이런 제도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기준에 따라 산정된 금액을 납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3곳은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쓰레기 처리·재활용 제도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팬들의 음반 과소비를 유도하는 등 ‘친환경’과 거리가 먼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팬들이 불필요한 음반을 과소비하게 만드는 케이팝 기획사들의 마케팅이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은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대형 기획사들은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친환경 소재로 만든 음반과 시디를 뺀 실물 음반 유형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한겨레>가 지난 4~5일 대형 기획사 5곳에 ‘실물 음반 과잉 생산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5곳 모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시디 없이 포장물을 최소로 해서 제작하는 형태의 앨범(메타 앨범, 플랫폼 앨범, 위버스 앨범, 스마트 앨범 등)을 도입하는 등 점진적인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https://img.theqoo.net/hCQpx

하지만 기획사들의 ‘친환경 마케팅’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구소장은 “불필요한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는 게 중요한데, 이러한 본질적 문제를 바꾸지 않으면서 친환경 소재를 홍보하면 그린워싱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플라스틱 쓰레기세 규제 강화 이전에, 엔터사들이 이에스지(ESG) 경영 측면에서 도덕적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케이팝포플래닛은 팬들이 음반을 구매할 때 자신이 수령할 실물 음반의 개수를 선택할 수 있는 등 ‘친환경 음반 옵션’을 도입해달라고 기획사들에 요구해왔다.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팬으로서 실물 음반이 아예 사라져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 실물 음반 판매량이 중요한 음반 순위 문제 등 더 큰 구조적 문제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팬 한 사람이 동일한 음반을 수십, 수백장 대량 구매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바꾸고 분리수거 방법을 표기하는 등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원식 의원도 “케이팝이 전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는만큼, 이에스지 경영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환경부도 음반에 분리수거 배출 문구 표기하도록 하고 부과기준을 확실히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실물 음반을 만들 수밖에 없다면 기획사가 직접 음반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지금보다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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