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판사님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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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래에 모바일 배려 있음
'개인주의자 선언'에 쓴 한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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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폭력성은 일부 특수한 사회에서만 나타나는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도와 양상만 다를 뿐 어딘가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판사는 직업상 평생 인간의 폭력성을 낱낱이 지켜보아야 한다.
매주 연이어 남성이 여성을 살해한 사건을
재판한 기억이 있다.
사소한 말다툼 끝에 아내를 망치로 때려 살해하고, 여관으로 다방 여종업원을 불러 성폭행 후 살해하고,
헤어지자고 한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의 온몸에 휘발유를 끼얹어 불을 붙이고, 불 붙은 채로 살려고 물가로 달려가는 그녀를 다시 쫓아가
돌로 내리치고...
연속으로 이런 사건을 보다 보면 마치 포식자인 한 종(種)이 일방적으로 다른 종을 살육하는 광경 같기도
했다.
어떨 때는 인간이란 끔찍하게 폭력적인 영장류 동물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나의 전작 ‘판사유감’을 읽은 분 중 가끔 “판사님은 순수하신가 봐요. 인간을 참 선하게만
보시는 것 같아요.”라며 충고 섞인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럴 땐 “그런가요?” 하며 웃을 수밖에. 어찌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순수해서가 아니라 이미 바닥을 충분히 보았기 때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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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질적으로 100% 동물이다. 그것도 흉폭한.
사회란 약육강식의 정글이고.
평화로운 자연 상태 같은 것은 존재한 적도
없다.
인간은 문명이라는 구속복을 입기 시작하면서 가까스로 아슬아슬한 인위적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디즈니의 '주토피아'는 굉장히
현실적인 은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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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약자에 대한 공격, 혐오 본능의 발현에 대해서는 다소 과도할 정도의
분노, 경고, 사회적 압력이 필요하다.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분노하는 연대의식은 약육강식의 본능을 억제하는 최소한의
구속복인 것이다.
그것보다 약자의 분노의 과도함, 비합리성에 대해 투덜거리는 것을 우선하는 이들은
인간들의 야수적 본능(그리고
문명의 허약함)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거나, 무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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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