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영화 <서복> 미술감독
2019 영화 <기생충> 미술감독
2018 영화 <독전> 미술감독
2017 영화 <침묵> 미술감독
2016 영화 <옥자> 미술감독
등등등
봉 감독과의 작업은 '옥자'에 이어 두 번째. 그는 '독전''관상''도둑들''미인도' 등의 미술감독에 앞서 2003년 '국화꽃 향기' 데코팀으로 출발했다. "그때는 이방인 취급을 받았어요. 연극·뮤지컬·오페라 같은 무대미술작업을 하다가 선배님을 통해 영화미술을 처음 시작했던 것이었는데, 너무 모르고 부족했죠."
그는 "그만둬야지, 가 아니라 내가 언젠가는 하고 만다는 오기가 생겼다"며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일을 하고 있다보다"고 했다. "스승이신 주병도 미술감독님, 민언옥 미술감독님이 늘 말씀하셨어요. 진정성으로 일해라! 그때는 귀에 안 들어왔는데 저도 오래 하다보니 같이 일하는 분들에게 이런 얘기를 가끔 합니다. 욕심 부리지 말고, 자만하지 말고, 끝까지 하자! 전 그게 감독님들이 얘기하셨던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하준 미술감독님 인터뷰인데 중간에 민언옥 미술감독님이라고 언급이 되는데
원덬은 어디서 익숙한 이름인거 같은데 생각해보니까
역대급 예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드라마 '궁' 의 미술감독이었음
영화 <내 마음의 풍금> <춘향뎐> <혈의 누>의 민언옥 미술감독이 드라마 <궁>으로 1회 서울드라마어워즈 미술상을 수상했다. 장르를 넘나들며 영상미술의 세계를 펼치고 있는 민언옥 감독을 만났다.
서울드라마어워즈는 국내 드라마는 물론, 해외 드라마까지 모아 후보작을 선정하고 그중 좋은 작품을 가려 수상하는 에미상과 같은 상이다. 올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이 상은 방송사별로 집안잔치에 그쳤던 그간의 드라마 시상식을 하나로 합쳤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춘향뎐>으로 대종상 미술상을, <혈의 누>로 춘사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미술상을 석권한 민언옥 감독은 드라마 <궁>으로 이 첫 번째 드라마어워즈 미술상까지 거둬들였다.
드라마 <궁>의 미술은 전형적인 TV 드라마라기보다는 오히려 영화에 가까웠다.
<궁>은 프리프로덕션 과정을 거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사전제작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서 그때 그때 즉석에서 대응해야 할 것들이 있긴 했지만, 제작에 들어가기 전 연출을 맡았던 황인뢰 감독과 상의하면서 주요 세트장들을 만들어놓을 수 있었다. 세트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미술 측면에선 중요한 부분은 사전제작 한 거나 다름없었다.
<궁>은 과거에 있었던 공간도, 현재에 있는 공간도 아닌데 어떻게 구상했나?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난 어떤 공간을 상상하고 그 안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기 위해 텍스트를 많이 수집한다. <궁>은 왕궁에 살았던 사람들 사진을 수집했었다. 왕, 내관, 귀족들, 나인들 이런 사람들 사진을 수집해서 보고, 그 표정들을 보면서 그 안으로 들어가 보는 거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궁>이 ‘죽은 아이 살리기’ 프로젝트라는 거였다. 조선 말기 궁에 살았던 사람들은 서서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자의에 의해 사라진 것도 아니고, 외세에 의해 단숨에 그 삶을 박탈당한 사람들 아닌가. 순식간에 사라진 그 사람들이 지금 현재에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작업을 했다. 우선 사람들을 생각하고, 캐릭터에 맞는 의상 컨셉을 잡았다. 그리고 그 다음에 공간을 생각해냈다.
의상을 먼저 생각했다고?
난 프로덕션 디자인에서 의상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있는 이 작업실이라는 공간도 나를 표현해주겠지만, 난 나를 표현하는 게 이 공간보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티셔츠다. 내가 편안함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걸 이 티셔츠는 단숨에 알려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의상은 의상팀이 따로 있지만, 전체적인 의상 컨셉을 잡고 그러는 건 함께 이야기하고 상의해서 정한다. 물론, 컨셉만 정하면 의상팀에서 세부적인 건 다 맡는다. 프로덕션 디자인이란 무대나 세트장을 창조하는 것뿐 아니라, 의상과 조명 등을 포함한 모든 시각적인 요소들을 통합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궁>의 디자인은 <혈의 누>와는 상당히 달랐다. 다른 사극들에 비해 꽉 짜인 느낌이었다.
<궁>은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공간이다. 과거의 공간이 현재에 있어야 하는. 그런 충돌하면서도 조화로운 공간을 표현하는 데 여백이라는 게 많이 필요하진 않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