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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가진 실력만큼만 보여줘도 충분해" 신인들의 롤모델, 이정후의 조언 [춘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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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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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WXEwA

신인타자들은 하나같이 이정후가 롤모델이라고 말한다. 신인투수들은 다들 이정후와 상대해보고 싶다고 도전한다. 이런 후배들의 말을 접한 이정후의 반응은 어떨까.

[스포츠춘추=고척]

지금 우리 시대 최고의 야구선수는 누구일까. 지난 9월 15일 열린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만난 신인 선수들의 말을 들어보면 답은 나와 있다.

신인 타자도 신인 투수도 한 목소리로 외친 이름은 '이정후'였다. 키움 히어로즈가 1라운드 지명한 포수 겸 투수 김건희(원주고)는 자신의 타격 롤모델로 이정후를 언급했다. 프로에서도 투타 겸업을 이어갈 김건희는 이정후의 타격 영상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삼성이 지명한 투수 이호성(원주고)은 상대하고 싶은 타자로 이정후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컨택 능력이 좋으시고, 장타력도 있으시다. 왼손타자에게 쓰는 구종을 섞어 던져서 삼진을 잡아보고 싶다"고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이정후를 롤모델로 삼고, 프로 무대에서 이정후와 상대하는 날을 꿈꾼다. 한때 이승엽이, 양준혁이, 이대호가, 류현진이 있던 그 자리에 이제는 이정후가 자리하고 있다. 후배 선수들에게는 이미 '모두의 정후'가 된지 오래다.

왜 이정후인가. 9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전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이날 이정후는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모든 부면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주역이었다.

7회초엔 엄청난 수비로 팀을 구했다. 2대 3으로 한점 뒤진 가운데 2사 1, 3루 위기상황. 김주원의 잘 맞은 타구가 높이 떠올라 가운데 담장을 향했다. 맞는 순간 장타를 예감하게 만드는 큰 타구였지만, 이정후는 계속 따라가 공을 쫓았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살짝 몸을 틀며 점프해서 공을 낚아챘다. 펜스 충돌을 불사한 이정후의 호수비로 키움은 최소 2실점 위기를 실점 없이 넘겼다.

사실 기자실에서 봤을 땐 김주원의 방망이에 맞는 순간 무조건 안타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까이 있던 키움 관계자는 '잡힌다'고 장담했다. 실제로 아웃이 되자 '이정후니까 잡는다고 봤다'면서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만큼 수비에서 굳건한 믿음을 주는 선수로 자라난 이정후다.

NC 쪽으로 완전히 넘어갈 뻔한 흐름을 붙잡은 이정후는 7회말 공격에서 쐐기 3루타를 날렸다. 팀이 5대 3으로 역전에 성공한 가운데 2사 만루 찬스. 여기서 이정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우익수 이명기가 몸을 날려봤지만 잡지 못했다. 공이 펜스까지 굴러가는 사이 주자 3명이 전부 홈을 밟아 점수는 8대 3으로 벌어졌다.

야시엘 푸이그의 말뚝박기 2점 홈런까지 터진 키움은 10대 3으로 NC를 꺾고 고척 NC전 7연승을 달렸다.

이날 7회말 3타점 3루타로 이정후는 시즌 103타점에 도달했다. 자신의 한시즌 최다인 2020년(101타점)을 뛰어넘는 개인 시즌 최다기록. 여기에 시즌 10호 3루타로 2루타(30)-3루타(10)-홈런(21)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앞서 이 기록을 세운 타자는 1999 한화 송지만과 2016, 2017, 2021 삼성 구자욱 등 두 명뿐이다.

보통 3루타는 발 빠른 라인드라이브 히터의 전유물이다. 반면 홈런을 공을 띄울 줄 아는 거포가 친다. 3루타를 10개나 치면서 홈런도 20개 이상 기록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야구로 홈런을 늘리는 대신, 자기 야구를 유지하면서 홈런까지 많이 때리는 길을 찾아낸 이정후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처음 프로에 왔을 때는 몸이 왜소한 편이었다. 팀에서 꾸준하게 몸을 관리해 주시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 써주셔서 연차가 쌓일수록 체격도 커지고 힘도 붙었다"며 "전에는 펜스 앞에서 잡힐 타구가 홈런이 되고, 수비수가 중간에서 잘랐을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간다. 그러면서 2, 3루타가 많아져서 이런 기록도 세웠다"고 말했다.

단점이 없는 타자이자 못하는 게 없는 선수 이정후는 후배 타자들의 롤모델 1순위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난 고교생으로 프로에 입단해 2군 생활 없이 바로 주전을 차지했다. 신인왕도 받고, 국가대표로 하고 계속 잘하고 있어서 어찌보면 후배들이 나를 꿈꾸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정후는 "내 동기 중에도 아직 1군에 못 올라온 친구들이 있는데 난 운 좋게 신인 때부터 뛰었다"며 "고교생들이 저를 부러워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후배 타자들에게 "내 기량이 10인데 그 이상, 12나 13, 15까지 보여주려고 하지 말라"는 조언을 전했다. 그는 "후배들이 프로에 오면 그것만으로도 힘들 거다. 내가 가진 것만 잘 보여준다면 충분히 1군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며 "기량만큼만 보여줘도 충분한데 그 이상을 하려다 다치는 경우가 있다. 거기서 오는 상실감이 굉장히 크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친구들이 프로에 오면 당연히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그 나이 때 실패를 해봐야 연차가 쌓일수록 얻어갈 게 있다"며 "프로에 와서 패기있게,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잘할 거다. 더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럼 자신과 경쟁해보고 싶다는 후배 투수들에게 대한 생각은 어떨까. 이정후는 "안 그래도 영상을 봤다. 삼진 잡고 싶다고 한 친구(이호성)도 봤는데, 그건 당연히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사실 그렇게 말한 친구들과 맞대결했을 때 '아, 저 친구가 나에 대해 말했었지'하고 기억이 나진 않는다"는 이정후는 "그 상황에서 좌투수면 좌투수가 던진다고, 우투수면 우투수가 던진다고만 생각하지 상대 이름을 보고 야구를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어떤 선수든 상대하는 투수와의 승부에선 지고 싶지 않다"며 "나 또한 최선을 다해 안타를 칠 생각"이라고 선포했다. 상대가 누구든 봐주거나 허투루 승부하는 법은 없다. 누굴 만나도 전력을 다해 싸우는 마음가짐은 이정후가 우리시대 최고의 선수로 올라선 비결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spoc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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