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박상우 기자 = 포켓몬빵 재고를 묻는 아이를 훈계했다가 아이 엄마와 누나 앞에서 무릎을 꿇은 편의점 점장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살다 살다 빵 하나 때문에 무릎까지 꿇어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편의점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다. A씨의 매장은 주택가 인근이며 초등학교가 가까워 어린이 손님이 많다고 한다.
아이들은 주로 포켓몬빵을 사러 매장을 찾는데, A씨는 현재 발주를 끊은 상태다. 앱을 통해 빵을 되파는 행위, 물류차를 따라다니는 행위 등의 사례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재고 여부를 묻는 아이들에겐 발주일을 미룬다는 등 엄포까지 해둔 상태라고. 그럼에도 포켓몬빵의 재고를 묻는 아이들은 여전히 많다고 한다.
이날 역시 한 아이가 포켓몬빵 재고를 물었고, A씨는 "포켓몬빵 없다. 내가 그거 또 물으면 다음에 어떻게 한다고 했지?"라고 강한 어조로 훈계했다. 아이는 수긍했는지 곧장 매장 밖으로 나갔다.
이후 3분쯤 지나 아이는 엄마, 누나와 함께 매장에 다시 찾아왔다. 아이 엄마는 흥분한 상태로 A씨에게 따져 들었다. 왜 아이에게 으름장을 놓고 겁을 줬냐는 것이다.
아이 엄마는 "그 말을 들은 아이 기분이 어떻겠냐", "없으면 없는 거지 왜 그렇게 말하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또 아이들이 묻는 게 싫다면 가게 앞에 써 붙이면 되지 않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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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너무 (포켓몬빵의 재고를) 묻는 아이들이 많아 대응을 세게 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발주를 끊은 거고, 지금 다른 손님이 계산을 기다리시니 일단 자리를 비켜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이의 누나는 말이 안 통한다며 매장 사장의 번호를 물었고, A씨는 본인이 점장임을 밝혔다.
A씨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 엄마와 누나는 그 말에 더 화가 난 듯 "사장이 그래도 되는 거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A씨는 수 차례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했지만, 아이의 가족들이 계속 항의하자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아이 엄마는 이런 걸(무릎 꿇는 행위) 시킨 게 아니라 사과를 요구한 거라며 아이가 A씨를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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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카운터 밖까지 나와 무릎을 꿇었다. 이를 본 아이 엄마는"뭐 이런 가게가 다 있냐"며 매장을 황급히 떠났다고 한다.
A씨는 "단골 분께 상황을 설명하다 나도 모르게 눈물까지 났다. 내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건 맞지만, 사장 자격, 서비스업 능력 지적까지 받다 보니 가게를 해나갈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생기더라"라고 하소연했다.
사연 글을 본 누리꾼들은 "아이 부모가 너무 과잉 대응을 한 듯" 등의 반응도 있지만 "아이한테 윽박지르고 겁준 사장도 문제", "애초에 잘못해놓고 무릎까지 꿇는 것은 '피해자코스프레' 아니냐"는 등 편의점 점주의 대응을 질타하는 반응도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