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임신 6주’ 10살 성폭행 피해아동, 임신중지 못해…미국 대혼돈
37,303 182
2022.07.04 22:32
37,303 182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지를 헌법적 권리로 본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이번에는 10살 성폭행 피해자가 거주하는 주에서 임신중지를 못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퇴행적 판결을 쏟아내는 대법원에 대한 여론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오하이오주의 10살 성폭행 피해자가 6주 이후 임신중지를 금지한 주법을 피해 이웃 인디애나주에서 임신중지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3일 보도했다. 이 아동은 갓 임신 6주를 넘겼는데, 오하이오주는 지난달 24일 대법원이 ‘임신중지 문제는 각 주가 법률로 정할 일’이라고 판결하자 엄격한 임신중지 금지법을 발효시켰다. 임신부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만 임신중지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오하이오주 의사한테 이 아동을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은 인디애나주 의사 케이틀린 버나드는 이웃 주들에서 환자들이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디애나주도 이달 말께 임신중지를 금지할 것으로 보여, 이곳과 이웃 주 환자들은 곧 임신중지를 허용하는 다른 주를 찾아야 할 처지다.

임신중지 금지법을 발효한 주들에서는 법원이 효력을 정지시키기도 하고 효력정지가 뒤집히기도 하면서 환자들과 의료기관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켄터키·플로리다·유타·루이지애나·텍사스주 법원은 법률이 적절히 발효됐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효력을 잠정 중단시켰다. 그러나 텍사스주 대법원은 1925년 제정된 임신중지 금지법에 대한 하급 법원의 효력정지 결정을 지난 1일 무효화했다.

미국의 50개 주가 임신중지 합법·불법화에 대한 입장으로 거의 반분된 상황에서 양 진영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 자유주의 성향 주인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11월에 연임에 도전하는데, 첫 텔레비전 선거 광고를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플로리다주에서 한다. 독립기념일인 4일에 방영될 이 광고는 “당신의 주에서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 플로리다에 사는 모두가 자유를 위한 투쟁, 지금도 자유를 신봉하는 캘리포니아와 함께하기를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공화당 소속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임신중지권 문제는 물론 동성애에 대한 교육 문제 등을 놓고 매우 보수적인 정책을 펴는 것을 겨냥한 광고다.

일리노이 등 임신중지를 합법화한 주들은 주변 주 여성들에게 ‘피난처’가 돼주겠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 최근 대법원이 잇따라 내놓은 뉴욕주 공공장소 권총 휴대 허가제 위헌 판결, 연방 환경보호국에 광범위한 온실가스 규제 권한이 없다고 한 판결을 놓고도 민주당 집권 주들은 개별적 입법으로 ‘퇴보’ 방지에 나섰다.

일대 혼란을 야기한 대법원은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엔피아르>(NPR)와 <피비에스>(PBS) 공동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57%가 임신중지권 판결에 정치적 배경이 강하게 깔렸을 것이라고 답했다. 주로 법리에 따른 판단일 것이라는 응답은 36%뿐이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마켓대 여론조사에서 1년 전 60%였던 대법원의 업무 수행 지지도가 올해 5월 44%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1973년 마련된 ‘로 앤 웨이드’ 판례를 깨는 내용의 판결 초고가 5월 초에 유출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 인한 혼란에다 총기와 온실가스에 대한 퇴행적 판결까지 이어져 대법원의 신뢰도는 더 추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049545.html
목록 스크랩 (0)
댓글 18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바이오더마 X 더쿠 💦] 내 피부 수분이끌림! 컨디션 2배 끌올! <하이드라비오 에센스로션> 체험 이벤트 351 00:07 6,83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901,04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438,74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95,9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19,75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700,46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523,33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80,24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2 20.05.17 3,080,8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53,13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34,16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2344 이슈 얼굴합 좋다고 자자한 '선업튀' 주인공들 비주얼케미는 어디서 나오는걸까.jpg 10:07 0
2402343 이슈 라이즈 첫 팬 콘서트…1만 관객 동원 "꿈 이뤄 벅차고 감사" 10:07 34
2402342 이슈 나는 이런식으로 여자 못만나본 티를 낼 수 있을거라곤 상상해본적도없음(약혐🤮) 3 10:06 444
2402341 유머 탐정놀이할때가 가장 웃긴 일부남자들 10 10:03 685
2402340 팁/유용/추천 전세계 언어로 잘생겼다고 댓글이 달리는 그 시절 영국인 4 10:01 1,107
2402339 기사/뉴스 [IS포커스] SBS 금토드라마 아성 ‘흔들’...‘5연타’ MBC에 왕좌 뺏기나 5 10:01 500
2402338 정보 Kb pay 퀴즈정답 10 10:00 495
2402337 유머 사막 다녀옴.jpg 2 09:58 1,001
2402336 정보 미리 올려보는 네이버페이12원(끝)+1원 18 09:57 682
2402335 이슈 F1 마이애미 그랑프리에 초청돼 체커드 플래그를 흔든 블랙핑크 리사 5 09:56 1,057
2402334 이슈 "범죄도시4 해도 너무 해"…영화계에서 쓴소리 터진 이유는 19 09:55 1,710
2402333 이슈 작업하다가 막히면 특정 멤버를 짜낸다는 밴드.ytb 3 09:55 928
2402332 이슈 철학과에 합격한 고3의 자소서 서문.jpg 12 09:53 2,654
2402331 이슈 조혜련 빠나나날라에 대해 잘 모르는 사실 6 09:53 1,555
2402330 이슈 현재 전국 날씨.jpg 11 09:51 2,565
2402329 이슈 어떤 배우와 붙어도 잘 어울린다는 반응 많은 케미굴소스 김혜윤.jpgif (스압주의) 16 09:51 1,172
2402328 이슈 이번 생일때 라이즈 앤톤이 부모님께 받았다는 선물.jpg 9 09:49 2,156
2402327 이슈 한국은 잘 없지만 미국에선 엄청 자주 먹는다는 조합 19 09:49 3,147
2402326 이슈 피곤할때 안자고 폰 만지게 되는 악순환 6 09:47 1,989
2402325 이슈 나라별 가난한 음식의 상징...jpg 18 09:46 3,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