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재가 시대를 바꾸는 걸까, 변화가 천재를 끌어내는 걸까. 지난 2월 7일 자 《뉴욕타임스》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이날 《뉴욕타임스》엔 암호화폐 ‘루나(Luna)’로 큰돈을 번 투자자가 소개됐다. 에띠앙이라는 이 투자자는 2년 전 20센트에서 35센트 사이 가격(한화로 약 240원에서 420원)으로 루나 2만5000달러어치를 구입했다. 루나 가격을 50달러로 계산했을 때 현재 그의 자산은 약 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억원이다. 기사는 이처럼 루나로 큰돈을 번 사람들을 ‘루나 백만장자(Luna Millionaires)’라 표현했다. 루나의 시총은 2월 10일 기준 225억 달러, 원화로는 약 27조원이다. 전체 암호화폐 코인 중 9위,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을 제외하면 7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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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갑을 떨며 테라와 권도형 대표를 잔뜩 설명한 이유는 하나다. 블록체인에 비우호적인 한국의 환경에도 불구하고 명목 화폐에 도전장을 내고 경쟁 중인 세계적인 코인을 한국의 천재들이 만들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암호화폐를 젊은이들의 투기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사회 분위기가 그렇고 정부의 규제가 그렇다. 2021년 9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을 때도 우리나라는 ‘세상에 이런 일이’ 수준의 해외토픽으로 취급했다.
당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ICO 금지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ICO를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등 사기 위험 증가, 투기 수요 증가로 인한 시장과열 및 소비자 피해 확대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술·용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할 방침이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개당 얼마에 들어가 수익을 몇 프로 먹고 나오겠다는 식의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본질적인 가치를 따져보는 자세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