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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죽었다던 야구는 어떻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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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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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3일은 몇 년간 증폭돼 온 ‘야구 위기론’의 상징 같은 날로 기억될 것이다. 당시 NC-키움 전이 열린 고척스카이돔에 입장한 관객은 개장 이래 최소인 774명. ‘충격’, ‘그들만의 리그’, ‘KBO리그의 민낯’, ‘프로야구 맞나?’ 같은 제목의 기사들은 야구의 ‘사망 진단서’처럼 보였다.

흥미로웠던 건 ‘고척돔 관중 774명’을 다룬 기사들의 포털 사이트 반응에 ‘좋아요’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사실이다. 몇 년 간 ‘야구 인기 하락’을 제목으로 단 기사에 꽤 자주 벌어진 현상이다. 야구 인기 하락에 누군가는 기뻐하고 공감했다는 것이다. 그 기쁨과 공감 혹은 ‘야구 혐오’를 인터넷상에서 표현하려는 집단적 욕망이, 야구가 망해가서 슬픈 집단의 표현 욕구보다 컸다는 것이다. 일부 매체는 ‘야구 혐오’를 자극하는 콘텐츠들로 클릭수를 올리기도 했다. ‘야구 혐오’가 장사 되는 콘텐츠였다는 사실은, 몇 년간 야구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현상이 단순히 ‘인기 저하’를 넘어 ‘집단간 문화 갈등’의 양상이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 현상의 분석은 필자의 깜냥을 넘어선다.

그로부터 한 달 가까운 시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경기장 취식과 육성 응원이 허용됐고, 코로나 시대 이후 첫 매진, 첫 일일 10만 관중 같은 소식들이 들려왔다. 기사 제목에 ‘희망’, ‘진짜 야구의 봄’ 같은 단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야구는 회생하고 있는 걸까?



먼저 관중수를 보면 회복세가 뚜렷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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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6,902명이던 경기당 평균 관중은 5월 들어서는 11,411명으로 늘어났다. 65%p의 증가폭이다.

관중 증가는 야구만의 현상이 아니다. 4월에 3,892명이던 K리그1의 평균관중도 6,344명으로 늘었다. 증가폭 63%p로 프로야구와 거의 똑같다. 즉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관람 환경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KBO리그의 5월 관중을 주목해보자. 5월 1일부터 8일까지의 경기당 평균 관중 11,411명은 코로나 이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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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직전인 2019년 5월 1일부터 8일까지 35경기에 입장한 평균 관객은 11,361명. 올해 같은 기간 35경기 평균 관중보다 적다. 즉 올해가 3년 전보다 약간 많다. 3년 전 9위와 10위였었던 인기 팀 KIA와 롯데의 올 시즌 선전을 감안해도 인상적인 회복 속도다.

관람 환경이 정상화되면서, 관객수는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정상화된 관람 환경은 ‘직관 팬’의 숫자만 늘리는 게 아니다. TV 중계 시청자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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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1일부터 8일까지의 KBS N 스포츠와 MBC스포츠+, SBS스포츠가 중계한 21경기 프로야구 평균 시청률은 0.891. 지난 ‘코로나 시대’ 2년의 시청률을 훌쩍 뛰어넘어, 2019년의 0.899에 근접했다.

관중의 뜨거운 함성이 들리는 야구 중계를 보면서, ‘이제야 야구 볼 맛 난다’고 느끼는 우리의 체감과 일치하는 현상이다. 즉 관람 환경 정상화는 프로야구의 ‘TV 콘텐츠로서의 경쟁력’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구에 대한 회복된 관심은, 경기장과 TV 중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야구를 검색해 보는 횟수도 늘어났다. ‘프로야구’, ‘야구’, ‘KBO’ 같은 야구 관련 단어들을 네이버 검색창에서 찾아본 횟수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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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야구, KBO, KBO리그 등 야구 관련 검색어의 네이버 검색 데이터. '상대적 검색량’은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의 조회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하여 상대적 정도를 나타냄. 예를 들어 2016년 이후 월간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2016년 4월의 검색량이 52%였다는 뜻이다)

올해 4월 프로야구 관련 단어를 검색한 ‘상대적 검색량’은 78. ‘네이버 트렌드’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2016년 이후 4월 검색량으로는 최대치다. 즉 올해 4월은 한국인들이 2016년 이후 가장 야구에 관심 많았던 4월이었던 걸로 보인다. 그리고 5월 첫 주 검색량은 그 4월보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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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야구에 ‘노관심’으로 알려진 젊은 세대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24세 이하 네이버 이용자들의 올해 4월의 ‘상대적 검색량’은 81. 2016년 4월보다 2배 이상이다. 다른 주제들과 비교해서 '상대적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야구 자체에 대한 관심은 6년 전에 비해 꽤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리고 이 집단의 관심도 역시 5월 들어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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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5월 첫 주까지의 모습으로 ‘야구가 부활했다’는 결론을 내기는 이르다. 이전까지의 상황만으로 ‘야구는 죽었다’고 선언하는 게 성급했던 것처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보복 소비’, 인기 팀들의 선전 등 변수들의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확실한 건 올 시즌 초반의 방향은 긍정적이라는 것. KBO가 ‘인기 회복’을 지상 과제로 설정하고 실질적 방안을 찾기 시작했고, 선수들은 3년 만에 다시 만난 팬들을 훨씬 나은 팬서비스로 맞이하고 있다는 미담들이 들려온다. 오랜만에 찾아온 ‘야구의 봄’을 짧은 신기루로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선배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해서, 저희가 많이 바꿔보자고 이야기를 했어요.(팬서비스는)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하는 거라고 후배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든 누구든, 선수들이 보이면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인을 원하시는 건지 모를 때도 있거든요.

‘사인해 주세요’라고 말씀해 주시면,

저희는 항상 가겠습니다

류지혁 /KIA 내야수. SBS ‘야구에 산다’와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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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6일, 금요일 경기로는 5년 만에 매진된 사직구장.

글=이성훈 기자, 에디터=유효상






출처 : SBS 스포츠국 이성훈 기자 블로그 (https://blog.naver.com/chepedroia/222727320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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