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33)씨의 전 여자친구 A씨는 2016년 8월 서울 성동경찰서에 정씨를 불법촬영 혐의로 고소했다. 정씨가 허락을 받지 않고 휴대폰으로 성관계 장면을 찍었고 동영상 유포가 두려우니 정씨를 처벌해달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씨 변호인과 경찰은 A씨의 호소에도 사건을 조작했다. 정씨의 법률대리인인 B(45) 변호사는 경찰 조사 전 휴대폰 압수를 우려해 사설 포렌식업체에 휴대폰 복구를 의뢰했다. 동시에 정씨 사건을 맡은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 C(57) 경위에게 "정씨 휴대폰이나 포렌식 자료 확보 없이 사건을 신속하게 송치해 달라"고 부탁했다. C경위는 이런 부탁을 받아들였다.
C경위는 범행을 입증할 결정적 단서인 정씨의 휴대폰을 끝내 확보하지 않았다. 그는 상부에 허위 보고도 했다. 정씨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C경위는 여성청소년과장에게 "(정씨가 범행을) 시인한다"고 알렸다. C경위는 포렌식업체에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확인서 작성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B변호사는 이날 C경위에게 1만7,000원짜리 식사를 대접했다.
C경위가 고소장 접수 17일 만에 정씨를 기소 의견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하면서 첨부한 수사결과 보고서에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았다. △B변호사가 정씨 휴대폰이 파손당해 제출이 어렵다는 확인서를 보냈고 △포렌식업체에 문의한 결과 휴대폰 파손 전 복구한 자료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는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이다.
C경위는 보고서에 "정씨 휴대폰에서 삭제된 사진과 동영상에 대한 데이터 복구가 확인되면 보내겠다"고 적었지만, 결국 검찰에 전달한 자료는 없었다.
서울동부지검은 정씨로부터 휴대폰을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을 했지만 관련 영상이 삭제돼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2016년 10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정씨를 '혐의없음' 처분했고 정씨도 연예계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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