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와피스켓 강은 캐나다 동부 온타리오 주를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이다. 강 하구엔 강 이름을 딴 원주민 아타와피스켓 부족이 사는 마을이 있다. 지난해 10월 이곳에 살던 13세 소녀 셰리단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평소 학교 친구들에게 자주 괴롭힘을 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셰리단의 이모할머니 재키 후키마우는 일간 내셔널포스트에 “사랑하는 사람이 목숨을 내던졌을 때 남은 가족들은 복잡한 감정과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며 “하지만 우리에겐 이를 치료할 아무런 자원도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 원주민 사회가 자살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현지 CBC방송 등은 아타와피스켓 부족협의회가 10일(현지시간) ‘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인 9일 밤에만 11명이 목숨을 끊으려 하는 등 부족민들의 자살 시도가 급증하자 내린 조치다. 셰리단이 숨진 뒤 지금까지 아타와피스켓 부족 안에서 자살을 시도한 이는 총 101명에 달한다. 연령대도 11세에서 71세까지 다양하며 최근엔 10대 소녀 여러 명이 약물을 과복용해 병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 부족의 인구는 2000명 남짓, 반년 동안 부족민 20명 중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 했던 꼴이다.
캐나다 원주민은 유럽인들이 북미 대륙에 들어오기 전부터 캐나다 지역에 살았던 ‘퍼스트 네이션(선주민족)’을 가리킨다. 이누이트 족을 포함해 혼혈 인디언인 ‘메티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11년 기준 약 140만 명으로 캐나다 전체 인구의 4.3%를 차지하지만 대부분이 가난한 데다 교육이나 취업 등에서도 백인들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있는 아타와피스켓 마을. |CBC방송
아타와피스켓의 부족장 브루스 쉬시시는 이곳 원주민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로 빈곤으로 인한 절망, 그리고 그에 따른 알콜·마약 중독을 들었다. 쉬시시는 “지역 학교에서 원주민 학생에게 가해지는 따돌림과 괴롭힘도 자살 원인이 된다”고 했다. 사회 부적응에 따른 절망감이 자살기도로 이어지는 셈이다.
쉬시시는 특히 청소년들이 가족이나 학교 친구들에게 신체적·성적 학대를 당한 뒤 고통을 잊기 위해 마약과 알콜에 의존하는데, 이를 살 돈이 없을 때 자살 충동을 쉽게 느낀다고도 지적했다. 열악한 주거 환경도 자살 충동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원주민 대부분이 천막이나 오두막, 트레일러 같은 좁은 공간에 모여 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반면 자살 고위험군을 돌볼 정신보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타와피스켓 마을에 공공보건 직원 4명이 있기는 하지만, 심리상담과는 무관한 인력인 데다 끊임없는 자살사건으로 지쳐 있는 상태라고 CBC는 전했다. 아타와피스켓 뿐만 아니라 다른 원주민 커뮤니티에서도 자살은 심각한 문제다. 매니토바 주 서부의 한 원주민 부족도 최근 2주 동안 140건의 자살시도가 발생해 6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연방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아타와피스켓 부족협의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비상사태 선포를 결정하는 한편, 온타리오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정신보건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또 협의회는 자살시도를 한 뒤 병원에 입원에 있는 환자들을 돌볼 인력도 충원했다. 연방 보건당국과 온타리오 주정부는 아타와피스켓의 요청을 받은 즉시 이곳으로 심리상담가와 사회복지사를 파견했다.
이 소식을 접한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트위터에 “아타와피스켓의 비극에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계속해서 원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썼다. 지난해 말 취임한 트뤼도 총리는 원주민 출신 장관을 임명하고 원주민 여성 실종사건 조사에 나서는 등 원주민 사회와의 관계 회복에 노력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