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203061701011?fbclid=IwAR1unsgqp20wR8QCxDIf8VhCQdb7xy5ebpgK9FvRPVU7ettbTBH-nRVP81g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흑해 연안 지역은 세계적인 곡물 생산지이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두 나라는 세계 상위 5대 곡물 수출국으로, 세계 총 칼로리의 약 12%가 이들 지역에서 나온다. 2018~2020년 기준 전 세계의 밀의 3분의 1이상(34%), 보리의 4분의 1이상(26.8%), 옥수수의 5분의 1 가량(17.4%)을 이 지역에서 생산했다. 해바라기씨유는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생산의 절반 가량(49.6%)을 공급한다. 생산된 곡물은 흑해를 거쳐 전 세계로 수출된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곡물 운송은 일체 중단됐다. 마리우폴과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의 주요 항구도시가 러시아군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등으로 세계 식량 비축량이 이미 빠듯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침공과 미국과 유럽의 전면 제재는 세계 식량 공급망을 뒤집어 놓았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이 전쟁터로 나가면서 밀 파종 시기도 놓쳤다. 우크라이나에 농장을 보유한 네덜란드 국적의 곡물 재배업자 키스 하위징아는 “예전대로라면 지금은 파종을 해야 하는 시기다. 농장직원 400명 가운데 일부는 전쟁터에 나갔고 일부는 키이우(키예프)의 대피소에서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파종시기는 이미 놓쳤다. 내일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올 여름 수확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전쟁 여파로 다른 지역 농업 생산도 큰 피해를 볼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비료 부족이다. 노르웨이 비료 제조사 야라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유럽에 공급되는 질소, 인, 칼륨의 25%가 러시아에서 나온다. 질소 비료의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전주보다 29%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비료대란이 발생해 아이오와주 법무당국이 매점매석 등 비료 불공정거래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상황이다. 야라 인터내셔널은 최근 성명을 내고 “비료의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생산량을 확보하지 않으면 특권층만 충분한 식량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올해 식량 생산 사정도 녹록지 않다. 캐나다와 미국 중서부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캐나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가뭄으로 지난해 서부 캐나다 곡물 생산량의 40%가 감소했다. 호주는 홍수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1월 전 세계 평균 식량 인플레이션이 7.8%를 기록했으며 이는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침공 이전에도 미국 농무부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 쇠고기 도매 가격은 2022년에 최대 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터키는 저금리를 유지하는 통화정책의 여파까지 겹쳐 지난 1년 사이 물가가 49%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