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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80년전, 그 시절부터 한국바둑이 어떻게 발전하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7) -장문,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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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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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heqoo.net/2358051759 0편 (첫편)
https://theqoo.net/2360580388 6편 (전편)
https://theqoo.net/2361232068 8편 (다음편)

주의사항

중간중간 이해를 돕기 위해 쓴 사진들은 실제 상황과는 조금 다를수도 있음. 조금씩 각색한 부분도 있음

인터뷰, 취재기사, 책, 특집다큐 등 여러 개를 참고해서 쓴 글

정보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기때문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인물의 발언이나 좀더 극적인ㅋㅋ 자료를 참고해서 씀



-TMI, TMI-
저번 에피소드에서 설명을 안하고 넘어간 자잘한 부분부터 좀 짚고 넘어가자

말그대로 TMI니까 스킵해도 큰 문제는 없어ㅋㅋ



TMI 1
일단 국수전에서 국수가 의미하는게 뭘까?

https://img.theqoo.net/tweOC
국수(國手)는 한 나라에서 가장 으뜸가는 실력을 가진 사람을 의미해

근데 내가 이전에 <경성기원>을 언급하며 노국수라는 단어를 쓴적이 있지?
1회 국수전이 열리기 전에는 그냥 나이 좀 있는 바둑 고수들을 국수라고 불렀었거든

하지만 국수전이 공식적으로 개최된 이후부터는 이런 관습은 점점 사라지고 이9단, 김4단 이렇게 부르게 됐어



TMI 2
사실 1회 국수전의 공식명칭은 <국수 제1위전>이었어

어차피 국수가 "나라에서 바둑 1등!"을 의미하는데 국수 1위라는 동의어 반복 대회명이 된 이유는 뭘까?

https://img.theqoo.net/iTjEL
아까 말했다시피 국수전 개최 전까지만 해도 국수라는 호칭을 상당히 남발해서...ㅋㅋㅋ

대한민국에 국수라고 불리는 사람이 너무 많았거든

그래서 그 분들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대한민국 여러 국수들 중에서 1위를 정한다~"라는 의미에서 <국수 제1위전>이라고 이름 붙인거야

물론 2회부터는 국수전으로 대회명을 바꿨어



TMI 3
1회 국수전은 풀리그(참가자들이 1번 이상 맞붙어보는 대회)로 개최되었지만 2회부터는 도전기로 바뀌었거든?

도전기가 뭘까?

음 쉽게 말하면 디펜딩 챔피언은 그대로 있고, 나머지 사람 중에 도전자 1명을 선출한 다음


https://img.theqoo.net/OCpoX
디펜딩 챔피언 vs 도전자로 해서 차기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야

국수전, 왕위전 등 여러 대회들이 도전기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아쉽게도 현재 한국에는 남아있지 않아






-초대 국수-

자 다시 1956년 1회 국수전으로 돌아오자

기아자동차, 동아일보와 한국기원이 함께 개최한 제1회 국수전

여러 참가자들과의 경쟁을 뚫고 올라온 기사는 4명


조남철, 김봉선, 김명환, 신호열

그리고 다시 이 4명이서 초대 국수 타이틀을 두고 최후의 리그전을 치뤘는데...



어떻게든 긴장감을 조성하고 싶었는데

어그로도 좀 끌어보고 싶었는데

https://img.theqoo.net/Livao
사실 우승은 정해져있었어


여러번 설명했지만

이때는 조남철을 막을 수 있는 기사가 한국에 아예 없었거든


조남철은 예선부터 결선까지 두자릿수 경기를 치뤘음에도

압도적인 기력 차이를 보이며 모조리 승리했어



그리고 이것은

1956년 조남철 4단의 초대 국수 등극


아니 단순히 그 의미뿐만 아니라

https://img.theqoo.net/TGeQb
귀국 후 10년간 한국 바둑의 패권을 쥐고 있던 조남철이

공식적으로 한국 바둑의 최강자로 인정받는 순간이었지





-조선의 바둑신동. 대한민국 바둑의 최강자가 되다-

무려 70년전의 바둑 기사

그러므로 현대 바둑인의 관점으로 평가하기에는 힘들지만

조남철의 기풍(플레이 스타일)은 실리추구형


안정을 추구하는 당대 한국 바둑 고수들에게 일침을 가하듯 가벼운 행마를 추구했어

한쪽 무릎에 팔을 올려놓고 담뱃대를 물고 있다가 "에라 모르겠다"라고 외치며 내리꽂는 번개같은 행마는 상대방에게 치명타였지

그리고 기풍과 별개로 선진바둑을 배워온 조남철의 기본기는 다른 기사들과 차원이 달랐어

https://gfycat.com/AlarmingBlushingEmperorpenguin
요즘 말로 하면 피지컬 차이라고 해야할까? 조남철은 우직한 전투에서도 완력으로 상대방의 세력을 갈기갈기 흩뿌려버렸거든

조남철이 실리를 추구하기 위해 흐름을 바꾸는 한 수를 던지면 상대방은 그 수가 어떤 의미인지 따라가기도 벅찼어


국수전이 개최됐을때 조남철의 나이가 34세였는데

지금이야 30대 초반만 되도 바둑계에서 밀려나지만 그때는 한창때로 취급받았어



57년 2회 국수전에는 다른 경쟁자들을 꺾고 올라온 도전자 민영현 2단을

https://img.theqoo.net/rwfoI
7:0으로 무참하게 도륙내버리기도 했어


이 사건?때문에 3회 국수전은 7번기(7판 두는것)에서 7판 4선승제로 바꿨어

조남철에게 처참하게 털려나갈 도전자들의 멘탈을 위해서...


물론 대국수만 줄었을뿐 결과는 바뀌지 않았어

58년 3회 국수전 역시 조남철 5단이

https://img.theqoo.net/XMbmt
4:0으로 도전자 김명환 4단을 박살냈거든

그나마 김명환 4단은 다음해에 1승을 뺏어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조남철의 우승


국수전, 최고위전, 패왕전 가릴것 없이 조남철 석 자가 맨 위에 쓰여졌어



당연히 조남철 본인은 매우 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지

자신이 최고를 유지하고 싶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을 뛰어넘는 기재들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었으니까!

1950년대까지 조남철과 겨뤘던 기사들은 선배나 동년배였는데 그들은 조남철을 넘어서기 힘들었기때문에 후배들의 활약이 절실했지



https://img.theqoo.net/nsQrm
그래도 1950년대 후반 즈음에는 될성부른 떡잎들이 쑥쑥 자라나기 시작했어

특히 조남철 집안의 조상연(6.25때 맡았던 조카)이 바둑 영재로 불리며 각광받았고

저 멀리 전남 강진에서는 김인이 고작 10대의 나이에 호남 아마추어들을 모조리 쓸어버렸다는 소문도 들려왔어

참고로 김인은 한창 조남철이 독주하고 있던 1958년 16살의 나이로 프로에 입단했어


뭐 사실 이들은 40년대 초반생들이라 아직 성인 무대를 휩쓸만한 기량을 보여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잠재력을 가진 기사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곧 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시기가 올수도 있잖아?







-아직 멀었지만, 언젠가-

짚고 넘어가야할 일화가 있어서 잠시 1회 국수전이 열린 해로 돌아가볼게


1956년 겨울

조남철은 평소처럼 명동의 기원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어

조남철이 운영하던 사설 기원이다보니 제법 사람이 많고 조금은 시끌시끌한 분위기였어

담배를 피며 홀로 사활을 풀면서 연구중이었는데


"아니 조남철 선상 만나뵈러 왔다는데 왜 그런디야?"

"약속하고 오신것도 아니면서 막무가내로 그러시면 안되죠."

"글씨 조남철 선상님께 말씸드릴게 있다니까?"

"일단 복도로 나가세요. 여기서 떠들면 안되니까 나가서 이야기하시죠."



기원 입구에서 조금 큰 목소리들이 오가는거야

돌아보니 처음보는 남성이 기원의 젊은 직원하고 아웅다웅 말다툼하고 있더라고

무슨 일인가 싶어 잠시 보고 있는데 4~5살짜리 애기 1명이 멀뚱멀뚱 서있는거야



https://img.theqoo.net/rYEBG
"여기 애가 올 곳이 못되는데 혼자 왔니?"

"......"

"저 분이 너 아버지시냐?"

꼬마는 고개를 끄덕였어

조남철은 기원 입구에서 사투리를 쓰며 말싸움 중인게 꼬마의 아버지라는걸 눈치챘지

조남철은 꼬마의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던 직원을 물렸고, 그러자 아버지는 자초지종을 설명했지


막내아들이 목포에서 바둑신동으로 불리는데 지도대국 1판 부탁하려고 서울까지 올라왔다

5살 꼬맹이인데 목포 바닥에서 유명하다. 제발 1판만 부탁드린다


이런 이야기였어

사실 조남철한테 이런 식으로 지도대국을 부탁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어서 완곡하게 거절했어

하지만 변변찮은 교통수단도 없던 시기에 목포에서 서울까지 올라왔다는것, 5살짜리가 국수전 기보를 외운다는것을 어필하며 아이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이 이어졌어


https://gfycat.com/DistinctBonyAtlanticblackgoby
"한 판만.. 따아악...한 판만 부탁드릴테니"

"뭐...그럼 어디 얼마나 두는지 한 번 봅시다."


https://img.theqoo.net/zyoVz
조남철은 5점 접바둑으로 지도대국을 수락했지
(접바둑이란 페널티를 안고 하는 바둑)

어린 아이치고 꽤나 빠른 계산속도를 자랑했고, 행마도 제법 구색을 갖추고 있었어

물론 조금 시간이 지나자 기본기 차이가 워낙 많이 나서 무너져내렸지


"제가 졌어라..."

3시간 후 아이는 돌을 던졌고(항복을 의미) 엉엉 울었어

평소에는 보기 힘든 조남철의 지도대국을 보기 위해 몰려온 구경꾼들도 아이를 칭찬하며 하나둘 자리를 뜨는데



".......음. 그래. 1판 더 둬볼까?"

자리를 뜨려던 조남철이 다시 앉고 지도대국 1판을 더 해주겠다고 하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 술렁였어

이게 체감이 안되겠지만 정말 이례적인 일이거든

대한민국 바둑 최고수 조남철이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와 지도대국을 2판이나?

그것도 자기가 먼저 1판 더 두자고 제안했으니 다들 놀랄만했지


"알았어야..."

아이는 눈물을 훔치며 바둑판 위의 돌을 치우고 재대국을 준비했어



"그래. 너 이름이 뭐냐."

"...ㄴ이어라..."

"응?"




https://img.theqoo.net/JgCEg
"조훈현...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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