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중학교 때 왕따를 당한 이후로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이 힘들었어요. 고등학교를 멀리 가려고 했는데 원하던 학교에 못 가고 가해자 중에 두 명과 같은 학교에 배정받았어요. 중학교 때와 같은 괴롭힘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 아이들이 저를 볼 때마다 비웃는 것 같고, 다른 아이들도 다 저의 중학교 시절 바보 같은 모습에 대해 듣고 멀리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아무하고도 친구가 되지 못했어요.
결국 고등학교를 자퇴한 후 검정고시를 보고 재수학원에 다녔어요. 재수학원에서도 내 중학교 시절을 비웃는 것이 아닐까 긴장됐습니다. 가장 원하는 대학은 아니지만 원하는 과를 가게 됐는데, 막상 입학이 다가오니 두려움이 앞서요. 사람들이 저에 대해 알고 저를 싫어할까 봐, 다른 사람들은 다들 잘 어울리는데 혼자일까 봐 걱정입니다.
A: 과거가 반복되지는 않아… 좋은 사람들 만날 가능성 포기 마세요
하주원 대한정신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 솔루션
따돌림당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나쁜 기억에서 억지로 좋은 의미를 찾으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일은 운이 좋지 않았던 일이 맞습니다. 그러나 내가 창피스러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괴롭힘을 당한 것은 안타까운 것이고 속상하고 화가 나는 일입니다. 만약 내가 철없이 누군가를 따돌리고 의도적으로 괴롭혔다면 그것이 오히려 부끄러운 일입니다. 자기 내면의 분노와 우울을 해결하지 못해서 남을 괴롭힌 것일 테니까요. 정말 부끄러운 사람은 누군지부터 다시 짚어봐야 합니다.
충격받은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은 나에게 해를 입힌 사람이나 대상의 범위를 굉장히 넓게 기억합니다. 이것을 자극일반화(stimulus generalization)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성추행을 당한 여자가 모든 남자가 다 잠재적인 가해자라고 여기는 것,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사고 차량도 아닌 모든 자동차를 보고 긴장하고 피하려는 것 등이 있습니다. 상처가 아직 낫지 않은 사람들은 부정적 기억을 준 대상을 확대합니다. 모두가, 모든 것이 가해하는 것으로 뇌가 착각하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은 원래 없습니다. 대학에 가서 만나는 어떤 사람은 나를 좋아하고, 일부는 나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괴로운 과거가 반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이라고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을 묶어서 한 집단으로 생각하시면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도 놓치게 됩니다.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 때문에 앞으로 좋은 사람들과 만날 가능성까지 포기한다면 더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이라고 묶어서 생각하지 마시고, 각자 개별적인 존재로서 다른 사람을 대하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모두와 잘 지내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는 점을 기억하고, 한 사람이라도 소중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나쁜 기억은 점점 희미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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