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긴 글 주의

어렸을 적 TV에서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르는 조수미를 보고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던 아이

동요대회에 나가 상도 받고, 학교 교가를 녹음하는 등
꾸준히 노래를 좋아하고 즐겨하던 이 아이는
2009년 12월
대회에 참가해 1등을 한 날
관객들 표정을 보며 노래하는 게 벅차올라
음악을 제대로 해보기 위해서 부모님을 설득시키기 시작함

노래를 즐길 때는 그냥 놔두셨지만
막상 '가수가 되겠다'고 선언하자 반대를 하신 부모님
음악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이 아이는
- 내가 가수를 해야만 하는 이유
-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 어떻게 수익을 거둘지
- 어떤 대학에 들어갈지
등을 정리한 나름의 '인생계획서'를 작성해서 보여드렸고
2010년 7월 24일
7개월 간의 설득 끝에 학원을 등록

그리고 2011년 초
학원 부원장님의 추천으로 급하게 걸그룹 메인보컬을 뽑는 오디션을 보게 됨
2차 합격 통보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받았고,
메일로 바로 데뷔곡을 받음
그 곡이 바로
'몰라요'
2010년 7월 24일 오랜 설득 끝에 음악학원을 등록했던 고등학생이
2011년 2월 14일에 에이핑크 메인보컬로 데뷔 확정이 되어 서울로 올라옴
즉, 정식으로 음악을 시작한 지 약 반년 만에 데뷔 문턱까지 옴

하지만 갑작스레 데뷔를 해야 한다는 게 무서워
어머니께 '나 이거 안 한다'고 했다고 함
노래하는 걸 극구반대하던 어머니는
'서울에 니 놀러가라고 돈 대준 거 아니다. 기회를 잡아라'
라고 믿어주셨고
어머니와 울면서 짐을 싸고 혼자 서울로 올라옴

서울로 올라가기 전 어머니는
'니는 내한테 큰 딸이고, 친구고, 애인이고, 남편이다'
라는 말을 해줬다고 함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을 대신해
8살 터울의 남동생을 대신 업어 키우며
엄마 노릇하던 든든한 맏딸을 서울로 홀로 보내려니 마음이 좋지 않았을 터

숙소 생활 첫 날
침대에서 자본 적도 없고, 사람들이 쓰는 말도 달라서
울면서 어머니와 전화를 했고
그토록 강건하던 어머니도
딸의 울음 소리에 마음이 무너져 내려
부산으로 다시 내려오라고 했다고 함
그 전화를 끊고 생애 최고로 진지하게 깊은 생각에 빠져
앞으로 내 꿈을 어떻게 이뤄나갈지 고민하던
19살의 아이는
오기가 생겨 미친듯이 노력했고

데뷔 초 연습노트
2011년, 데뷔한 해 신인상을 휩쓸게 됨
그로부터 약 5년 후, 2016년 4월.
아버지께 직접 써드린 편지를 바탕으로 제작한
'하늘바라기'라는 곡으로 솔로 가수로써도 성공적으로 데뷔함

후회 없는 삶들
가난했던 추억
난 행복했다
아빠야 약해지지마
빗속을 걸어도 난 감사하니깐
아빠야 어디를 가야
당신의 마음처럼 살 수 있을까
/하늘바라기, 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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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4일 '가수' 라는 꿈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간 18살 고등학생은
2년 뒤, 2012년 7월 24일 첫방송 한 <응답하라 1997>로 '배우'로도 발돋움 하였으며

2011년 2월 14일 에이핑크 멤버가 되어 서울로 올라왔던 19살의 아이는
11년 뒤, 어느덧 12년차가 되어 2022년 2월 14일 또다시 컴백을 앞두고 있음



본인 스스로를
Singtoryteller = 노래로 이야기 하는 사람
이라고 칭하는
음악에 진심인 정은지 앞으로도 많관부♥
2월 14일 에이핑크 컴백도 많관부♥


이 글은 각종 인터뷰와 방송에서 은지가 직접 한 말들을 바탕으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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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그 누구보다 딸의 음악을 응원하는 어머니가 보내준 이 꽃은
은지가 유일하게 SNS에 하이라이트로 걸어놓은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