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위해 짐을 쌀 필요가 없다. 드론에 집을 매달아 옮기면 된다. 땅 위에 있는 집만 고집할 필요도 없다. 이동식 주택에서 휴가를 보내거나 수중 빌딩 지하 25층에서 살 수도 있다. 맛있는 요리가 먹고 싶으면 3D프린터로 미슐랭 요리사의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최근 삼성이 예측한 100년후 미래 서울 시민의 삶이다. 삼성은 영국의 우주과학자인 매기 애더린 포콕과 미래건축학자인 아더 마모마니 웨스트민스터대 교수 등과 함께 ‘스마트싱스 미래 생활 보고서’를 통해 미래 도시 풍경과 삶의 모습 그려 블로그에 공개했다. 바다 아래로 빌딩이 들어서고, 하늘엔 드론이 날아다니며 초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도 자율주행차와 드론 등 새로운 운송 수단이 접목된 ‘서울역’ 풍경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네티즌들이 미래 도시의 조감도들을 조금씩 수정해 현재의 부동산 시장 현실을 풍자하거나 재해석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주목받고 있다. 각계에서 제시한 미래의 모습도 좋지만, 현재 놓인 도시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란 비판도 나온다.
■ “재건축은 대체 언제”…희비가 엇갈린 ‘은마’와 ‘목동 신시가지’
네티즌들이 상상한 미래 서울의 모습을 살펴보면 일단 서울 강남구의 경우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강남구의 다른 공간은 초고층 빌딩 숲을 이루면서 발전했지만 은마아파트만 현재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단지 은마아파트는 추진위원회를 승인받은 지 18년이 흘렀지만 조합 설립은커녕 정비구역 지정도 받지 못하고 재건축 사업이 제자리 걸음이다. 1979년 4244가구 규모로 입주해 올해로 지은 지 43년이 됐다.
[땅집고] 한 네티즌이 그린 100년 후 서울 강남구 모습. 은마아파트가 현재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재건축 연한 30년을 꽉 채운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들도 안전진단을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목동의 지역구 의원인 황희 양천구갑 의원이 자신이 블로그에 소개한 목동의 미래 모습을 보면,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재건축 전망은 은마아파트보단 밝은 편이다.
[땅집고] 황희 양천구갑 국회의원이 그린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미래모습. / 황희 국회의원 블로그 캡쳐
황 의원은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80층짜리 아파트 건설을 주장하면서 ‘블록 개발’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조감도를 보면 최대 80층 규모 고층 아파트가 있고 주변에 공원과 호수가 조성됐다. 황 의원은 “일부 특정 블록에는 용적률을 1000% 몰아주는 개발로 고층 아파트를 짓고 정비사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이 그린 구상대로 개발이 진행된다면 미래의 목동은 맨하탄처럼 초고층 빌딩이 가득찬 모습으로 바뀔 수도 있다. 다만, 황 의원은 각종 규제를 도입해 재건축을 방해 해 온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황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목동 표를 의식한 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세빛섬’…드론 택시 날아다니는 서울역
그밖에도 반포 한강공원 앞 세 개의 인공섬으로, 서울 중심인 한강의 야경을 밝히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세빛섬’은 미래에 하늘 위에 둥둥 떠있는 첨단 도시로 발전한다. 옛 명칭인 ‘세빛둥둥섬’처럼 하늘에 둥둥 떠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땅집고] 한 네티즌이 예상한 세빛섬 미래 모습./ 세빛섬 홈페이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메르세데스 벤츠가 제시한 미래 서울 모빌리티 청사진에 따르면 서울역 앞은 드론 택시가 날아다니고, 자율주행, 전기차 등이 곳곳을 다닌다. 횡단보도도 따로 없고 공기 정화기술로 서울 거리는 친환경 공간으로 거듭난다.
[땅집고] 메르세데스 벤츠가 예상한 30년 뒤 서울역./ 메르세데스 벤츠
배경이 되는 장소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본사가 있는 서울스퀘어 부근이다. 교통 혼잡이 극심한 현실과 달리 청사진 속 서울스퀘어 앞은 자동차와 건물, 다양한 사물이 도시 인프라에 연결된 교통 시스템 덕분에 질서 정연하다. 차량 흐름에 따라 초록색 레이저가 도로를 비추며, 공사 현장은 운전자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도로 위에 노란색 레이저로 표시된다. 서울역 앞 광장은 자율주행과 카셰어링, 라이드 셰어링 그리고 새로운 운송 수단과 인프라가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