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네임드 역사사건 중 하나
이방원이 선죽교에서 정몽주를 죽게 한 것
막연히 '밤중에 몰래 습격했다'고 생각하기가 쉬움
이유는 그동안 거의 모든 드라마에서 그렇게 연출해왔기 때문
그리고 고려의 충신을 죽이는데, 어케 대놓고 죽여..? 등등
용의눈물에 나온 선죽교 묘사 - 밤중
정도전 - 밤중
육룡이나르샤 - 역시나 밤중
등등...
그렇다면 실제 역사는 어땠을까
먼저 「태조실록」에 나타난 기록을 보자
현대어 변환 :
- 조영규 조영무 등이 도평의사사에 쳐들어가 정몽주 치려함
- 근데 변중량이 계획을 알고 정몽주에게 알림
- 그 말을 들은 정몽주가 상황을 엿볼 요량으로 이성계 병문안 감
- 계획이 틀어지자 이방원은 부하에게 플랜B를 지시... 길가에서 죽이기
- 부하들 이방과 집에 들러 칼 가지고 정몽주 집근처 매복
-이방원 거사 못할까 염려되어 다시 한번 정몽주 죽이라 명하고 돌아감
-정몽주 선죽교 도착, 조영규의 공격을 피함
- 정몽주 조영규를 꾸짖고 말타고 도망가자 조영규가 쫓아가 말을 넘어트림
- 낙마했다 급히 일어나 달아는 정몽주를 고여가 쫓아가 죽임
고려사절요, 연려실기술, 동사강목 등에도 나오는 내용으로
공통적으로 첫번째 계획은 다들 일할 시각에 관청으로 쳐들어가 정몽주를 치는거였음
플랜B로 바뀌어 선죽교 근처에서 죽은것도
관청 출근했다 이성계 문병갔다 돌아간 시각, 늦어도 늦은 오후였을 시각임
게다가 선죽교 근처는 외진곳도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었음
그런 곳에서 대낮에 정몽주를 대놓고 죽이라고 한 것
즉, 이방원은 정몽주를 몰래 죽일생각이 1도 없었음
대놓고 다 보는곳에서 반대세력 수장을 제거해
권력에 맞서면 어찌되는지 보여주고자 하는게 이방원의 목표였음
여전히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니네들, 어디에 줄 서는게 목숨 보전하는 길일까?
라는 계획적인 정치적 선전 행위 그자체였음
정몽주는 살해 계획을 전해듣고도 왜 이성계의 집에 갔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데,
설마 이성계가 자신을 죽이진 않을거라 생각했다는 설이 있음
실제로 이성계는 정몽주를 죽일 생각이 없었으니 이 생각은 맞았음
다만 그 설마가 이성계 아들이었어요...
이 사건 이후
이방원은 아비가 하지 못할 일을 부득이하게 떠밀려서 대신하게 된 효자로
이성계는 왕좌에 눈멀어서 자식 시켜 충신 때려잡은 개자식이라는 욕을 먹게되고
이성계는 이방원에게 불같이 화를 냄
정몽주가 걸림돌임에도 죽일생각은 없었던 이성계지만 어차피 일어난 일
정몽주가 역적이라 선포하고 목을 효수함
이성계가 이방원을 세자로 세우지 않은것에 이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음
왕위에 즉위한 후에 이성계는 정몽주를 죽인 일과 관련하여
"대신을 멋대로 죽였으니 누가 비난하지 않겠는가."
라는 취지의 말로 이방원을 돌려깜 - 태조실록
결국 이방원은 후일 왕자의난을 일으켜 권력을 거머쥐고
조선 초기 질서를 잡고 왕권을 강화하고
아들 세종이 마음껏 선정을 펼칠 기반을 마련해줌
난놈이긴 난놈이었던 방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