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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판) 동생이 저보고 "누나만 대학 갔잖아" 라는데요 +추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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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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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어요
아빠는 양육비 한푼 안주고 잠수탔고
엄마 혼자서 뼈까지 갈아가며 일하셔서
남매 키워주셨어요...
형제는 저랑 남동생 둘이고 저만 대학 갔어요...

그런데 이게 그랗게 욕먹을 일인가요??
저는 저대로 너무 억울하고 슬퍼요....
저는 인문계, 동생은 실업계 갔어요

동생 입장에선 누나가 인문계 간다고 하니
실업계를 선택했을 수 있죠

정확한건 모르지만 동생에게 미안해서
동생이 군대갔을때 저 대학생이고 용돈 하나 안받고
알바할땐데 제가 용돈 10만원씩 보내줬어요

제 알바비가 45만원이였고
교통비만 15만원 들었는데
매달 동생한테 10만원씩 보냈어요 제가.
그정도면 저 할만큼 하지 않았나요?

10년전에는 지금처럼 한부모 지원이 많이 없을때고
인문계 학비가 월등히 비쌌던게 사실이니까요....
네.. 고등학교 학비는 엄마가
빚을 내서 해주신거 맞아요
동생도 내주셨고 저도 내주셨어요

대신에 저 아침 6시에 학교가서
밤 11시까지 공부하는 동안
용돈 한달에 4만원 받았어요....

참고로 급식은 점심만 결제했고 석식은 늘 굶었습니다..
즉 하루 점심 한끼로 하루종일 버텼던거에요...
4만원은 교통비였는데 그때
버스비가 800원인가 했던거 같은데
그게 아까워서 한시간 거리를 걸어다녔어요....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하고 저는 대학 갔습니다...
동생은 실업계 다니며 자격증 하나도 못 땄고
공부도 안하고 학교도 제대로 안나가서
엄마가 선생님께 무릎꿇고 빌어서 졸업만 겨우 했어요

그래도 성인되고는 정신 차려서
지금은 저보다 돈도 더 잘 벌고 잘 살아요...
근데 왜 아픈 과거 얘기를 꺼내서
저를 자꾸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 대학 갔지만 입학금부터 등록금까지
모두 제가 해결했어요
친구들은 다 부모님이 해주고
한달에 50~60만원씩 용돈 받고 지냈지만
저는 10원 한장 안받았어요

남들은 자식이 대학가면 옷 가방 노트북은
기본으로 해준다던데
저는 그런거 하나도 받아보질 못했어요
노트북은 대학 내내 엄두도 못냈어요

학교는 멀고 기숙사나 자취는 돈이 들어 안되서
매일 왕복 6시간씩 학교 다녔어요...
교통비만 한달에 15만원씩 들었는데
점심은 또 매번 사먹어야하는데
용돈 안받는 제가 뭘 어떻게 하겠어요?
알바 해야죠.

보건 계열이라 알바할 시간도 없이 늘 바빴는데도
주말에 새벽까지 뷔페 알바를 했어요
코피 흘려가며 학교 다녔어요
여대생 캠퍼스는 개뿔
친구들이랑 여행 한번 가본적 없어요
태어나서 여행 가본게 최근에 제가 모은 돈으로
제주도 간게 처음이네요

아무튼...
대학 들어감과 동시에 용돈 10원 한장 안받고
오히려 금리가 낮단 이유로 생활비 대출
받아서 엄마 드렸어요
엄마가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 하셔서요

그 대출금도 제가 다 갚았고
이정도면 저 정말 열심히 살지 않았나요??
보통 집안의 아이들이 이정도로 살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술만 마시면 동생이 저한테 그러네요
누나만 대학 갔잖아
엄마는 왜 누나만 대학 보내줬어
누나는 대학도 가놓고 돈은 왜 그거밖에 못 벌어
누나만 대학가고..
왜 누나만 대학가? 왜 나는 포기했어야해?
라고 하네요

처음엔 저만 대학간게 미안해서
하소연 들어주는 척이라도 했는데
이젠 정말 짜증나요

참고로 동생도 제가 학비 한푼 안받고
혼자 대학 다닌거 알아요
코피 흘려가며 밥도 매번 굶고 학교 다니고
그러면서도 지 용돈 보내준거 전~~부 알고 있어요
물론 고맙단 인사는 했죠

그런데 저만 대학간 그 부분을 자꾸 물고 늘어지니
저도 너무 슬프고 괴로워요
지금이라도 대학 가면 되지 않느냐 했더니
지금 회사 다니는데 어떻게 가냐고 화를 내네요
저보고 어쩌라는걸까요?

뭘 어떻게 해줘야하나요.....
저도 정말 괴로워요

https://img.theqoo.net/fptzB


(후기가 새로 있길래 9시 15분쯤 추가함)

추가))
모두 댓글 감사합니다.
댓글 보고 생각이 많아져 동생과 진솔하게 얘기 나눴어요

동생은 제가 학비 지원 안받고
혼자 대학 다닌거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학비 지원 여부가 중요한게 아니라
대학을 가겠다고 말할 수 있었던
제 마음가짐이 부러웠대요

제 입장에선 그당시에 매일밤 울며 한참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거든요
저희집이 그만큼 좀 많이 어려웠어요

동생 입장에선
제가 인문계를 선택한것부터 속상했나봐요

당연히 자기처럼 실업계가서
일찍 취업해서 돈 벌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누나는 집안 형편 고려안하고
공부 선택해서 인문계 간다고 하니
배신감 아닌 배신감을 느낀 모양이에요

분명 누나도 고민을 하고 또 지원 하나도 없이
대학 다니며 남들 다 방학에 해외여행 다닐때
누나 혼자 고분군투하며 알바하는거 다 알면서도
그래도 "대학생" 신분인게 많이 부러웠대요

인문계를 선택하고 대학을 선택할수 있었던
제가 원망스러웠나봐요

참고로 저희 쌍둥이입니다
제가 인문계 가고싶다고 엄마에게만 살짝 말했는데
엄마가 동생에게 얘기했을수도 있죠
니네 누나가 인문계 가고 싶어한다고...

엄마는 빚을 내서라도 둘다 인문계 보내줄테니
원하면 말씀하라 하셨지만
동생 입장에서는 선택하기 어려웠을 수 있겠죠

저나 동생이나 아무것도 모르던
열여섯짜리 선택이였잖아요

비록 저도 많은 고민과 눈물을 흘린 끝에
내린 결정이였으나 동생 입장에선
충분히 배신감 느낄 수 있었겠다 싶어서
미안했어요

뭐 실업계가도 열심히 해서 대학 갈수는 있죠
그런데 인문계와 학습 분위기부터 다르니
동생이 각성해서 열심히 하기란 쉽지 않았을거 같아요
그러다 논다는 형들이 챙겨준단 이유로
공부를 놓고 학교를 잘 안가고 이런것들은 분명히
본인의 잘못이죠
아직 어리고 철없을때 얘기지만요

아무래도 자기 자신을 탓하기 보다는
누나인 저를 원망하는게 심적으로는 나았나봐요
그리고 저 역시 완전한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았기에 자발적으로
힘든 상황임에도 동생에게 용돈을 보내왔던거고요

저도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너랑 엄마에게 매일 미안해하며 학교 다녔다,
새벽같이 학교가서 밤늦게 잠만 자러 집에 돌아오고
매일 배가 고파서 굶주린건 알고 있느냐,
누나 다이어트 한적 한번도 없다,
엄마에게 미안해서 급식비 달란
소리를 못하겠더라 등등 자존심 상해서
못했던 얘기들도 다 했어요

동생은 아직은 제입장보단 본인 입장을 생각하고
설움을 내비쳤지만 그래도 가족이니 언젠가는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록 3분차이지만 그래도 제가 누나니까
앞으로는 동생의 마음을 좀 더 배려하는
사람이 되고싶네요

진작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댓글 다 감사드리고
올해는 동생을 좀 더 챙기는
누나가 될게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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