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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930년대 신문 독자 질의응답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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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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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동아일보 독자 질의응답 코너 '응접실'에 실린 내용





1929년 9월 24일



기자와 독자의 친분을 두텁게 하고자 응접실을 개방합니다. 면회시간 제한 그런 거 없으니 안심하시고요.

1년 365일 5시간 48분 46초 동안 언제든 찾아오셔서 말씀 주십시오. 무슨 화제를 갖고 오셔도 상관없습니다.









독자Q :

세계에서 제일 비싼 술은 무엇인가요?



기자A :

듣고 취하지나 마시라! 한 잔에 135만원짜리 백포도주가 독일 함부르크 부근 브레멘 시청에 보관되어 있답니다.

이름은 "루-데쓰하이메르" 라 하며 1635년에 빚은 술이라니 삼백년 동안 원가에 복리계산을 했나 보지요.









1930년



독자Q :

예수가 재림한다고 예수쟁이들이 자꾸 떠드는데 대체 언제 내려온답니까?



기자A :

언제 내려오는지 알려드리면 재림 전날에 예수 믿으시게요? 그건 하늘만이 아실 일이지요.











독자Q :

요즘 우리 마을에 논다니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건 망할 징조인가요 흥할 징조인가요?



기자A :

망해도 대박 망할 징조입니다.











독자Q :

조선보병대에 입대하면 제 앞길이 어떠려나요?



기자A :

선생의 앞길은 모르겠지만 보병대원들은 창덕궁 앞길을 왔다갔다 하더군요.









독자Q :

요즘 신문에서 떠들썩한 인도와 필리핀은 언제 독립될는지?

제 나이 오십줄인데 죽기 전에 독립됐다는 소식이나 한 번 듣고 싶습니다.



기자A :

저도 궁금한 일입니다만 그 시기를 알 도리는 없겠지요.











독자Q :

일본사람들은 사촌지간에도 결혼을 한다는데 그럼 둘이서 자식을 낳으면 촌수가 어떻게 됩니까?



기자A :

지금은 사촌간의 혼인을 법률로 금지하였습니다.















독자Q :

일본에 유학하려는데 지금 조선은 법과출신과 경영출신 중 어느 쪽을 더 필요로 하겠습니까?



기자A :

둘 다 매우 필요하오니 능력이 되시는 쪽으로 도전해 주십시오.











독자Q :

요새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만 보면 눈이 빠져라 보고나 있으니 무슨 꼴들인지요.



기자A :

남학생들이 눈이 빠져라 보고 있는 줄 어떻게 아셨는지 답변을 우선 부탁합니다.

대답해주시면 거기에 따라 재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독자Q :

성기 크기가 작아 고민인데 요즘 신문광고로 자주 나오는 진공요법이 믿을 만 합니까?



기자A :

광고에 대한 진위여부를 제가 감히 말씀드릴 수 없어서 유감입니다.

광고와 기사는 구분해서 보시라는 말씀밖에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독자Q :

물가는 3할 이상 하락했는데 기생 화대와 단란요금은 그대로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기자A :

동문서답 같지만 아예 계집질 엄두도 못내게 폭등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1931년



독자Q :

돈이 들지 않는 선에서 비행기 제조법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오.



기자A :

비행기 제조공장의 직공으로 취업하시면 월급도 타고 기술도 배우니 꿩먹고 알먹고 아니겠습니까?









독자Q :

소생은 2년간 농한기 야학을 운영해 왔습니다. 귀사에서 브나로드 운동에 쓰시던 한글 원본을 무료로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야학에 적당한 교과서가 있다면 좀 알려주십시오.



기자A :

본사 서무부로 연락 주십시오.









독자Q :

오륙년쯤 전에 경성조선어연구협회에서 조선말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어휘를 수집중이라는 기사를 봤었는데,

이제는 완성이 되었습니까? 아니라면 언제쯤 완성해서 출판이 될까요?



기자A :

여러 선생들이 변함없이 노력중이라고 들었는데 아직은 완성이 안 됐답니다.

언제 출판될지는 모르겠지만 계획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하니 우리 같이 기다립시다.











독자Q :

소설 '괴청년' 이 연재중지되다니 이게 무슨 일이오?



기자A :

완결돼서 내린 건데요….











독자Q :

요새 초면에 인사할 때 "많이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라고들 하잖습니까?

근데 여기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라고 해도 거북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찝찝한데.



기자A :

상대가 이성이면 예스, 동성이면 노, 이렇게 할 수도 없잖습니까?

그냥 무난하게 "저도 그렇습니다" 라고 하시지요.











독자Q :

요즘 잡지 등에서 '전협계', '납프', '캅프' 이런 생소한 단어들이 자주 보이는데 뜻을 좀 알려주십시오.



기자A :

전협(全協) 이란 전일본노동조합협의회의 약칭이며,

납프는 N.A.P.(Nippon p oletarian Art Society) 로 일본 프롤레타리아 예술동맹입니다.

캅프는 K.A.P. 이며 조선 프로예맹의 약칭입니다.











독자Q :

백년쯤 지나면 인조인간이 전세계에 차고 넘쳐난다는데, 그럼 이삼백년쯤 지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듭니다.

人조인간의 八조인간쯤 되는 것들이 세계와 인류를 지배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기자A :

그거 참 대단한 창의력이십니다만 기우입니다.











독자Q :

기형아가 무엇인지 설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기자A :

쉽게 설명하자면 수태한 정자와 난자 중에 뭔가 결함이 있거나 태아가 태중에 있을 때 고장이 나면 생기는 것입니다.

임산부가 임신중에 매우 놀라도 비슷한 일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임신중에 화재가 있었던 경우 태어난 아이의 몸에 시뻘건 점이 박혀 있다거나 합니다.











독자Q :

유행가를 남들보다 더 빨리 알려면 어찌해야 합니까?



기자A :

돈이 허락한다면 레코드가 발매되는 대로 사세요.











독자Q :

저는 영화에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하려면 어디서 뭘 하는 게 좋을까요?



기자A :

일단 조선땅에서는 무리입니다. 일본으로 가시거나 곧장 미국으로 건너가시는 게 좋습니다.











독자Q :

이 땅에서는 아무도 취급 못하는 외래서적을 원서로 가지고 있는데 아무데서나 읽고 다녀도 문제가 없을는지요?



기자A :

없을 리 있겠습니까?! 그런 건 입밖에 내지 말고 혼자 좀 몰래 읽으시란 말입니다.









독자Q :

'에로' 와 '그로' 의 뜻을 알려주시오.



기자A :

어디 조선시대에서 오셨습니까? 에로는 정사(情事), 그로는 괴기(怪奇) 입니다.











독자Q :

황화설(黃禍說) 이라는 게 뭡니까?



기자A :

현재는 백인들이 사실상 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만,

점차 각성하고 있는 황인종들이 천하를 잡지 않을까 하고 백인들 사이에서 우려하여 하는 말입니다.

전 독일황제 윌럄(빌헬름) 2세가 제창했습니다.









1933년





독자Q :

귀사의 계몽운동을 환영하는 바입니다만 조선의 문맹률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A :

100명 중 3명이 문맹자인 독일이 현재 가장 문맹률이 낮은 나라이고, 100명 중 90명이 문맹인 인도가 가장 문맹률이 높습니다.

조선은 100명 중 67명쯤 된다 하니 뒤에서 세번째쯤 되지 않을까 합니다만 10년이 걸리든 100년이 걸리든 일소해 내겠습니다.









독자Q :

요새 값싼 물건 하나쯤 추천해 주십시오. 연말 상여금도 받았겠다….



기자A :

박사(博士) 학위가 요즘 똥값이오니 참고하십시오.









독자Q :

설령 상대방이 서얼(庶孼) 이라 할지라도 나이가 더 많다면 존대를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A :

당연히 그랬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요즘 들어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자Q :

삼프라는 걸로 머리를 감는다는데 삼프가 대관절 뭡니까?



기자A :

'샴푸' 라고 해서 머리를 감을 때 사용하는 가루약입니다. 백화점이나 약방 가서 구해보시지요.











독자Q :

요즘 과학이 이만큼이나 발달했는데 고문 없이 죄인을 가려내는 세상은 요원하단 말입니까.



기자A :

기술이 발달했다지만 독심술을 개발해낸 것도 아니고 하여, 여전히 고문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독자Q :

본지에서 연재중인 '지축을 돌리는 사람들' 의 저자가 미인이라면 내게 소개시켜 주오.

내가 미남 십만장자의 독자이외다.



기자A :

미남의 아들이라고 미남이라는 법은 아니겠습니다만 부잣집 도련님 심기를 상할까 저어되어 더 딴죽은 안 걸겠습니다.

그리고 저자이신 이무영 선생은 남자이십니다.









1935년







독자Q :

응접실을 즐겨 찾던 사람인데 살롱으로 다시 열었으니 아주 기쁩니다. 이제는 휴업하지 말고 계속 운영해주세요.

그나저나 요즘 붐이 일고 있다는 광산업에 대한 상식을 얻고자 합니다. 참고가 될 만한 서적이 있을지요?



기자A :

손님이 오시는 이상 살롱은 계속 열어두어야겠지요!

광산에 대해서는 오하영 저자의 '광업보감', 혹은 김용관 저자의 '광산 발견 및 경영법' 이 좋습니다.

아니면 저희가 발간하는 잡지 '신동아' 작년 9월호에 광산 특집이 실려있사오니 참고하십시오.









독자Q :

한글공부를 하는데 자습서에 '백두산은 한배님 나신대로 유명하고' 라고 적혀 있습니다. 한배님은 뭐 하시는 어르신이죠?



기자A :

단군이십니다.









독자Q :

내년 베를린 올림픽에 김은배 군이 출전할 수 있을까요? 손기정 군은 출전이 결정되었는지요?



기자A :

김은배 군은 미국 올림픽에 다녀와서 연습하던 중 개에게 다리를 물린 관계로 당분간 마라톤 출전은 어렵다고 합니다.

손기정 군은 아직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만 십중팔구는 가게 될 듯합니다.







독자Q :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뭐시기 행운의 편지란 것을 받았는데 같은 내용의 편지를 아홉 사람에게 돌리라고 합디다.

보내자니 미신 같기도 하고 무시하자니 불안하기도 한데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기자A :

할 일 없고 배부른 사람들의 못된 장난이니 받는 대로 찢어버리십시오.









독자Q :

공자, 석가, 예수, 소크라테스를 가리켜 세계 4대성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분들 외에도 성인이라 부를 만한 위인이 계신가요?



기자A :

다카야마 초규(高山樗牛) 의 '세계사성' 이라는 글 이후로 위의 네 사람을 사대 성인이라고 부르긴 합니다만 기준이 뭘까요?

경우에 따라선 10대 성인도 될 수 있고 15대 성인도 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성인이라 하면 제 기준으로는 윤리규범을 솔선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런 성인이라면 얼마든지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아예 없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누구를 집어서 부르긴 곤란하네요.







독자Q :

모교 여학생에게 편지를 하였더니 선생님이 중간에 떼어본 모양입니다. 고소할 수 없을까요?



기자A :

고소할 수도 있겠지마는 딴 죄로 도로 걸리기가 쉬울 듯 합니다. 그러기에 애초 그런 편지는 하지 않는게 상책입니다.











독자Q:

밥! 밥이 없습니다. 생각을 누르고 밥벌이로 관청에나 갈까요? 말까요?



기자A:

뜻대로 하십시오.









독자Q:

중국의 삼민주의가 무엇입니까?

* 주 : 여기서 중국은 중화민국(대만)을 의미



기자A:

민족주의, 민권주의, 민주주의.









독자Q:

세계 최강의 군대는 무슨 국가의 무슨 군?



기자A:

무슨 국이라도 할 것 없이 세계 도처에 퍼져있는 구세군.









독자Q:

일본 문단에 진출한 조선인 모씨는 대청, 주막 등 조선어 문구를 일본어 문중에 그대로 사용하니 이런 용법은 올바른 용법일지요?



기자A:

사용한 그 글의 문맥이 없어서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마는 대청이나 주막은 조선 특유의 고유명사의 일종임으로 조선색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대로 쓸 경우가 많을 줄로 압니다.









독자Q:

조선사를 좀 알아야 하오니 일본어, 조선어를 물론하고 알기 쉽고 좋은 책을 알려주십시오.



기자A:

조선사연구의 참고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선최근세사 (이선근)

조선역사 (촤남선)

조선사 (조선어학회)

조선오백년사 (삼국사기)

삼국사기

삼국유사

반만년조선역사

아시조선

동사연표

오천년조선역사

신편조선역사

조선역사연구초

보통조선역사

조선역사(이창환)

통속조선사천

연비사

등 이외에도 많은 책이 있습니다. 이상의 책은 서울의 큰 책점에서 주문하면 다 살 수 있습니다.









독자Q:

조선신문잡지등을 보건대 "오로지"라는 단어가 있사온데 그 해석을 요망함.



기자A:

오로지는 오로지입니다. 상하문을 훑어보시면 이해치 못하실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해되지 않는다면 글세올시다. 근본적으로 문제인걸요.







독자Q:

올해 열여덟 살의 애연자, 담배가 해롭다니 그만둘까요? 그대로 피울까요? (인천 사는 독자)



기자A:

해로운 줄 알면서도 가부(可否)를 남에게 물으시니 단연(금연)은 십중팔구로 틀렸다고 생각됩니다. 잘 헤아리십시오.









독자Q: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마음에 두었는데 그 여자는 그 남자의 제일 친한 친구를 마음에 두었으니, 그 친한 친구가 어떻게 하여야 좋겠습니까?



기자A:

문제는 간단합니다. ‘친구 남자가 그 여자에게 대하여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데 문제는 귀결이 됩니다.

만일 마음이 있다면 우정과 연애의 싸움이니 결국 승리는 친구 남자에게 있을 것이나, 취사(선택)는 자유이겠지요.

그러나 만일 마음에 없는 경우에는 그 사랑에서 피하는 것이 양책(상책)입니다.









독자Q:

응접실 부활 만세! 만만세! 인제 다시는 문 닫지 말아 줘~



기자A:

그래 보리다. 그러나 만세는 삼가십시오. 잘못하면 제령7호에 걸리시리다.

* 주 : 제령 7호는 일제가 3.1운동 참가자들을 신속히 처벌하기 위해 만든 제령 제7호 '정치범죄 처벌의 건' 을 의미









독자Q:

남자는 유처취첩(부인이 있지만 첩을 취한다), 여자는 불경이부(두 남편을 섬기지 못한다)라 하니 대관절 이 법을 누가 제정하셨습니까? (재(在)동경 절대미인)



기자A: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열녀는 불경이부’라는 왕촉의 말이 있지만은, 유저취첩하는 것은 어떤 남자들의 월권적 행동이지 법적 제정이야 있을 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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