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 한자로 자기 이름 못쓰면 무식한걸까?
27,175 687
2021.12.05 02:57
27,175 687
(서울=연합뉴스) "한자로 이름을 쓸 줄은 모르고 (한자가) 뭔진 알고 있어요."

(이지적이다) "처음 들어보는 말이에요"

(연중무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두문불출) "잘 모르겠어요."

(금일) "휴일?"

(사흘) "4일?"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자로 자기 이름 못 쓰면 무식한 거 아닌가요'란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습니다.

'적어도 이름은 한자로 알아야 한다', '요즘 시대에 모른다고 불이익이 있냐' 등 누리꾼 반응은 엇갈렸죠.

고등학교 국어 교사라고 밝힌 또 다른 게시자는 "본인 이름 한자 뜻을 아는 학생은 한 반에 10명 안팎, 한자로 쓸 수 있는 경우는 5명 내외"라고 하소연했는데요.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해 과제를 제때 못 낸 대학생과 교수의 대화가 논란이 될 만큼 일선 교육 현장에선 제자들 어휘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는 "훅(반복 후렴구), 밈(복제·모방) 같은 유행어에 익숙하다 보니 생각을 조리 있게 얘기하기보단 단답형이나 단순 감정표현 나열에 그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 방송사가 전국 중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어휘력 평가 결과 스스로 교과서를 읽고 학습 가능한 비율은 10%에도 못 미쳤죠.

이 때문에 '기본이 안 돼 있다'는 핀잔을 듣는 지금 10∼20대는 정말 기성세대에 비해 무식할까요?

세간 인식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다소 의외의 대답을 내놨습니다. 어휘력이 일부 부족하긴 하지만, 이것이 곧 무지는 아니라는 것인데요.

시대가 변하면서 상식의 기준과 범위가 달라졌고, 언어도 생성·소멸해 외래어, 신조어, 약어 등이 자리 잡은 대신 잘 쓰지 않는 낱말도 생겨났다는 설명입니다.

이병규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동명이인을 구별할 때가 아니면 굳이 이름을 한자로 표기해야 하나"고 반문하며 "이름이 지닌 뜻을 몰랐다면 가족이 가르쳐 주지 않아서지 한자 때문은 아니다"라고 못박았습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SNS로 대화하며 구어(입말) 중심으로 변화한 젊은 세대의 언어문화가 곧 언어 능력이라고 봐선 안 된다"고 짚었는데요.

권순희 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아이들이 '금일' 대신 '오늘'을 쓰는 건 권장할 만한 일"이라며 "'우리가 사용하는 말을 모르니 문제'란 식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어떤 단어로 대체됐고 그 이유는 뭔지 살펴보는 게 먼저"라고 꼬집었습니다.

다만, 활자가 아닌 영상에 익숙한 세대인지라 문어(글말)는 상대적으로 빈약해 고차원적 표현에 한계가 있고, 사고 확장과 의사소통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입니다.

일상 속에서 문해력을 기르도록 이끄는 어른들의 역할이 강조되는 대목인데요.

이병규 교수는 "독서, 토론 등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고 문맥적 의미를 익히며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이 들도록 학교·가정에서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중등 교과과정에서 한자 교육을 보다 내실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데요.

진재교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교수는 "한자어로 이뤄진 다른 과목의 개념을 이해하는 도구로도 의미가 있는 만큼 낱글자 암기 방식이 아닌 성어·단문을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68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드라마 이벤트] 장기용X천우희 쌍방구원 로맨스! JTBC 새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릴레이 댓글놀이 이벤트 8742 05.03 40,59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98,201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429,228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94,54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14,731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91,93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520,76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77,79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2 20.05.17 3,080,00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53,13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30,19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2283 이슈 일본에서 헌혈하면 준다는 산리오 배지...jpg 05:54 69
2402282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고등어 식당 입니다~ 05:48 49
2402281 이슈 [MLB]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시즌 9호 홈런 05:44 75
2402280 이슈 이와중에 지금 전세계서 너도나도 힙하다고 따라하고 있다는 의외의 한국연예인,,JPG 14 05:37 1,155
2402279 유머 🐱어서오세요 오전에도 운영하는 바둑냥 식당 입니다~ 2 05:24 149
2402278 유머 새벽에 보면 엄청 시원해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5편 3 04:44 530
2402277 팁/유용/추천 네페 180 14 04:06 1,474
2402276 이슈 팬싸에서 홈마가 자기 직캠으로 낸 퀴즈 맞히는 아이돌.twt 9 03:58 1,864
2402275 이슈 존나웃긴 개그우먼들의 훈남 부탁 거절 챌린지ㅋㅋㅋㅋㅋㅋㅋ 8 03:53 3,303
2402274 유머 남자친구를 못만드는 이유 4 03:51 1,969
2402273 이슈 와 웹소 독자들 실질적 문맹률 오진다더니 158 02:58 17,426
2402272 이슈 영상편집 센스 타고난 듯한 아이돌 셀프 브이로그 15 02:53 4,819
2402271 이슈 [연애남매] 음색 좋다는 말 많았던 여출 '지원' 노래...x (연프 맞아요) 14 02:40 2,512
2402270 이슈 꽤 많아진 현지화 남자 아이돌들.jpg 148 02:37 17,672
2402269 유머 인덕션에서 적은 기름으로 튀김을 할수있는 냄비 24 02:35 6,316
2402268 이슈 많이 발전한 한국이 고맙다는 재일교포 2세.jpg 33 02:34 6,534
2402267 유머 우승팀 프차가 우승 후 보이는 팀형과 팀감독에 대한 태도 8 02:29 2,399
2402266 이슈 핫게 니코틴 살인사건 관련 기사 대법원판결까지 나온 후 기사임 80 02:14 11,387
2402265 이슈 오타쿠들 뒤집어진 트위터 2차 창작 연성에 나타난 사람.twt 5 02:11 4,084
2402264 이슈 완전 똘망똘망한 큐브 신인 남돌 막내 어린시절.jpg 7 02:07 2,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