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티니티와 SNS에서는 양성을 혐오하는 글을 볼 수 있다. 또한 일상에서도 양성을 혐오하는 단어들을 낯설지 않게 접한다. 우리나라는 왜 양성이 대립구도를 이뤄 서로를 혐오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일까? 양성 간의 혐오는 이에 동조하는 대다수가 청년층이라는 점에서 대학사회 내에서 진지하게 논의해봐야 할 문제다. 이에 우리나라의 이성 혐오가 확산되는 현상과 그 원인을 짚어보고, 나아가 양성혐오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자. 〈편집자 주〉
SNS의 발달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했다. 크게는 국내외 여러 정치 소식을 손쉽게 접할 수 있으며, 작게는 동네 맛집을 찾는 데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SNS 매체인 페이스북이 지난 2013년 공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 페이스북 월 활동 사용자 수는 1천1백만 명으로 나타났다. 많은 연령대의 사람이 이용하지만 SNS 이용자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대학생이다. 그들이 커뮤니티 속에서 많이 접하는 콘텐츠 중 하나는 이성혐오일 것 이다. 왜 우리들은 서로를 혐오하게 된 걸까?
양성, 서로를 혐오하게 된 이유
여혐, 남혐, 한남충, 맘충, 김치녀…. 이는 모두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뜻을 담은 단어들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이렇게 누군가를 혐오하는 현상이 팽배하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 속 몇몇 누리꾼의 의견이라 말할 수 없다. 모 남성 패션 잡지에서는 성폭행을 미화하는 화보를 실어 비난을 받자 전량 회수하기도 했고, 몇몇 연예인은 특정 언행이나 노래 가사로 문제를 일으켜 곤욕을 치르는 등 혐오의 감정은 사회 전반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역사적으로 여성 혐오는 서양과 우리나라에서 매우 오래전부터 만연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여성은 기본적으로 이성이 없기에 남성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열등한 존재로 규정했고, 가부장적인 지배 질서를 가진 조선시대의 유교사상에서도 여성 혐오 사상은 깊었다. 계명대 홍승표(사회) 교수는 "여성 혐오는 여성 차별과 같은 역사를 갖고 있다"며 "과거부터 여성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며, 성적 대상으로 인식해 쉽게 대상화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여성 차별 인식은 뿌리 깊게 박혀있지만, 현대의 활발한 여성운동으로 여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했고, 여성의 지위도 신장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실질적으로 평등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2년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남녀 임금 격차가 37%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컸다. 남자가 100만 원의 월급을 받으면 여자는 63만 원을 받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취업경쟁의 심화를 사이버공간에서 확대되고 있는 여성 혐오와 일련의 사건들의 원인으로 본다. 많은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일부 남성들이 갖는 위기의식이 치열한 취업경쟁과 맞물려 증폭돼 그 불안감이 여성들에게 전가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통적으로 남성끼리 경쟁했던 노동시장에 여성들의 참여가 늘어났고,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우수한 실력을 내는 경우도 생겼다. 이에 남성들이 취업에 따른 불안감에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아 비난하고 편견을 조장하는 과정에서 혐오주의가 출현하게 됐다는 것이다.
감정적 대처 넘어 서로 포용해야
오늘날 혐오 현상은 더 이상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로만 생각할 수 없다. `동아닷컴'에서 10∼30대 남녀 6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성 혐오'의 결과를 살펴보면 남성은 `여성을 비하·혐오하는 용어를 사용해봤다'고 답한 경우가 55.1%, 여성은 `남성 비하·혐오 단어를 사용해봤다'고 답한 경우가 2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 이성 비하 용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실제로 한국 남성(여성)이 한심하다고 생각해서'라고 답한 비율이 남성(36.6%)과 여성(24.5%) 모두 가장 많았다. 이는 혐오가 감정을 넘어서 실질적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의미이다. 무작위로 쏟아내는 비난이 씻어낼 수 없는 상처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 특정 대상을 향한 범죄마저 쉽게 용인될 수 있으며, 국민적 정서에 의해 제도적·정치적 방향성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도대체 이런 현상은 어디에서 비롯하였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혐오'의 감정이 특정 대상을 향하는 것은 대체로 그 대상이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이거나 나에게 위협이 되거나 피해를 주는 존재일 때다. 따라서 혐오가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대상은 여성, 아이, 노인,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배려와 관용이 필요한 약자나 소수자가 되기 쉽다. 경쟁을 통해 소수만 살아남고 그들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사회에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개인적인 불쾌한 경험을 집단 전체로 확장하는 일도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인 혐오 감정들을 해소하기 위해선 건강한 가치의 재정립과 공동체에 대한 배움이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진학 문제와 취업 전쟁 등 개인의 생존 문제에 급급한 현실에서 이런 가치를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학 커뮤니티나 트위터 등 지역 대학생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에는 여성을 넘어서 성소수자, 외국인 등을 향한 혐오 표현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독교 계열의 부산 한 대학 학생들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계정에는 동성애자를 향한 혐오성 짙은 발언으로 채워졌다. 일간지나 전문가 사이에서는 취직난 등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세대의 압박감이 드러난 행태라는 분석에 지성의 전당이라던 과거 대학의 모습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울한 평가까지 나온다.
`아름다운 가치 사전'의 저자 채인선 선생은 이런 사회를 "강자가 약자에게 뭘 해도 그것이 무마되는 곳"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바꾸기 위해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를 `우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그나마 최소한의 `공평'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회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혐오에 맞서는 주장의 근원에는 인간적인 가치가 있다. 혐오가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만 옹호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경청과 공감의 자세이다. `아름다운 가치 사전 2'에서는 `경청'이 `내 얘기가 다 끝날 때까지 딴 일을 하지 않는 것', "그런 일이 있었구나. 무척 화가 났겠는데?"라고 하는 것'이고, `공감'은 `잠자다 일어난 동생이 왜 우는지 아는 것',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것'이라고 한다.
결국 혐오를 바꾸는 것은 타인에 대한 생각의 전환, 마음가짐의 변화에 달려 있다. 한 사회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모두가 보이지 않지만 서로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주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다. 내 앞에 존재하고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대상임을 인정하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시작이다. 사회적 소수와 약자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처지를 알아 가며 감정적인 대처를 넘어 서로를 배척하는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해 간다면,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들이 말하는 성 평등 세계경제포럼 `2014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평등 지수는 136개국 중 117위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성평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말로는 성평등을 외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성인들이 모여있다는 대학 사회에서는 성평등이 잘 이뤄지고 있을지 청년들에게 물었다.
정현주(부경대·2) 씨는 양성혐오에 대한 온라인 게시물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정 씨는 "취업에서 성 때문에 차별을 느끼고, 이로 인해 이성을 혐오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성별 때문이 아닐 수도 있지만, 취업의 이유가 성별이라 느끼는 박탈감으로 구성원들 사이의 사회적 연대는 힘들 것이다"고 우려했다. 한편 우리대학 김대규(유통관리·4) 씨는 "소위 말하는 김치녀가 실제로는 많지 않고,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인 엄마도 여자인데 성급한 일반화로 다른 여자들까지 혐오하는 행동은 없어져야 한다"며 "온라인 공간에서 여성 혐오를 선동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도덕적인 여성의 모습이 많이 올라오는데 `개똥녀' `막말녀'와 같은 `○○녀' 열풍은 여성 혐오 현상의 단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인터넷 활용은 여성을 분노의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일베와 여성 혐오〉라는 논문을 쓴 윤보라(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박사과정) 씨는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젊은 여성일 경우 더 논란이 된다. 이러한 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잘못된 여성의 행동을 인터넷에 더 많이 게시하고 이를 일반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여성 혐오가 오랜 기간 이어진다면 단기간에 향상된 여성의 지위는 다시 떨어지고 과거 여성처럼 제한된 삶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젠더(gender)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연대해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수아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다르지만 동등하다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문화와 이를 다방면에서 제도적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각박해지는 사회 속에서 양성이 서로 헐뜯고 욕하는 것은 다소 소모적인 행동일지도 모른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의 반쪽이 되기도 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이다. 서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존중하며, 화합해나가야 각박한 세상 속에서 그나마 덜 힘들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SNS의 발달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했다. 크게는 국내외 여러 정치 소식을 손쉽게 접할 수 있으며, 작게는 동네 맛집을 찾는 데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SNS 매체인 페이스북이 지난 2013년 공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 페이스북 월 활동 사용자 수는 1천1백만 명으로 나타났다. 많은 연령대의 사람이 이용하지만 SNS 이용자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대학생이다. 그들이 커뮤니티 속에서 많이 접하는 콘텐츠 중 하나는 이성혐오일 것 이다. 왜 우리들은 서로를 혐오하게 된 걸까?
양성, 서로를 혐오하게 된 이유
여혐, 남혐, 한남충, 맘충, 김치녀…. 이는 모두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뜻을 담은 단어들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이렇게 누군가를 혐오하는 현상이 팽배하다. 이는 단순히 인터넷 속 몇몇 누리꾼의 의견이라 말할 수 없다. 모 남성 패션 잡지에서는 성폭행을 미화하는 화보를 실어 비난을 받자 전량 회수하기도 했고, 몇몇 연예인은 특정 언행이나 노래 가사로 문제를 일으켜 곤욕을 치르는 등 혐오의 감정은 사회 전반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역사적으로 여성 혐오는 서양과 우리나라에서 매우 오래전부터 만연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여성은 기본적으로 이성이 없기에 남성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열등한 존재로 규정했고, 가부장적인 지배 질서를 가진 조선시대의 유교사상에서도 여성 혐오 사상은 깊었다. 계명대 홍승표(사회) 교수는 "여성 혐오는 여성 차별과 같은 역사를 갖고 있다"며 "과거부터 여성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며, 성적 대상으로 인식해 쉽게 대상화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여성 차별 인식은 뿌리 깊게 박혀있지만, 현대의 활발한 여성운동으로 여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했고, 여성의 지위도 신장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실질적으로 평등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2년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남녀 임금 격차가 37%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컸다. 남자가 100만 원의 월급을 받으면 여자는 63만 원을 받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취업경쟁의 심화를 사이버공간에서 확대되고 있는 여성 혐오와 일련의 사건들의 원인으로 본다. 많은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일부 남성들이 갖는 위기의식이 치열한 취업경쟁과 맞물려 증폭돼 그 불안감이 여성들에게 전가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통적으로 남성끼리 경쟁했던 노동시장에 여성들의 참여가 늘어났고,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우수한 실력을 내는 경우도 생겼다. 이에 남성들이 취업에 따른 불안감에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아 비난하고 편견을 조장하는 과정에서 혐오주의가 출현하게 됐다는 것이다.
감정적 대처 넘어 서로 포용해야
오늘날 혐오 현상은 더 이상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로만 생각할 수 없다. `동아닷컴'에서 10∼30대 남녀 6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성 혐오'의 결과를 살펴보면 남성은 `여성을 비하·혐오하는 용어를 사용해봤다'고 답한 경우가 55.1%, 여성은 `남성 비하·혐오 단어를 사용해봤다'고 답한 경우가 2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 이성 비하 용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실제로 한국 남성(여성)이 한심하다고 생각해서'라고 답한 비율이 남성(36.6%)과 여성(24.5%) 모두 가장 많았다. 이는 혐오가 감정을 넘어서 실질적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의미이다. 무작위로 쏟아내는 비난이 씻어낼 수 없는 상처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 특정 대상을 향한 범죄마저 쉽게 용인될 수 있으며, 국민적 정서에 의해 제도적·정치적 방향성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도대체 이런 현상은 어디에서 비롯하였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혐오'의 감정이 특정 대상을 향하는 것은 대체로 그 대상이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이거나 나에게 위협이 되거나 피해를 주는 존재일 때다. 따라서 혐오가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대상은 여성, 아이, 노인,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배려와 관용이 필요한 약자나 소수자가 되기 쉽다. 경쟁을 통해 소수만 살아남고 그들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사회에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개인적인 불쾌한 경험을 집단 전체로 확장하는 일도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인 혐오 감정들을 해소하기 위해선 건강한 가치의 재정립과 공동체에 대한 배움이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진학 문제와 취업 전쟁 등 개인의 생존 문제에 급급한 현실에서 이런 가치를 배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학 커뮤니티나 트위터 등 지역 대학생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에는 여성을 넘어서 성소수자, 외국인 등을 향한 혐오 표현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독교 계열의 부산 한 대학 학생들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계정에는 동성애자를 향한 혐오성 짙은 발언으로 채워졌다. 일간지나 전문가 사이에서는 취직난 등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세대의 압박감이 드러난 행태라는 분석에 지성의 전당이라던 과거 대학의 모습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울한 평가까지 나온다.
`아름다운 가치 사전'의 저자 채인선 선생은 이런 사회를 "강자가 약자에게 뭘 해도 그것이 무마되는 곳"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바꾸기 위해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를 `우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그나마 최소한의 `공평'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회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혐오에 맞서는 주장의 근원에는 인간적인 가치가 있다. 혐오가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만 옹호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경청과 공감의 자세이다. `아름다운 가치 사전 2'에서는 `경청'이 `내 얘기가 다 끝날 때까지 딴 일을 하지 않는 것', "그런 일이 있었구나. 무척 화가 났겠는데?"라고 하는 것'이고, `공감'은 `잠자다 일어난 동생이 왜 우는지 아는 것',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것'이라고 한다.
결국 혐오를 바꾸는 것은 타인에 대한 생각의 전환, 마음가짐의 변화에 달려 있다. 한 사회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모두가 보이지 않지만 서로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주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다. 내 앞에 존재하고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대상임을 인정하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시작이다. 사회적 소수와 약자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처지를 알아 가며 감정적인 대처를 넘어 서로를 배척하는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해 간다면,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들이 말하는 성 평등 세계경제포럼 `2014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평등 지수는 136개국 중 117위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성평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말로는 성평등을 외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성인들이 모여있다는 대학 사회에서는 성평등이 잘 이뤄지고 있을지 청년들에게 물었다.
정현주(부경대·2) 씨는 양성혐오에 대한 온라인 게시물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정 씨는 "취업에서 성 때문에 차별을 느끼고, 이로 인해 이성을 혐오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성별 때문이 아닐 수도 있지만, 취업의 이유가 성별이라 느끼는 박탈감으로 구성원들 사이의 사회적 연대는 힘들 것이다"고 우려했다. 한편 우리대학 김대규(유통관리·4) 씨는 "소위 말하는 김치녀가 실제로는 많지 않고,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인 엄마도 여자인데 성급한 일반화로 다른 여자들까지 혐오하는 행동은 없어져야 한다"며 "온라인 공간에서 여성 혐오를 선동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도덕적인 여성의 모습이 많이 올라오는데 `개똥녀' `막말녀'와 같은 `○○녀' 열풍은 여성 혐오 현상의 단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인터넷 활용은 여성을 분노의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일베와 여성 혐오〉라는 논문을 쓴 윤보라(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박사과정) 씨는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젊은 여성일 경우 더 논란이 된다. 이러한 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잘못된 여성의 행동을 인터넷에 더 많이 게시하고 이를 일반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여성 혐오가 오랜 기간 이어진다면 단기간에 향상된 여성의 지위는 다시 떨어지고 과거 여성처럼 제한된 삶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젠더(gender)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연대해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수아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다르지만 동등하다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문화와 이를 다방면에서 제도적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각박해지는 사회 속에서 양성이 서로 헐뜯고 욕하는 것은 다소 소모적인 행동일지도 모른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의 반쪽이 되기도 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이다. 서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존중하며, 화합해나가야 각박한 세상 속에서 그나마 덜 힘들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