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쌀 사먹게 2만원만..” 22살 청년 간병인의 비극적 살인
2,479 19
2021.11.04 09:12
2,479 19

모든 일은 지난 8월 13일 자 <조선일보> 온라인판 기사에서 출발했다. 눈길을 당긴 기사 제목은 이랬다. 

“아들아” 소리도 외면… 중병 아버지 굶겨 사망케 한 20대 아들

순식간에 여러 매체가 비슷한 기사를 쏟아냈다.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이상오)가 당일 내린 판결을 기초해 쓴 기사로, 56세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 한 청년이 맞닥뜨린 비극적인 이야기였다. 요약하면 이렇다. 

119구급대원이 다급하게 전화한 때는 일요일 오후였다. 

“아버님께서 목욕탕에서 쓰러졌습니다. 빨리 A병원으로 오십시오.”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갔다. 아버지는 의식이 없었다. 의사는 뇌출혈로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며 동의서를 내밀었다. 

“비싸지만 생명 살릴 가능성 높은 수술이 있구요. 비용은 덜 들지만 생명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술이 있습니다. 어느 걸로 하시겠습니까?”

아들 강도영(가명)은 수술을 선택했다. 일단 아버지(56세)를 살려야 하니,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때 강 씨는 몰랐다. 자신은 이미 외통수에 걸렸다는 걸, 자기든 아버지든 둘 중 한 명은 죽어야만 끝나는 간병 전쟁이 시작됐다는 걸 말이다. 

(중략)

아버지는 A병원에서 2020년 9월 13일부터 올해 1월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다. 병원비가 약 1500만 원 청구됐다. 강도영이 평생 본 적도, 만져본 적도 없는 돈이었다. 고모 두 분이 계셨지만 연락 끊긴 지 오래였다. 아버지와 14살 차이나는 막내 삼촌에게 부탁했다. 

삼촌이 돈을 마련했다. 형편이 넉넉해서 통장에서 인출한 돈이 아니었다. 

“도영아, 삼촌이 이거 퇴직금 중간정산해서 받아온 돈이야. 네 숙모 모르게 진행한 일이다. 이거 들키면 삼촌 이혼당할 수도 있어.”

미안하고, 괴롭고, 고마웠다. 삼촌도 아버지와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끔찍한 일이 벌어진 뒤 삼촌은 경찰에서 이렇게 진술했다.

“저는 사실 형이 결혼한 줄도 몰랐고, 형수 얼굴 본 적도 없습니다. 조카 강도영은 아주 가끔 할아버지 제사 때 봤을 뿐입니다.”

아버지를 비용이 그나마 덜 드는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아버지는 요양급여도 받을 수 없었다. 한국의 요양급여는 65세 이상에게만 적용된다. 아버지는 이제 겨우 56세다. 결국 다달이 나오는 요양병원비와 간병비를 또 삼촌이 냈다. 

아버지는 가을과 겨울과 봄을 병원에서 보냈다. 삼촌 통장은 바닥났다. 퇴직금을 중간정산 해 평소 왕래 없던 형의 병원비로 썼다는 사실을 숙모가 알게 됐다. 가정 불화가 시작됐다. 삼촌에겐 열 살도 안 된 아이가 둘 있었다. 

“도영아, 이젠 삼촌도 도와줄 수 없다. 아버지 퇴원시켜야겠다.”



(중략)


평생 누워 지내야 하는 아버지와 강도영은 4월 23일부터 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이제 아버지의 삶은 오로지 강도영의 손에 달렸다. 죽 형태의 식사를 콧줄에 넣고, 아버지의 대소변을 치우고, 2시간마다 자세를 바꾸고, 마비된 팔다리를 주무르고… 누군가 죽어야 끝나는 간병노동을 22살 강도영이 감당해야 했다. 

가스가 끊기고 월세가 밀린 단독주택 2층 집에서 말이다. 둘의 휴대전화도 모두 끊긴 상태였다. 여기에 더해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갚으라는 독촉장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돈은 없는데, 돈을 요구하는 곳은 많고, 돈을 써야 하는 곳은 천지였다. 

우울했고, 무기력했다. 때로는 죽고 싶었다. 아버지의 대소변을 치우고 마비된 몸 마사지하던 어느날, 아버지가 아들에게 작게 말했다. 

“도영아, 미안하다.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라. 필요한 거 있으면 아버지가 부를 테니까, 그 전에는 아버지 방에 들어오지 마.”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면 그 시간에 혼자 집에 있는 아버지가 걱정됐다. 일에 집중 못했고, 사장님 인내도 바닥났다. 5월 2일 알바를 그만 뒀다. 편의점을 떠나면서 사장님에게 다시 부탁했다. 

“15일에 나오는 급여를 미리 받을 수 있을까요?”

이번에도 사장은 곤란하다고 했다. 강도영은 일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날의 심정을 편지에 적어 <셜록>에 보냈다. 

“세상이 너무 막막했고 집에 쉽사리 들어가지 못한 채 집앞에서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당장 기저귀와 소변줄 교체 등 나갈 돈은 많았는데 막막하고, 좌절감, 또 무능력한 제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너무 컸습니다.”

강도영은 아버지가 들어오지 말라고 한 그 방에 5월 3일 밤 들어가봤다. 그때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강도영 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판결문에 담겨 있다. 

“피고인(강도영)은 피해자(아버지) 방에 한 번 들어가 보았는데, 피해자는 눈을 뜨고 있으면서도 피고인에게 물이나 영양식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피고인은 이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울다가 그대로 방문을 닫고 나온 뒤 피해자가 사망할 때까지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아들을 바라봤고, 강도영은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한참을 울었다. 그 후 아버지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강도영은 집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다. 아버지가 외부의 도움 없이 굶어 죽어가는 동안 그는 자기방에서 울며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모든 걸 포기했는지 집도 치우지 않았다. 

강도영은 5월 7일에서 8일로 넘어가는 새벽 꿈을 꾸었고, 그 내용을 편지에 적었다. 

“아버지가 멀쩡하게 걸으시며 청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놀라서 아버지께 ‘괜찮아?’라고 말했고, 아버지는 ‘괜찮다. 빨리 씻어. 청소 끝나면 아빠랑 시내 가서 영화도 보고 돈까스도 먹고 아들 좋아하는 책도 사자.”


그날 저녁 8시 강도영은 아버지 방문을 열었다. 대변 냄새와 함께 무언가 부패한 냄새가 났다. 

“아버지…”

아버지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방바닥에 누워 있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코밑에 손을 댔다. 숨결이 느껴지지 않았다. 119에 연락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


예전에 핫게도 갔던 사건인데 자세한 정황 기사 읽어보니 숨이 턱턱 막힘


1심에서 존속살해로 4년 나왔는데 유기치사로 항소중이라고 함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이레시피X더쿠💛] NMIXX 지우 PICK! 피부 고민을 지우는 아이레시피 클렌징오일 체험단 모집! 238 03.16 68,09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81,98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75,57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75,34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13,41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7,77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19,45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7,15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8,05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5,40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14,41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5350 유머 살다 살다 새 대가리 이발 하는걸 보고 앉았네. 22:59 82
3025349 이슈 한국 버스에서 쫓겨난 일본인..... (feat.당나귀) 4 22:56 699
3025348 이슈 충정도 네이티브 스피킹 1 22:55 198
3025347 이슈 춤짱들 사이에서 붐업 중이라는 댓츠노노 챌린지 한 아이돌들 22:55 278
3025346 이슈 디올 신상 스카프 9 22:55 891
3025345 이슈 예고편에 뜬 스파이더맨이 쓰는 폰 기종....jpg 4 22:54 1,037
3025344 이슈 3만원으로 갈 수 있는 <행복두배 템플스테이> 오픈 예정 2 22:53 538
3025343 이슈 일본에서 1988~89년 대상까지 받는 신드롬급 인기였던 아이돌그룹 Wink 22:53 218
3025342 기사/뉴스 [단독] 소공동 캡슐호텔 직원도 “까매서 아무것도 안 보여” 4 22:52 1,467
3025341 기사/뉴스 40년 전 자매 버리고 재혼한 엄마, 동생 죽자 출현 "150억 줘" 상속 요구 15 22:51 963
3025340 이슈 20년전 김윤석, 김보라 2 22:49 578
3025339 기사/뉴스 [속보] 울산 빌라서 일가족 5명 숨진 채 발견…‘미성년 자녀 4명’ 포함 32 22:49 3,056
3025338 이슈 이란, 최대 가스시설 피폭에 “이젠 전면 경제戰, 걸프국 모조리 보복” 1 22:49 317
3025337 기사/뉴스 유해진, “대본 보고 ‘하청 주나’ 생각”…장항준 대본 실력에 의심부터 8 22:46 1,180
3025336 유머 어둠의 핑계고 허간민 라이브 23 22:46 1,268
3025335 유머 공룡권을 보장하라! 티라노 사우르스 복원을 그만하라🦕✊🏻 6 22:45 507
3025334 유머 수십년 전 선망의 직업이었다던 전화 교환원 이야기 4 22:45 817
3025333 기사/뉴스 ‘미쓰홍’ 최지수 “햄버거 10개 먹으며 연습... 실제 母, IMF로 정리 해고” (유퀴즈) [TVis] 4 22:44 1,022
3025332 이슈 노르웨이 검찰, 40건의 범죄로 기소된 왕세자비의 아들에 징역 7년 7개월 구형 14 22:42 1,199
3025331 기사/뉴스 염혜란 "출판사 근무하며 몰래 오디션 보러 다녀" (유퀴즈) 3 22:42 1,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