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죽기 싫었습니다.
그저 내 말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힘들다고, 엄마가 보고 싶다고 아기처럼 엉엉 울고 싶었습니다.
/김현경, 아무것도 할 수 있는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최승호, 눈사람 자살 사건
우울을 팔 수 있다면 나는 어리고 불행한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욕설 문장집
우린 다 이상하게 비틀리고 꼬여서 버둥거리기만 하다가
점점 깊은 물에 가라앉는 사람들이야.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엄마, 아빠는 나에게 어서 털어내라고,
바쁘게 살면 괜찮아질 거라고 얘기하지만 나는 그게 안 돼.
나는 털어 낼 힘도, 무언가를 할 힘도 없어.
그냥 이대로 내 감정을 무시하면 지금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무너질 거야.
/김설기, 우울한 거지 불행한 게 아니에요
내가 신이라면 진즉 자살했을 거야.
세상에 불쌍한 사람이 이렇게 많잖아.
밤마다 들리는 곡소리에, 이뤄줄 도리도 없이
기도 하나 마치기도 전에 푹 잠기고 말 거야.
근데 그럼 신은 정말 죽은 게 아닐까.
/나선미, 기도하던 사람들
내 우울은 지성의 부산물이야. 넌 이해 못해.
/정세랑, 옥상에서 만나요
사람은 그렇게 괴물이 되는 거야. 잊지 마.
/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이것 봐, 넌 이해 못 해. 망했던 적? 그니까 지금은 안 망했다는 거 아냐.
있잖아 경희야, 난 망해본 적이 없어. 망하는 게 뭔지 몰라.
왜냐면 처음부터 망했거든.
난 태어날 때부터 인생이 쭉 이런 상태였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돼?
그런 느낌 알아? 계속, 계속, 계속, 좆같을 거라는 느낌.
빠져나갈 구멍이 안 보이는 그런 거 너 모르잖아.
/김사과, 천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