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원장도 귀신에…" 흉가 손꼽히던 곤지암정신병원 지금은
3,552 4
2021.09.27 22:54
3,552 4

2021092601167_0.jpg

[땅집고]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폐건물로 꼽히는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곤지암정신병원(남양신경정신병원)'. /조선DB


‘국내 3대 흉가’, ‘CNN 선정 세계 7대 소름 돋는 곳’, ‘공포 체험의 성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신대리 ‘곤지암정신병원’을 수식하는 말이다. 정식 명칭은 ‘남양신경정신병원’. 1997년 돌연 문을 닫은 뒤 20년 넘게 야산 속 폐건물로 버려졌다. 당시 병원장이 귀신에게 홀려 스스로에게 마취제를 놓아 자살한 후, 환자가 하나둘 죽어나갔다는 괴담이 돌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흉물이 됐다. 2018년에는 이 건물을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 ‘곤지암’이 개봉하기도 했다.

하지만 땅집고 취재 결과, 곤지암정신병원은 부지가 매각된 후 건물은 완전히 철거됐고, 새 주인이 이곳에 물류창고를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각종 괴담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곤지암정신병원과 관련한 괴담의 실체와 현재 상황을 정리했다.


2021092601167_1.jpg
[땅집고] 1982년 홍모씨가 세운 곤지암정신병원은 1997년 돌연 폐원한 후 20여년 넘게 빈 건물로 방치됐다. /네이버 로드뷰


곤지암정신병원은 1982년 홍모씨가 세웠다. 부지 1만1028㎡(약 3335평)에 지상 3층, 연면적 1795㎡ 규모였다. 1990년대에는 연면적 500㎡ 건물 2동을 증설할 정도로 경영 상태가 양호했다. 하지만 당시 상수원보호구역에 있는 일정 규모 이상 시설은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의무 설치하도록 하는 상수원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병원 운영이 어려워졌다. 곤지암정신병원의 경우 200병상이 넘는데, 이에 맞게 정화조를 갖추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던 것. 홍씨는 하수처리시설 설치 비용을 두고 지자체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던 중 1997년 노환으로 사망했다. 결국 같은 해 병원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홍씨 사망 후 두 자녀가 곤지암정신병원과 부속 토지를 각각 50% 지분으로 증여받았다. 그러다가 이들이 2000년대 초 미국으로 이사가면서 건물이 방치됐다. 폐병원에 대한 괴담이 퍼지면서 비행 청소년이나 흉가체험단 방문이 잦아지자 매각도 어려웠다. 두 자녀는 재산 보호 차원에서 한국을 찾아 출입구에 펜스를 설치하고, CCTV를 달기도 했지만 2018년 이 건물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 ‘곤지암’이 개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병원에 무단침입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2021092601167_2.jpg

건물 소유주는 2018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영화 때문에 막대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 부지에 대한 매각 논의가 되고 있었는데, (건물이) 영화의 배경이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약이 파기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개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므로 명예와 신용 훼손이 우려된다는 소유주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데다가, 해당 부동산의 객관적 활용가치가 영화 상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결국 곤지암정신병원은 2018년 5월 철거됐다. 대법원 등기부등본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4월 병원 전체 부지가 49억9077만원에 매각됐다. 당시 공시지가가 ㎡당 24만8100원인 것과 비교하면, 공시가의 약 1.8배에 팔린 것이다. 같은 달 지분거래가 총 3회에 걸쳐 이뤄지면서 현재 소유권은 김모씨 50%, 윤모씨 25%, 황모씨 25% 지분으로 등기된 상태다. 올해 공시가격은 25만2900원으로, 지난해 대비 1%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2021092601167_3.jpg

[땅집고] 곤지암정신병원 건물은 완전히 철거됐고, 주변 수목도 정리된 상태다. /네이버 항공뷰


2021092601167_4.jpg

[땅집고] 곤지암정신병원 부지 출입구에 있는 철제 컨테이너 박스. '제조장, 물류(창고) 상담, 분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네이버 로드뷰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새 주인을 찾은 곤지암정신병원이 공포테마파크로 개발될 것이란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새 주인들은 이곳을 공장이나 물류창고로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재 풀이 무성한 부지에 컨테이너 박스가 들어섰는데, ‘제조장·물류(창고)상담, 분양’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곤지암읍 일대에는 물류센터가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 곤지암은 자동차를 타면 강남까지 35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서울 접근성이 양호해 물류창고로 개발하기 좋은 입지란 평가다. CJ대한통운, CU, 쿠팡 등 대기업도 곤지암읍에 전용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2021092601167_5.jpg
[땅집고] 2018년 CJ대한통운이 곤지암읍에 완공한 곤지암메가허브터미널 물류센터. /CJ대한통운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 사이에선 “우리나라에선 귀신도 부동산 개발을 못 이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곤지암정신병원 부지를 물류창고로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땅집고 스마트 물류부동산 개발과정에 참여한 강사 A씨는 “곤지암에 대형 유통사들이 줄줄이 진출하면서 물류창고가 포화 상태다. 지자체에서 난개발을 우려해 인허가도 잘 안내주고, 인력 수급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곤지암정신병원 부지가 3300여평인데, 제대로 된 물류센터를 지으려면 최소 1만평 정도는 돼야 한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형 물류창고 정도나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셀퓨전씨] 🌟순수 비타민C와 스피큘의 강력한 만남🌟 비타민 앰플에 스피큘 샷 추가 ‘토닝C 비타 샷 앰플’ 체험 이벤트 329 01.20 31,56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94,86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4,913,13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8,447,05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7,050,83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1 21.08.23 5,885,72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0 20.09.29 4,840,65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71 20.05.17 5,457,31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9 20.04.30 5,890,21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736,62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12960 이슈 극우유튜버에 중독된 아들을 논리로 구출해온 서울대교수 엄마 2 00:21 433
2612959 이슈 우리애 중2인데 경찰서 소아어쩌구 부서에서 전화옴 12 00:18 1,722
2612958 이슈 22년 전 오늘 발매♬ 시이나 링고 '茎(STEM)~大名遊ビ編~' 00:18 30
2612957 이슈 지난주와 이번주 하정우.jpg 5 00:17 658
2612956 유머 행복한 당나귀(경주마×) 00:17 34
2612955 이슈 7년전 오늘 발매된, 수지 "다른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00:15 76
2612954 팁/유용/추천 온앤오프 숨은 명곡 <Breath, Haze & Shadow> 00:14 84
2612953 이슈 윤석열 구치소대신 군병원 간거 따라가서 찾아낸 영상 26 00:13 2,621
2612952 이슈 플레이브 PLAVE 3rd Mini Album 'Caligo Pt.1' Concept Photo B - EUNHO 은호 12 00:10 301
2612951 이슈 오늘자 케이팝 글로벌 스포티파이 차트 (1/20) 1 00:09 432
2612950 유머 만원짜리 흰똥 사온 사람으로 개놀림당함 7 00:07 2,565
2612949 유머 표정이랑 손발 전부를 인간이 조종가능한 종이 인형 6 00:06 1,505
2612948 이슈 이서 돌발 행동에 장원영 반응 6 00:06 1,313
2612947 정보 2️⃣5️⃣0️⃣1️⃣2️⃣2️⃣ 수요일 실시간 예매율 순위 ~ 히트맨 2 7만 예매 / 말할 수 없는 비밀 4맨 예매🎶 7 00:04 294
2612946 이슈 5년 전 오늘 발매♬ SixTONES vs Snow Man/Snow Man vs SixTONES 'Imitation Rain/D.D.ㆍD.D./Imitation Rain' 00:04 57
2612945 이슈 1년전 오늘 발매된, (여자)아이들 "Wife" 2 00:03 158
2612944 이슈 밥 잘 사주는 효연선배 이번주 게스트 1 00:03 1,771
2612943 정보 2️⃣5️⃣0️⃣1️⃣2️⃣1️⃣ 화요일 박스오피스 좌판/좌점 ~ 하얼빈 453만 ㅊㅋㅊㅋ🎉 1 00:03 231
2612942 이슈 팬들 사이에서 반응 좋은 트와이스 사나 밀라노 프리뷰.X 8 00:03 1,092
2612941 정보 네이버페이 1원+10원+여행투표 2원👒 67 00:02 4,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