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이 다가 아닙니다…올바른 사과문 쓰는 법
입력 2020-04-24 17:21
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중략)
사과문이 포털에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사과문에 들어가지 말아야 할 문구’가 다시 회자되기도 했는데요. 이 사태가 있기 훨씬 전 한 네티즌이 정리한 글입니다. ‘본의 아니게’, ‘그럴 뜻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신중하게’, ‘사실여부를 떠나’,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을 꼽았죠. 네티즌들은 또 다른 이의 사과문이 올라올 때마다 이 글이 다시 화제가 될 거라는 씁쓸한 한줄평을 남겼습니다.

전문가들은 사과문에 필수조건은 ‘C.A.P’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C는 Care&Concern(관심과 걱정), A는 Action(행동 조치), P는 Prevention(예방 또는 방지)입니다. 이 C.A.P가 모두 들어간 올바른 사과문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과문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메르스 사태가 벌어졌던 2015년 6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는데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의 진원지가 됐다는 비판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미흡한 초기대응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그룹 차원의 지원과 개선책을 약속했는데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과 변명 없는 사과, 아픔에 대한 공감, 확실한 방지책까지 완벽했다는 평가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문 발표 이후 여론의 공감을 얻으면서 삼성그룹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오르기도 했죠.

사과문에 ‘자필’이 꼭 필수인 건 아닙니다. 2015년 SBS 연예대상 진행 직후 비난이 쏟아졌던 전현무도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렸는데요. 전현무는 대상 후보 인터뷰에서 강호동을 깎아내리는 듯한 질문을 이어가 논란이 됐습니다.
전현무는 방송 다음 날 SNS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따끔한 지적을 받아들이고 부족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또 강호동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도 덧붙였죠. 경솔했던 행동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네티즌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하며 논란을 종식했습니다.
사과문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문구도, 어려운 단어도, 정갈한 글씨도 아닙니다. 벌어진 사태에 대해 진정으로 죄송한 마음을 담는 것. 그것 하나뿐입니다. 억울한 마음에 불평하기보단, 우선 피해를 받은 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요?
https://www.etoday.co.kr/news/view/1887872
